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집무실 이전,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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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집무실 이전,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 파기?
  • 송영훈 팩트체커
  • 승인 2022.09.2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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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관 신축 철회했지만 다시 불거진 집무실 이전 논란, 관련 발언들 확인해보니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가장 큰 이슈이자 논란이 됐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다시 화제가 됐습니다. 대통령실이 878억 원을 들여 ‘영빈관’ 역할을 하는 부속시설 건설을 계획했다는 사실이,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윤 대통령이 영빈관 신축 전면 철회를 지시했지만,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각종 악재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야당의 공격이 이어졌습니다. 집무실 이전 및 예산 관련한 발언들을 팩트체크했습니다.

 

KBS 방송영상 갈무리
KBS 방송영상 갈무리

■ 김건희 여사가 영빈관 이전 지시했다?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무엇보다 영빈관 신축이 누구의 지시인지 국민께서 묻고 있다”며 “과거 김 여사가 ‘청와대 들어가자마자 영빈관 옮겨야 한다’고 말한 것을 국민께서 똑똑히 기억하고 계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지난 대선 기간 큰 화제가 됐던 김 여사와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 녹취록 속 내용입니다. 지난해 12월11일 당시 코바나컨텐츠 대표였던 김 여사는 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영빈관) 옮길 거야”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윤 정부 출범 후 영빈관 이전을 지시했는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적어도 과거 그런 의지를 보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야당도 김건희 여사가 직접 지시했다고 말하지는 않고 과거 발언을 언급한 수준입니다. 현재로서는 '판단유보'가 적절합니다.

 

■ 윤 대통령이 집무실 이전비용 496억 원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가 이번 영빈관 이전 비용으로 878억 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이 알려지자,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 이전 비용을 496억 원이면 된다고 했는데 ‘말바꾸기’ 혹은 ‘거짓말’이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3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계획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이전 비용 규모는 약 496억 원이었습니다. 국방부를 인근 합동참모본부 청사로 이전하는 데 118억 원, 국방부 청사에 대통령 집무실을 새로 꾸리기 위한 리모델링 등에 252억 원, 경호처 이사 비용 99억여 원, 대통령 관저로 사용할 한남동 공관 리모델링과 경호시설에 25억 원 등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야당이 주장하는 5천억원~1조원은 터무니없다고도 했습니다.

MBC 방송화면 갈무리
MBC 방송화면 갈무리

MBC가 지난 16일 보도한 ‘[알고보니] 이전비 496억 원이라더니..얼마까지 늘었나’기사에 따르면,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서 쓰는 돈은 올해 예산에서 파악된 것만 1168억 원이고, 내년 예산에는 이번 영빈관 건립 추진으로 878억 원이 책정돼 있었습니다. 또, 2026년을 목표로 용산의 합동참모 본부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돈이 약 3천억 원 선이 거론된다고 했습니다. 이를 모두 합치면 5420억 원이 넘어 대통령이 밝힌 이전비용의 10배가 넘는 액수라고 했습니다.

집무실 이전 비용에 어느 부분까지 포함시켜야 하는지 이견이 나올 수는 있지만, ‘윤 대통령이 집무실 이전비용 496억 원이라고 했다‘는 주장은 사실입니다.

 

■ 영빈관 신축 추진 대통령도 총리도 몰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영빈관 짓는 예산 878억에 대해 알고 계셨냐”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저는 몰랐고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했습니다. “대통령은 영빈관 신축 계획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대통령하고 그 문제를 논의할 시간은 없었다”고 밝히며, “최고 통치권자가 다 그걸 파악하고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한 총리가 영빈관 신축 추진 자체를 몰랐는지, 혹은 예산 878억 원 책정을 몰랐는지에 대해 확실한 발언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JTBC와의 통화에서 “실무자가 당연히 보고를 올려 대통령도 파악하고 있었다”며, “다만 구체적인 액수까지 알고 있었는지 확인해줄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과 총리가 사전에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는 현재로서는 확인이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 윤 대통령이 기존 청와대 영빈관이나 본관을 국빈 만찬 행사에 쓰겠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지난 17일자 사설 ‘영빈관 신축하려다 철회… 누가 졸속으로 이런 일 벌였을까’에서 ‘기존 청와대 영빈관이나 본관을 국빈 만찬 행사에 쓸 수 있지 않겠나 싶다’고 했던 윤 대통령의 발언과 실제 내외빈 만찬 사례를 들어 “그러더니 아예 영빈관을 새로 짓겠다고 했던 것”이라며 “국민들로선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20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관저와 영빈관 등 청와대 관련 시설 일부가 용산공원 계획구역 내에 설치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 대해, “(반환받을 용산미군기지) 그쪽에 워싱턴 블레어하우스 같은 건물을 건립하는 방안도 있다”며, “지금 꼭 써야 한다면 시민공원이지만 청와대 영빈관, 국방 컨벤션센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물론 이(국방부) 안에도 국방컨벤션센터가 있지만, 하여튼 외국 귀빈을 모셔야 되는 일이 생긴다면 공원을 개방하더라도 이 건물은 저녁에 국빈 만찬 같은 행사를 할 때 쓸 수 있지 않겠나 싶다”고 했습니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시민공원 조감도 (이미지 출처: 대통령실 홈페이지)
용산 대통령 집무실·시민공원 조감도 (이미지 출처: 대통령실 홈페이지)

