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코로나 확진자는 면역 1년 유지된다?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2.08.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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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가 접종을 권고하자 이에 대한 비판이 잇따른다. 뉴스1은 전문가를 인용해 “확진되면 면역이 1년은 유지된다”고 보도했다. 뉴스톱이 팩트체크했다.

출처: 뉴스1 홈페이지
출처: 뉴스1 홈페이지

◈뉴스1 보도 = 전문가 “확진되면 면역 1년 유지…백신접종 능사 아냐”

민간 뉴스통신사 뉴스1은 22일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상황에서 방역당국이 백신접종만을 또다시 강조하자 시민들은 혼란스럽다”라고 전했다. 방역당국이 18일 기확진자 3차접종 권고 관련 코로나19 예방접종 실시기준을 변경한 데 따른 반응이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18일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력이 있는 경우에도 확진 후 최소 3개월 이후 3차 접종까지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있으면 2차 접종까지만 권고하고 3∙4차 접종은 희망하는 경우에 접종이 가능하도록 했다.

감염 이력이 있는 사람 중 3차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이번 실시 기준 변경의 영향을 받는 셈이다. 이전까지는 코로나에 감염 이력자들은 2차 접종을 완료해달라고 권고를 받았었지만, 바뀐 기준에 따르면 확진됐더라도 3차 접종까지 마치기를 권고 받게 된 것이다. 뉴스1은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해당자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여기에 전문가로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의 견해를 인용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천 교수는 “확진되면 면역이 1년은 유지된다"며 "항체가 이미 있는 사람에게 왜 백신을 3개월만에 또 접종하는 결정을 내렸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그는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도 한달간 항체가 50% 유지된 뒤 떨어진다는 데이터가 계속 나온다. 게다가 백신을 많이 맞을수록 항체가 줄어드는 간격은 더 짧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감염 초기에 적절한 치료제를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도 결국 감기의 일종인데 1년에 백신을 4번씩 접종하게 하는 것이 맞는 결정이냐"며 "감염자가 이미 항체가 있는 상황에서 부작용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백신 접종만 독려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출처: NEJM 홈페이지
출처: NEJM 홈페이지

◈확진되면 면역 1년 유지? … 오미크론 이전 연구

천 교수는 “확진되면 면역이 1년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과 예방 접종으로 획득한 면역이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자. 영국, 카타르, 니카라과 등에서 각각 코로나19 감염으로 얻은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밝힌 연구가 있었다. 델타 변이 유행 시기에 이전 감염 또는 백신접종으로 얻은 면역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밝혔다. 대부분의 연구에선 감염으로 획득한 면역은 약 1년 정도 재감염을 방어할 정도로 면역이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미 높은 감염률을 보인 지역사회는 여전히 백신 접종을 통한 면역 증강의 혜택을 누릴 것”, “감염으로 획득된 면역은 높은 수준의 보호와 관련이 있지만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의 경우 1년 후에 약해진다” 등의 분석을 내놓는다. 확진 이력이 있는 사람들은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이 아니다. 오히려 자연감염으로 면역을 획득했더라도 백신을 접종하면 감염 예방 능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출처: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출처: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왜 우리나라 방역당국은?... 최신자료 분석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코로나19 재감염 분석 결과”(윗 그림 참조)를 발표했다. 7월 3~4주 2회 감염(재감염) 추정사례 발생 현황 및 재감염 발생 요인에 대해 분석한 결과다. 7월 발생한 재감염 추정사례의 평균 소요기간은 154~165일(약 5개월)로 지난 6월까지 발생한 재감염 추정사례(평균 229일) 보다 약 60여일 빨라져, 최초 감염 후 재감염이 발생하는 기간이 단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두번째 감염에 걸린 기간은 첫번째 감염된 날짜부터 두번째 감염된 날까지 걸린 기간이다. 해당 기간 동안 발생한 재감염 추정 사례는 5만6679명이다. 이들이 두번째 코로나에 걸린 평균 소요기간은 첫번째 감염일로부터 약 5개월이라는 뜻이다. 첫번째 감염으로부터 얻은 면역이 5개월 이후에는 감염을 예방하지 못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17세 이하 및 미접종군이 2회 감염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7월 재감염 추정사례 중 17세 이하의 비율은 49.2%로 2020년 1월 이후 확진자 중 17세 이하의 비율인 23.1%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 7월 기준 전체 국민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미접종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2%이다. 그러나 7월 재감염 추정 사례 중 미접종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50%로 높았다.

2회감염 발생 위험은 ‘미접종군’에 비해 ‘2차접종 완료군’은 48%, ‘3차접종 완료군’은 74% 낮았다.

이런 결과를 두고 방역당국은 “백신접종에 따른 2회감염 추정사례 발생 및 사망 진행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접종 횟수가 증가할수록 두번째로 감염되거나, 두번째 감염 후 사망할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이미 확진된 경험이 있더라도 3차 접종까지 완료해달라고 권고하는 것은 3차접종 완료군에서 재감염 위험이 낮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진 조치다.

방역 당국은 최근 재감염 사례가 증가하는 이유로 ① 누적 최초감염자 증가, ② 전파력과 면역 회피력이 기존 변이에 비해 높은 BA.5. 점유율 증가, ③ 자연 또는 백신 면역에 의한 효과 시간 경과에 따른 감소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등을 꼽았다.


방역당국은 2년여 동안 쌓여온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방역’을 시도 중이다. 재감염 사례 데이터를 통해 재감염자들이 첫번째 감염으로부터 평균적으로 약 5개월 만에 다시 코로나에 걸린 것으로 분석했다. 재감염 발생 위험이 3차 접종 완료군은 미완료군에 비해 74% 낮다는 점도 파악했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방역당국은 기확진자 중 미접종자들에게 기본 접종 및 3차 접종까지 완료해 달라고 권고하는 것이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널리 퍼져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부작용 우려는 부작용 발생에 관한 과학적 분석에 따라 분석해야 한다. 우리 방역당국이 2년 여 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최신 발병 사례를 근거로 정책을 펴는데 오미크론 이전 델타 변이 시기의 자료를 들이대며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아 보인다. 

뉴스톱은 "확진되면 면역이 1년은 유지된다"는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의 발언을 '절반의 사실'로 판정한다. 오미크론 이전 시기 나온 연구결과로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얻은 면역이 1년 정도 지속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지만, 우리 방역당국이 최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차 감염 소요기간이 약 5개월 정도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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