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고의적 자해사망(자살)률은 남자가 압도적으로 높다?

  • 기자명 김정은 기자
  • 기사승인 2022.12.2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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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성의 '고의적 자해(자살)' 사망률이 여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게시자는 '20대 여성이 또래 남성보다 더 우울하다'는 한겨레의 기사 화면을 갈무리해 올리며 이와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해당 기사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서울시 여성가족정책 리뷰(제8호)>를 인용한 것으로, "주거와 직장, 학교 등 일상 생활 공간에서 차별을 당한 청년 가운데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 및 불안 정도가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남성의 고의적 자해 사망률이 여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진=에펨코리아

게시글에는 8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습니다. '남성의 고의적 자해(자살) 사망률이 여성에 비해 높다'는 주장을 <뉴스톱>이 확인했습니다.

(*뉴스톱은 한국기자협회와 보건복지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지난 2018년 개정한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을 준수합니다. 권고기준에 따라 '자살'이라는 표현 대신 '고의적 자해 사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가장 최신 자료인 2021년 통계를 살펴보겠습니다. 통계청이 9월에 발간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에 의하면, 작년 고의적 자해 사망자 수는 총 1만3352명으로 전년 대비 157명 증가했습니다. 전체 성별 고의적 자해 사망(자살)률 추이를 보면 남성 고의적 자해 사망(자살)자 수는 9193명으로, 여성(4159명)에 비해 2.2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아래 표 참고). 

2011~2021 성ㆍ연령별 고의적 자해 사망자 수 및 사망률 추이, 인구 10만 명당 남성 사망자 수는 35.9명, 여성은 16.2명으로 조사됐다. 사진=통계청

게시자가 집중한 20대 고의적 자해 사망률의 경우(2021)에도 남성이 27.1%, 여성이 19.6%로 20대 남성의 고의적 자해 사망률이 더 높았습니다. '압도적'이라는 표현의 기준이 개인별로 다를 수 있지만, '남성 고의적 자해 사망률'이 여성 고의적 자해 사망률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다'는 주장은 사실입니다. 

남성과 여성의 고의적 자해 사망률이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동기'별 고의적 자해 사망(자살) 현황을 분석한 자살예방백서를 살펴보면, 20대 남성과 20대 여성 모두 '정신적ㆍ정신과적 문제'로 고의적 자해를 한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아래 표 참고). 

2020년 성별ㆍ연령대에 따른 동기별 자살 현황.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가장 높은 자살 동기는 '정신적ㆍ정신과적 문제'로 나타났다. 사진=2022 자살예방백서

20대 여성의 높은 고의적 자해 사망(자살)시도율과 고의적 자해 사망(자살)률 증가폭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6월에 발행한 <2022 자살예방백서>에 의하면, 2020년 20대 여성의 자해ㆍ자살 시도율은 32.4%로 또래 남성(22.9%)에 비해 높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아래 표 참고). 

2020년 20대 여성의 자해ㆍ자살 시도율이 또래 남성에 비해 높았다. 사진=2022 자살예방백서

국회미래연구원이 2021년 발행한 <높은 자살률,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문제가 아닌가>는 "자살 사망자 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높으나 자해ㆍ자살 시도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다"며 "특히 20대 여성의 전체 자살 시도자는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다(2020)"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20~30대 여성 자살률의 증가폭이 다른 세대와 성별을 상회한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고의적 자해 사망(자살)률은 장기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 가장 높습니다. 또 20대 남성과 여성 모두 정신적 문제로 고의적 자해를 결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보고서는 "정신건강과 관련한 사회구조적 측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남성의 고의적 자해 사망(자살)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주장은 '사실'입니다. 다만,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고의적 자해 사망률과 고의적 자해 사망시도율은 성별과 세대를 불문하고 국가와 사회가 관심을 두어야 할 문제입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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