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미터 최종] ①문재인정부 5년 공약이행률 55%...약속 반밖에 못지켰다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2.07.0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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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5년이 2022년 5월 10일 막을 내렸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큰 제목 아래 887개의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이후 5년 동안 국정을 이끌었다. 팩트체크 미디어 뉴스톱이 운영ㆍ평가한 <문재인미터>는 5년 동안 문재인정부의 공약 이행 상황을 추적했다.

문재인정부 5년 동안 이행된 공약은 469개로 공약 이행률은 55.15%로 최종 집계됐다. 반면 파기된 공약은 368건으로 43.09%를 차지했다. 887개 공약 가운데 내용이 추상적이라 검증할 수 없는 ‘평가 불가’ 공약 33건을 제외하고 854건의 공약을 대상으로 집계했다.

파기된 공약 가운데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 동안 핵심 과제로 설정했던 것들이 다수 눈에 띈다.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정부청사로 이동>, <대통령 사면권 제한 추진>, <고위공직자 임용기준 강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개헌 추진> 등은 정치개혁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파기 공약이다.

문재인정부는 <주거문제 해소>도 공약했다. <공적 임대주택 매년 17만호씩 공급>, <집 문제로 결혼을 미루는 일이 없도록 신혼부부 주거사다리 강화>, <청년 임대주택 30만실 공급>, <저소득 서민 주거복지>, <도시재생 뉴딜>,<집주인과 갈등없는 사회통합형 주거정책> 등을 목표로 세부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임기 5년 내내 문재인정부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

문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4월24일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공약 기획위원회와 광화문대통령공약 기획위원회를 동시 출범시키고 ‘광화문 대통령 시대’ 구상을 구체화해왔다. 문 대통령은 “퇴근길에 남대문 시장에 들러 시민들과 소주 한잔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대통령, 친구 같고 이웃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19년 1월 4일 청와대는 광화문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보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유홍준 자문위원은 “집무실을 현 단계에서 광화문 청사로 이전하면 청와대 영빈관·본관·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 주요기능 대체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사실상 이행 불가라는 결론을 알렸다.

2018년 5월24일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졌지만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표결에는 더불어민주당만 참여했을 뿐 야당이 일제히 불참해 의결정족수인 재적 3분의 2를 채우지 못했다. 2020년 4월에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위성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180석을 차지했지만 이후 개헌은 재추진 되지 않았다.

<고위공직자 임용기준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문재인정부 내내 잡음을 일으켰던 인사청문회가 이를 방증한다. 문재인정부는 기존 5대 검증 기준(위장 전입, 병역 기피, 불법적 재산증식, 세금 탈루, 연구부정행위)에 음주 운전, 성범죄 이력 검증을 추가해 7대 인사 검증 기준을 세웠지만 7대 검증 기준과 관련해 부적격 사유가 발견되지 않은 청문대상 공직 후보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관련기사: [팩트체크] 文정부 7대 인사 기준 한 차례도 지켜지지 않았다?>

출처: 문재인미터
출처: 문재인미터

<문재인미터>는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이 문재인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2018년 5월에 사단법인 코드와 함께 만든 국내 유일 대선공약 이행평가 프로젝트다. 전 세계 수십개 나라에는 대통령 혹은 총리 공약체크 프로젝트가 있으며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폴리티팩트가 운영하는 트럼프미터가 가장 유명하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폴리티팩트가 바이든프라미스트래커를 운영하고 있다.

문재인미터는 파편화돼 있는 대통령 공약을 한 곳에 모아 주제별로 분류해 국민들이 이행 정도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아카이브를 표방한다. 공약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판단근거와 함께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문재인미터 공약체크 프로젝트’에는 뉴스톱을 비롯해 33곳의 시민사회단체 및 기관이 참여했다.

참여 단체 및 기관은 다음과 같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민농업포럼 ▲군인권센터 ▲나라살림연구소 ▲노년유니온 ▲녹색교통운통 ▲대학교육연구소 ▲더나은사회실험포럼 ▲도서관협회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매일노동뉴스 ▲문화연대 ▲베이비뉴스 ▲부경대 지방자치분권연구소 ▲빈곤사회연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언론개혁시민연대 ▲에너지정의행동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참교육연구소 ▲참여연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포항공대 인공지능연구원 ▲한국도시연구소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환경운동연합

문재인미터는 한국언론학회와 SNU팩트체크가 공동제정한 제1회 팩트체킹 취재보도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두 단체가 사이트 구축을 위한 재정을 지원했다. 등급은 국제 공약평가 관행에 따라 <평가안됨> <지체> <진행중> <변경> <완료> <파기> 중 하나를 선택했으며 너무 추상적/포괄적이거나 정보가 부족해 판단하기 어려운 공약은 <검증불가>로 표시했다.

문재인정부 임기 만료에 따라 최종 평가에선 평가 지표를 <완료>, <파기>, <변경>으로 단순화했다. 당초 공약 취지가 충분히 달성된 경우 <완료>로, 100% 이행되지 않았을 경우 <파기>로 판정했다. 공약 이행 도중 원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 평가가 어려울 경우 <변경>으로 표시했다. 평가 참여자들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보도자료, 업무보고, 기사, 정보공개청구 등을 활용해 공약을 점검했다.

출처: 폴리티팩트 홈페이지
출처: 폴리티팩트 홈페이지

다른 대통령과 비교하면 공약이행률은 어느정도일까. 미국의 팩트체크 전문 사이트 폴리티팩트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평가한 오바마미터를 진행했다. 여기서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이행률은 47%, 공약파기율은 23%로 나타났다. 같은 기관에서 트럼프오미터도 진행했는데, 이행률 23%, 파기율 53%로 평가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의 집권 4년차 대선공약 완전이행률은 41%로 집계됐다. 이명박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이행평가(4주년 기준)의 이행정도는 39.48%였다. 김대중 정부 5년 공약 이행 평가에선 완료·적극추진이 18%로 집계됐다. 참여정부 국무조정실의 집계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5주년 핵심공약 완료율은 58.7%에 이른다. 

뉴스톱은 윤석열 정부의 대선 공약 이행을 평가하는 <윤석열 미터>를 준비 중이다. '윤석열 미터'는 한국언론학회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가 주최하는 2022년도 상반기 「팩트체킹 취재보도 지원 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와 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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