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신분당선 요금 비싼 이유는 민영화 때문?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2.06.07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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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8일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신분당선 강남~신사역 구간이 개통됐습니다. 새로 생긴 3개 역 모두 환승역이어서 이용객들의 교통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신분당선 요금이 유독 비싸다불만과 함께,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는 ‘민영화’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신분당선 요금체계와 운임책정 배경을 확인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국가철도공단
이미지 출처: 국가철도공단

이웃노선인 수인분당선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싼 요금

신분당선 연장 구간은 강남역에서 신사역에 이르는 2.5km 구간입니다. 신논현역에서 지하철 9호선, 논현역에서 7호선, 신사역에서 3호선으로 각각 갈아탈 수 있습니다. 강남∼신사 단일 구간의 이용료는 교통카드 기준 1750원으로 서울지하철 요금인 1250원보다 비쌉니다. 기존 신분당선 ‘강남∼정자’, ‘정자∼광교’ 구간 혹은 다른 서울지하철을 탄 뒤, 강남∼신사 구간을 연계 이용할 때도 500원의 별도 운임비가 더 붙습니다.

신분당선의 운임은 ‘수도권 전철 기본운임 1,250원 + 거리초과운임 + 신분당선 각 구간 별도운임’을 적용하는 체계입니다. 거리초과운임은 ▲수도권내의 경우 기본거리 10km 초과 시 5km 마다 100원 추가, 50km 초과시 8km마다 100원 추가 ▲수도권외의 경우 매 4km마다 100원 추가가 적용됩니다.

신분당선에 적용되는 각 구간별 별도운임은 ▲신사~강남구간만 경유 이용 시 500원 ▲강남~정자구간만 경유 이용 시 1,000원 ▲정자~광교구간만 경유 이용 시 1,000원 ▲강남~정자구간과 정자~광교구간을 연계하여 경유 이용 시 1,400원 ▲신사~강남구간과 강남~정자구간을 연계하여 경유 이용 시 1,500원 ▲신사~강남+강남~정자+정자~광교구간을 모두 연계하여 경유 이용 시 1,900원이 추가됩니다.

이에 따라 현재 신분당선의 종점이라고 할 수 있는 광교(경기대)역에서 신사역까지 이용할 경우 승차거리 33.5km, 소요시간 약 42분에 운임은 교통카드 기준으로 편도 3650원, 왕복 7300원이 나옵니다. 한 달 동안 20일을 출퇴근한다고 가정하면 월 14만6천원의 교통비가 소요됩니다.

이미지 출처: 신분당선 홈페이지 갈무리
이미지 출처: 신분당선 홈페이지 갈무리

이웃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수인분당선 신갈역에서 압구정로데오역까지는 승차거리 34km, 소요시간 약 58분에 운임은 교통카드 기준으로 편도 1750원, 왕복 3500원이 나옵니다. 신분당선이 15개 역을 지나는 동안 수인분당선은 24개역을 지나기 때문에 신분당선이 약 16분 정도 더 빨리 도착하지만 요금은 두 배가 조금 넘습니다.

 

민자노선도 운임은 당국과 사업자간 협약으로 결정 

이처럼 요금이 상대적으로 비싼 가장 큰 이유는 ‘민자노선’이기 때문입니다. 신분당선은 국내 최초로 민간에서 제안-시공-운영하는 노선으로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백지화된 수도권 3기 지하철 11호선 노선을 단축하고 판교 방면으로 연장하여 광역철도로 기획됐습니다.

수익형 민자사업인 BTO(Build-Transfer-Operate)방식으로 건설되었는데, 2011년부터 운행한 강남~정자 간 1단계 사업시행사는 신분당선주식회사, 2016년 개통한 정자~광교 간 2단계는 경기철도주식회사, 이번에 개통한 강남~신사 간 3단계는 새서울철도주식회사입니다. 네오트랜스는 각 단계별 사업시행사로부터 신분당선 운영부문을 위탁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각 구간 별도 운임이 추가됩니다.

하지만 민자 철도라고 해서 무조건 비싼 것은 아닙니다. 운임은 당국과 사업자간의 협약으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도권 전철 노선들의 민자 유치와 추가 운임 여부는 노선에 따라 다릅니다.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개화-신논현)공항철도(육지 구간)우이신설선신림선 등은 민간자본이 투입됐지만 추가운임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의정부경전철용인경전철은 별도요금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추가 운임 적용이 다른 이유는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적자에 시달리는 노선이거나 관할 지자체의 재정상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신분당선의 경우도 지속적인 적자로 노인 무임승차 폐지가 추진되기도 했습니다.


정리하면, 신분당선 요금이 다른 노선에 비해 비싼 것은 사실입니다. 민자사업이라는 것이 가장 큰 배경이기는 하지만 운임은 당국과 사업자간의 협약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노선에 따라 추가 운임 여부가 다릅니다. ‘신분당선 요금이 비싼 것은 민영화 때문’이라는 주장은 ‘절반의 사실’로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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