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유재석 출마해도 선관위 초청 TV토론 못나와?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2.01.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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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이나 김연아, 백종원 정도로 대중적 인지도와 호감도를 가진 인물이 오늘 대선 출마선언을 한다고 가정하자. 5% 이상 지지는 무난하게 획득할 것 같은 이 가상의 후보가 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에 초청될 가능성은 있을까?

 

출처: 선거관리위원회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①선관위 주최 TV토론 초청 대상, 이-윤-안-심

공직선거법 82조의2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담ㆍ토론회'에 관한 내용을 규정한다. 흔히 선관위 주최 TV토론이라고 부르는 행사이다. 이 조항은 대통령선거의 경우 후보자 중에서 1인 또는 수인(여러 명)을 초청해 3회 이상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초청 대상은 국회의원 5인 이상이 소속된 정당이 추천한 후보, 직전 대선과 비례 국회의원 및 비례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 유효 투표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 추천한 후보,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 5% 이상인 후보로 제한된다.

현재 이 조건을 충족하는 대선주자는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 4명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재명), 국민의힘(윤석열), 정의당(심상정)은 국회의원 5명 이상이 원내에 진출해 이 조건을 만족시킨다. 국민의당은 3석이지만 직전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21.41%를 차지했기 때문에 선관위 주최 TV토론 초청 대상에 해당한다.

2021년 1월19일 현재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 26명 중 이들 4명을 제외하면 선관위 주최 TV 토론 초청 대상에 해당하는 사람은 없다.

 

②유재석이 출마해도 안 돼?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 5% 조항을 살펴보자. 공직선거법 '82조의2 ④항 1호의 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언론기관이 선거기간개시일전 30일부터 선거기간개시일전일까지의 사이에 실시하여 공표한 여론조사결과를 평균한 지지율이 100분의 5 이상인 후보자"를 초청하도록 규정한다.

쉽게 말하자면 1월16일부터 2월14일까지 지상파 방송, 보도전문채널, 전국 일간지가 실시해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평균해 5%이상 지지율을 획득한 후보를 초청하라는 뜻이다. 

그런데 여론조사에 어떤 후보를 질문지에 넣을지를 결정하는 것은 여론조사업체와 의뢰자인 언론사이다. 선관위는 뉴스톱의 질의에 "특정인을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에 포함시킬지 여부는 국민적 관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언론사 및 여론조사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답변했다.

 

출처: (주)엠브레인퍼블릭/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출처: (주)엠브레인퍼블릭/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③나머지 후보들의 불만 … "내 이름도 넣어줘"

선관위 주최 TV토론의 초청대상을 선정하는 여론조사는 1월16일부터 이미 실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군소후보 측은 불만이 크다. 여론조사가 빅4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나머지 후보들은 질문지에도 포함이 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다. 여론조사에서 지지하는 후보로 물어봐야 응답을 하고 지지율이 0.1%가 나오든지 5%를 넘든지 할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일리가 있다. 실제로 1월16일 이후 공표된 여론조사 여럿을 살펴봐도 지지후보를 묻는 항목은 이-윤-안-심 4명이다. 나머지는 '그 외 다른 사람'으로 처리된다. 응답자가 이름을 불러주면 조사원이 받아적는 방식이다. 주관식으로 응답자가 불러준 군소 후보들도 통계처리를 통해 지지율 계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군소후보들은 지지율이 미미해 별도로 후보자별로 지지율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론조사기관인 엠브레인퍼블릭 관계자는 뉴스톱과 통화에서 "아무래도 이름이 설문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불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군소후보 중에서도 유의미하게 지지율이 상승하는 후보가 있을 경우 질문 항목으로 따로 뽑아 물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으론 군소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해봐야 2%가 넘지 않기 때문에 별도로 이름을 불러가면서까지 물어봐야 할 실익이 없다는 게 여론조사 업체의 반응이다.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④다른 후보들이 알고 싶다면? … 비초청 후보 토론회 이용

선관위 주최 TV 토론에 초청된 후보들은 2월 21, 25일과 3월 2일, 모두 세 차례 토론회에 참가하게 된다. 날짜별로 오후 8시~10시 2시간 동안 진행되고 회차별로 경제, 정치, 사회 분야에 관해 집중적으로 토론한다.

초청받지 못한 후보들은 TV토론 기회를 전혀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비초청' 후보들은 2월22일 오후11시에 시작해 다음날 새벽1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되는 '마이너리그(그 외 후보자)' 토론회에 참가할 수 있다. 참가자가 10인 이상일 경우 토론 없이 각자 공약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게 되고, 10인 미만일 경우에는 균등한 시간을 분배해 토론하게 된다. 


여론조사 지지율 5%를 충족하지 않는 한 군소후보들의 선관위 초청 TV토론 참여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그런데 현재 진행되는 여론조사는 '빅4' 위주로 질문지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조사원이 군소 후보들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다. 이런 구조 탓에 군소후보들은 빅4 후보보다 불리한 여건에 놓여있다. 그러나 가뜩이나 낮은 여론조사 응답률을 감안하면 26명이나 되는 예비후보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가면서 여론조사를 진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군소후보들이 선관위 초청 TV토론에 참여하려면 여론조사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드라마틱한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내야만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론조사 기관들이 질문 항목에 그 후보의 이름을 넣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모쪼록 '나머지' 후보들의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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