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손창현 학력 사칭해 언론계로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3.02.0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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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왕 손창현이 언론계로 발을 뻗었습니다. 대한행정사신문은 지난 5일 손창현을 전국부 취재부장으로 발령한다는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대한행정사신문은 행정사 업계 소식을 다루는 인터넷 매체입니다.

출처: 구글 검색
출처: 구글 검색

손창현은 고려대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손창현은 고려대에서 박사를 취득한 적이 없습니다. 손창현은 잘 알려진 대로 남의 소설을 통째로 도용해 문학상을 수상하고, 각종 공모전에 표절작을 출품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숱한 경력 사칭으로 각종 서포터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뉴스톱은 손창현의 각종 사기 행각을 10여 차례 보도했습니다. 이런 자에게 기자라는 직함을 허용할 수 없죠.

뉴스톱은 행정사신문에 손창현을 채용하게 된 이유를 물었습니다. 행정사신문 관계자는 “이렇게 문제가 큰 인물인지 몰랐다”면서 “사전에 걸러내지 못해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행정사신문은 손창현의 임용을 취소하고 해당 기사도 삭제했습니다. 채용 내정 이후 그 이름을 한 번만 검색해 봤더라도 이런 사람을 기자로 쓰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출처:세종시청 홈페이지
출처:세종시청 홈페이지

손창현의 또다른 공모전 도작 수상도 밝혀졌습니다. 손창현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종특별자치시 일자리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 노동자 및 다문화 가정 대상 한국 생활 가이드>라는 제목으로 출품한 아이디어는 장려상 수상작에 선정됐습니다. 장려상 상품은 갤럭시 워치5 프로입니다. 현재 인터넷쇼핑몰에서 검색되는 가격은 30~40만원 선입니다.

이 아이디어는 뉴스톱이 이미 검증한 바와 같이 국민권익위 국민생각함에 2020년 5월 공개된 ‘노인일자리(외국인 대상 한국생활 가이드)’라는 콘텐츠와 동일한 것입니다. 손창현은 2022년 9월 바로 이 훔친 아이디어를 출품해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의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톱은 이 내용을 2022년 10월 13일 기사로 고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세종시는 11월11일 출품 마감 이후 11월29일 발표 시점까지도 전혀 도용 사실을 검증하지 못했습니다. 이 공모전을 주관한 세종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관계자는 “중복성 재검토를 진행한 뒤 표절로 확인되면 수상을 취소하고 상품을 환수할 예정"이라며 "세종시 관내기관에 표절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계획”라고 말했습니다. 수상자 이름과 콘텐츠를 검색 한번만 해보면 막을 수 있는 표절과 도작 수상이 주최측의 무관심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손창현은 지난해 10월 뉴스톱에 자신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 기록을 보내왔습니다. 우울증과 정신분열 증세, 알코올 의존증으로 군복무시절부터 치료를 받았다는 취지입니다. 손창현은 "제가 정상인들과는 사고하는 방식이나 행동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는 점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저도 이런 제 자신이 너무 싫습니다. 끊어내야 하는데 그것 조차 쉽지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손창현의 최근 의료기록에는 경력 및 학력 사칭, 표절 및 도작 등에 관한 상담 이력은 발견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정신 건강이 좋지 않다고 변명하기보다는 일단 자신의 죗값을 치르고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반복되는 사기 행각을 멈추는 것이 우선돼야 할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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