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인수위 "청계천 복원 사업도 80%가 반대했다" 주장 확인해보니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2.03.3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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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과 관련해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인수위 측에서 ‘2003년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사업도 반대 여론이 80%였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청계천 복원사업 당시 여론조사결과를 확인해봤습니다.

 

JTBC 방송화면 갈무리
JTBC 방송화면 갈무리

윤한홍 인수위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은 26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용산 이전에 부정적 여론 많은데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청계천 사업도 오픈하기 전까지 반대 여론이 70~80%였거든요.”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앞서 김용현 TF부팀장도 2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계천을 처음 개발한다고 했을 때 반대 여론이 80%를 넘었다.”고 말했습니다. 인수위 인사는 아니지만 장성호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장도 27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과거 청계천도 70%가 반대했지만 그것을 했기 때문에 나중에 국민들이 인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인수위 인사들이 언급한 ‘청계천 개발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추진했던 ‘서울시의 청계천 일대 복원사업’입니다. 1990년대에 들어 당시 청계천의 복개 구조물과 노후된 청계고가도로의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었습니다. 2002년 6월 제3회 전국지방선거에서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후보는 청계천 복원을 공약하였고 선거 결과 32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이 시장 취임 후인 2003년 7월 1일 청계고가도로의 철거가 시작되었고,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부터 성동구 신답 철교에 이르는 약 5.84km의 구간을 복원하는 공사는 3867억3900만원을 들여 2005년 9월 30일에 완료되었습니다.

당시 청계천 복원공사에 따른 서울시의 교통정책이 발표된 이후 경찰청과 학계는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아 시민불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착공시기를 늦출 것을 요구하였고 경실련을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도 청계천복원사업 7월1일 착공을 반대한 바 있습니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SBS 방송화면 갈무리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와 포털 검색을 통해 당시 언론에 보도된 여론조사를 찾아봤습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첫 번째 여론조사는 2002년 2월이었습니다. 청계천 복원을 두고 여야 서울시장 후보의 의견이 갈리면서 6월 지방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시점이었습니다. 당시 김병준 국민대 교수 등이 공동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포럼서울비전’은 청계천 복원에 대한 의견을 ARS조사로 집계한 결과, 응답자 1000명 중 찬성의견이 534명(53.4%)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대의견은 125명, ‘모른다’는 응답은 341명이었습니다.

이어 3월28~29일 한겨레신문은 리서치플러스연구소에 의뢰해 20살 이상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을 통해 조사한 결과, 청계천 복원에 대해 시민의 29.2%는 ‘매우 찬성’, 45.4%는 ‘찬성하는 편’이라고 밝혀 모두 74.6%가 복원을 반겼다고 보도했습니다. 반대는 매우 반대 5.8%, 반대하는 편 17.6%로 모두 23.4%였습니다.

또한 한겨레신문은 6월 28일 기사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적게는 서울시민의 53%, 많게는 93%까지 청계천 복원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낮은 53%는 2월 포럼서울비전의 조사결과였고, 93%는 SK텔레콤네이트모바일리서치가 4월 19~21일 서울시민 1천6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설문 조사 결과였습니다. ‘찬성’(93%)이 ‘반대’(7%)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중앙일보는 2002년 9월 창간37주년 특집 여론조사를 통해, 청계천 복원 사업에 대해 수도권 주민의 62.5%가 찬성, 27.1%가 반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듬해인 2003년 2월에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 복원공사와 관련해 부정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조사결과 발표를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 등 시민대표들은 “올 1월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계천복원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서울시의 청계천기본계획 발표 때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이 시장이 일부 내용을 문제 삼아 발표를 중단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공사 착공시기에 대해 서울시의 입장인 ‘올해 7월이 좋다’는 의견은 10.6%에 그친 반면 ‘늦어지더라도 전문가, 시민 의견이 충분히 수렴된 뒤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88.8%였는데, 이 때문에 발표가 중단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청계천 복원에 대해서는 71.8%가 찬성했고, 공사에 따른 교통 불편에 대해서도 81.6%가 감수할 수 있다고 밝혀 청계천 복원공사 자체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색서울시민위원회는 2003년 6월에도 같은 내용으로 조사를 진행해 22일 발표했습니다. 서울시민의 96%는 청계천 복원 사업에 대해 알고 있으며 이 가운데 69.5%가 찬성, 14.1%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사 착공 바로 전 주에는 서울YMCA의 조사가 있었습니다. 6월 21∼23일 활동 기반이 서울 도심인 시민 3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청계천 복원에 대해 22%가 ‘적극 찬성’, 55.2%가 ‘찬성’ 의견을 보이는 등 77.2%가 찬성했다고 26일 밝혔습니다. 반대 의견은 9.6%였습니다.


정리하면, 청계천 복원 사업이 착공되기 전까지인 2002년 2월부터 2003년 6월까지 여론조사를 확인한 결과, 찬성 여론은 최하 53.4%에서 최고 93%였습니다. 2003년 1월 조사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 경우가 있었는데 복원공사 착공시기에 대한 항목이었습니다. 해당 조사에서도 청계천 복원공사 자체에 대해서는 71.8%가 찬성했습니다. 인수위 측의 ‘2003년 청계천 복원사업 때도 80%가 반대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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