[팩트체크] 윤석열 “홍준표도 전두환 계승하겠다고 했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1.10.21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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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0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당내 경선 대구·경북 TV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을 빼고는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는 발언으로 또다시 구설에 오른 것을 두고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의 공세가 이어지자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후보도 전두환을 계승하겠다 하지 않았냐”고 반박했습니다. 윤 후보의 발언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는 “저는 5공 시절 검사로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형도 잡아넣었던 사람”, “우리가 5공과 단절하기 위해 30여 년간 피어린 노력을 했다. 5공 시대에 정치가 있었나. 독재만 있었다”며 윤 후보의 19일 부산에서의 전두환 옹호발언을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아니, 지난번 대선에 나오셔서는 박정희 전두환을 계승하겠다고 하시지 않았나. 본인도 전두환 대통령을 계승하겠다 하지 않았나”며 반문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토론이 끝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서 “나는 전두환 전 대통령 조카, 친형을 구속기소 하고 광주로 좌천까지 되었던 검사였습니다. 전두환을 계승하겠다는 말을 전혀 한 일이 없는데 모 후보는 입버릇처럼 거짓말로 또 나를 음해하고 있습니다.”라며, “검찰총장까지 한 사람이 입만 열면 거짓 변명으로 일관하더니 이젠 거짓으로 상대 후보를 음해도 하네요.”라고 반박했습니다.

윤 후보는 지난 2017년 5월 열린 19대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을 계승하겠다고 했다’는 것이고, 홍 후보는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처럼 TK 출신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발언이나 행위에 대한 증명은 주장을 제기한 측에서 해야 합니다. 어떠한 사실이나 인과가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해야 함을 비유적으로 ‘악마의 증명’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무지에 호소하는 오류’, ‘무지에 호소하는 논증’이라고도 합니다.

윤 후보가 좀 더 구체적인 시점과 장소를 언급했으면 확인이 쉬웠겠지만 지난 대선이라고만 언급했습니다. 대선 과정에서 주요 후보의 발언은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이 가능합니다. 우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에서 해당 내용을 찾아봤습니다. 자유한국당 후보 경선이 시작된 2017년 1월 1일부터 대선이 끝난 5월 31일까지 5개월 동안 홍준표+전두환 키워드로 검색을 했습니다.

관련 보도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3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프장에 가서 버디를 하고 캐디에게 팁 1만원을 주면서 이제 내 전 재산은 26만원이라는 전두환 골프 농담’에 “한 나라 책임졌던 사람은 어떤 위기 닥쳐도 여유·유머 잃어선 안 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는 것과 2017년 4월 6일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기자들에게 ‘전두환 회고록은 억지’라고 밝힌 것입니다.

빅카인즈는 주로 오프라인 기반을 갖춘 국내 주요 언론사 54개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포털사이트인 구글을 통해 온라인 매체와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등까지 범위를 확장해서 검색을 했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주장인 당시 ‘홍준표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을 계승하겠다’는 발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홍준표 후보의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처럼 TK 출신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찾아봤습니다. 이전 다섯 대통령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TK적자’, ‘박정희처럼 강인한 대통령 될 것’이라는 발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TK적자’라는 발언은 4월 17일 대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박정희 대통령 계승’ 발언은 4월 4일 열린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연설에서 나왔습니다. 홍 후보는 4월 25일 열린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기도 했습니다.


정리하면, 국내 주요 언론보도를 확인할 수 있는 빅카인즈와 온라인까지 확인할 수 있는 구글 검색 결과, 윤석열 후보가 주장한 ‘홍준표 후보 전두환 계승하겠다고 했다’는 내용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반대로 홍준표 후보가 주장한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처럼 TK 출신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는 것과 유사한 발언은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윤 후보의 주장보다는 홍 후보의 주장에 무게가 실립니다. 이에 따라 윤석열 후보의 "홍준표 후보도 전두환을 계승하겠다고 하지 않았냐"는 주장은 '사실 아님'으로 판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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