정치권에서 언급하는 영빈관은 두가지 의미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귀빈 행사장이고, 다른 하나는 귀빈 숙소입니다. 청와대에 있던 영빈관은 행사장입니다. 문재인 정부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과거 "영빈관이 구민회관보다 못하다"고 발언한 것은 미국의 블레어하우스와 같은 숙소기능이 없는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월 30일에 언급한 새 영빈관도 외국처럼 숙소기능을 넣는 것을 시사한 것이지만 이는 장기계획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장기적으로 영빈관 신축을 밝히기도 했지만 아직 반환받지 못한 용산 미군기지 이전이 윤석열 정부 임기내에 완료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초청 행사에 기존 시설을 사용하겠다고 한 것은 대체로 사실이라고 평가합니다. 

 

■ 탁현민 전 비서관도 영빈관 신축을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 근무했던 탁현민 전 선임행정관도 과거 영빈관 신축을 언급했다'는 주장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탁현민 전 선임행정관은 2019년 2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극장에서 공연을 보며 청와대 영빈관을 떠올렸다”며, “구민회관보다 못 한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늘 착찹했다”, “우리나라의 청와대 영빈관이 최악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말이 영빈관이지 실은 구민회관보다 못한 시설이다. 어떤 상징도 역사도 스토리텔링도 없는 공간에서 국빈만찬과 환영공연 등 국가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늘 착잡했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절망스럽게도 꽤 오랫동안 영빈관은 달라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국회에서는 영빈관 개보수 예산을 절대 승인하지 않을 것이고, 여당과 정부도 그것을 요구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탁 전 비서관은 자신의 과거 발언이 소환되자, 지난 19일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에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를 폐쇄하지 않고, 기존의 ‘영빈관’을 개,보수하여 국빈행사에 어울리는 장소로 만들고, 여기에 숙소의 기능을 더하겠다면, 미력이나마 나라도 앞장서서 응원했을지도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재건축이 아니라 신축은 다른 문제‘라고도 했습니다.

김기현 의원의 발언은 김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물이 출처입니다. 해당 부분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문재인 정권 시절 대통령의 심복이었던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이 "말이 영빈관이지 구민회관보다 못한 시설”, “청와대 직원은 야근하며 삼각김밥만 먹어도 좋으니 웬만하면 멋지고 의미있는 공간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고 했던 그 영빈관을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게 신축하자고 하니..."

김기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김기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장예찬 이사장의 발언은 YTN뉴스LIVE가 출처입니다. 해당 방송에서 장 이사장의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영빈관 반드시 고치거나 새로 써야 된다고 인터뷰하신 게 있더라고요, 2019년에. 그러니까 전문가인 탁현민 전 비서관이 보기에도 청와대 영빈관도 못 쓰는 건물이라는 거예요, 국격에 맞춰서. "

발언의 요지와 관점, 사용 단어에 따라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습니다. '탁현민 비서관이 영빈관 신축을 언급했다'는 '절반의 사실'로 판단했습니다.


다시 불거진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영빈관 신축뿐 아니라 대통령실 이전 비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을 정기국회 기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예정이고, 국민의힘에선 영빈관 신축 논의를 더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빈관 (신축)에 대한 논의는 지속돼야 한다”며 “신축 예산이 많다고 지적하지만, 지금처럼 호텔을 빌리거나 전쟁기념관과 중앙박물관에 오가는 것도 예산이 들기는 매한가지”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영빈관을 지금 당장 신축한다고 하더라도 최소 2~3년은 걸릴 것이므로 윤 대통령보다 후임 대통령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며, “민주당도 만년 야당만 할 것이 아니라면 미래지향적으로 이 문제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송영훈   sinthegod@newstof.com  최근글보기
프로듀서로 시작해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시민을 위한 팩트체크 안내서>, <올바른 저널리즘 실천을 위한 언론인 안내서> 등의 공동필자였고, <고교독서평설> 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KBS라디오, CBS라디오, TBS라디오 등의 팩트체크 코너에 출연했으며, 현재는 <열린라디오 YTN> 미디어비평 코너에 정기적으로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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