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중국 수출 호황 끝’, ‘전기사용량’, ‘최저임금 수준’ 논란

  • 기자명 뉴스톱
  • 기사승인 2022.07.04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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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국민 1인당 전기 사용량 세계에서 3번째로 많다”, “한국의 최저 임금은 OECD 국가 가운데 3위다”, 지난 주 관심을 모은 발언과 주장입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크 관련 주요 뉴스에서 소개해 드립니다.

 

1. 중국 통한 수출 호황시대 끝나가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나토(NATO) 정상회담 기간에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발언해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MBC연합뉴스에서 팩트체크했습니다.

MBC 방송화면 갈무리
MBC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 의존도를 살펴보면, 2000년엔 금액으로 약 24조 원, 전체 수출액 가운데에서는 10.7%를 차지해 미국, 일본보다 낮았습니다. 그 뒤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 2018년엔 210조 원, 수출 비중은 26.8%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줄었다가 다시 지난해엔 211조 원으로 늘었습니다.

상승세가 꺾였던 2년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과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분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뿐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간다”는 말은 통계상으로는 사실이 아닙니다.

수출뿐 아니라 수입까지 합한 전체 교역규모를 따져보면, 수입액은 2018년 138조 원에서 지난해 180조 원으로 늘었고, 수입 의존도는 19.9%에서 24.3%로 커졌습니다. 수출입을 합하면 사상 최대 규모로 중국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경제수석의 발언은 앞으로 무역 대상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으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수석의 발언 이후 ‘제2 한한령’, ‘제2 사드사태’ 등의 우려가 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였습니다.

 

2. 우리나라 1인당 전기 사용량 세계 3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전기 사용량이 세계에서 3번째로 많다”는 글이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습니다. JTBC노컷뉴스에서 확인했습니다.

JTBC 방송화면 갈무리
JTBC 방송화면 갈무리

해당 게시물은 최근 일부 언론들이 자체적으로 몇 개 나라의 1인당 전기 사용량을 따져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3위다’라고 보도한 게 출처로 보입니다. 한국전력은 지난 4월에 발간한 자료를 통해, 1인당 전기 사용량을 국가별로 비교한 결과, 한국이 유럽이나 일본보다 더 높다고 했습니다.

OECD 38개 국가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결과 우리나라는 8위였습니다. 하지만 이건 산업용, 상업용, 가정용을 모두 합한 총사용량을 토대로 한 겁니다.

가정에서 쓰는 전력 사용량만 따로 떼어서 보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38개 나라 중 한국의 1인당 ‘가정용’ 전기 사용량은 26위였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 비해서 3분의 1도 안됐고, OECD 평균인 2213킬로와트시보다도 낮았습니다.

단순히 1인당 전체 전기 사용량만 보고, 우리 국민 개개인이 전기를 과소비한다고 이해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1인당 전기 사용량과 가정용 사용량의 차이가 큰 이유는 산업 구조가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가정용 전기 사용량은 전체 소비량의 13% 수준이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는 가정용 비중이 20∼30% 이상을 차지합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철강, 정유, 조선 등 제조업 부문에서 소비하는 산업용 전력이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1인당 전기 사용량이 높게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인당 전기 사용량이 많은 게 국민들이 전기를 아껴 쓰지 않아서, 또 가정에서 많이 써서 그렇다고 보는 건 무리한 해석입니다.

 

3. 한국 최저임금 수준은 OECD 3위?

최근 2023년 최저임금이 결정되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우리나라 최저 임금은 OECD 국가 가운데 3위’라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SBS에서 따져봤습니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SBS 방송화면 갈무리

한국 최저임금이 OECD 국가 중 3위라는 표현은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과 비교했을 때 최저 임금의 비율이 3번째로 높다는 뜻입니다. 전경련은 한 달 전쯤에는 ‘평균 임금’이 아니라 ‘중위 임금’ 기준으로 계산해 OECD 7위라는 자료도 냈습니다.

OECD 통계를 직접 확인해 본 결과, 한국의 평균 임금 대비 최저 임금 비율은 49.6%로 콜롬비아, 뉴질랜드에 이어 3위입니다. 또 중위 임금 기준으로 7위, 전경련이 인용한 통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통계를 볼 때 감안할 점도 있습니다. 국가별로 평균 임금이나 중위 임금을 계산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임금 통계를 낼 때, 1인 이상 사업체, 즉 모든 사업체가 기준이지만, 프랑스는 10인 이상 사업체만 계산합니다. 이 때문에 한국도 10인 이상 사업체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뒤 비교해 봤더니 순위가 뚝 떨어졌다는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OECD 최저 임금 통계는, 숫자만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영업자 비율, 주휴 수당 등 한국만의 특수성이 있는 반면, 일부 유럽 국가의 경우 폭넓은 복지 혜택으로 실질적인 ‘사회적 임금’이 높아서 최저 임금 문제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특수성도 있습니다.

 
4. 한국은 여전히 ‘고아 수출국’ 1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국이 국제입양 송출국 세계 1위’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화제가 됐습니다. 이데일리에서 확인했습니다.

국제 비정부조직(NGO)인 ISS(International Social Service)가 매년 공개하는 국제입양 통계에 따르면, 2012년부터 국제입양을 가장 많이 보내고 있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2013년 러시아가 세계 최대 국제입양 수령국인 미국으로의 아동 송출을 법으로 금지하기 전까지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입양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출생아 대비 국제입양아 수를 따져보면 우리나라의 국제입양아가 중국보다 훨씬 많습니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의 상대적인 수치를 계산했을 때 중국은 천 명당 약 0.14명을 입양 보낸 반면, 한국은 약 0.99명을 입양 보냈다. 약 7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한국보다 상대적인 수치가 높은 나라는 우크라이나와 헝가리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천 명 당 평균 약 1.03명을, 헝가리는 천 명 당 평균 약 1.67명을 해외로 입양 보냈습니다.

하지만 2020년 기준 GDP 순위에서 한국은 10위를 기록했습니다. 각각 55, 56위인 우크라이나와 헝가리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순위입니다. 입양아동을 자국에서 키울 형편이 되지 못해 해외로 내보낸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ISS의 분석에 따르면 2004년 이후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제입양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2011년 입양특례법을 개정하고 국내입양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을 법으로 강제했습니다. ISS가 2020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제 입양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해외로의 인적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한국의 국제입양 송출은 오히려 소폭 늘었습니다. 2020년 한국은 콜롬비아, 우크라이나에 이어 국제입양 3위에 올랐습니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55년부터 2021년까지 64년 간 16만 9,454명을 해외로 입양 보냈습니다. 1953년 6.25 종전 이후 해외로 입양된 전쟁고아들의 비공식적 통계까지 포함하면 20만 명이 넘을 거라는 보고도 존재합니다. 국제입양을 가장 많이 보낸 해는 1985년으로, 한 해에 8,837명을 해외로 입양 보냈습니다. 그 해 출생아 수는 약 65만 5천명으로, 출생아 천 명 당 약 13.5명을 해외로 입양 보낸 것입니다.

정리하면 한국이 고아수출국 1위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 아닙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 10위 국가임에도 여전히 국제입양 송출국 상위권에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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