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2년간 서울 집값 2억5천만원 올랐다 1천만원 내렸다

  • 기자명 최승섭
  • 기사승인 2019.03.2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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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파트값 하락이 시작된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8주 연속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도 13주 연속 전국 아파트값 매매가격이 하락했다고 발표한바 있다.

언론에서는 강남 은마아파트가 1억 떨어졌네, 잠실주공 5단지가 급매가 나오고 있다네 하며 대서특필하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집값이 떨어졌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십억이 넘는 재건축 아파트들은 가격 변동도 심할뿐더러 일반적인 서민이 살 수 없는 주택으로 그 가격 변동 여부를 체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어차피 나는 살수도 없는 가격대의 아파트 가격 변화가 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일반적인 서울 아파트값은 떨어지고 있을까? 언론에서는 3월 둘째주 0.02%가 떨어졌다고 하지만 그게 도대체 어느정도인지 감을 잡을 수 없다. 4억 아파트의 0.02%면 8만원인데 8만원 떨어졌다는 의미일까?

 

이같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 변화를 살펴봤다. 우선 최근 실거래가격을 기초로 가격 변화를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거래 신고는 거래이후 60일이내에 하면 되기 때문에 올해 거래된 아파트들의 신고가 다 이뤄지지 않았으며, 거래 자체가 뜸하다 보니 가끔 일어나는 거래가 적정한 것인지 판단하기 애매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거래는 작년의 10% 수준으로 감소했다.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과 그럼에도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업체에 등록되어 있는 매물을 기준으로 하기는 더욱 힘들다. 일명 미끼 매물이 상당부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가피하지만 한국감정원의 월간 아파트값 동향과 KB부동산의 월간통계를 이용했다. 한국감정원은 국가 정식 부동산 통계기관이고 KB부동산은 금융권 대출기준이 된다. 물론, 전수조사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해당 통계 역시 완벽한 통계는 아님을 미리 밝힌다. 두 기관 모두 주간 동향을 발표하고 있지만 표본도 적고 그간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만큼 월간 통계를 기준으로 비교를 진행했다.

 

지난해 11월부터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

우선 kb부동산 자료를 살펴보자.

<그림1> KB부동산 아파트 매매지수 변화 (2019.01=100)

전국,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매매가격 지수이다. 2019년 1월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 2년간의 가격 변화이다. 상당한 상승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그 상승률이 더욱 높다. 전국은 4.2%, 서울은 19.4%, 수도권은 9.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2> 월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 출처: KB부동산

매매가격 지수의 월 변동률을 살펴보면, 2018년 9월 상승률 정점을 찍은뒤 추세가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하락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상승률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12월까지는 상승했다가 1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아직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3월도 비슷한 추세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아파트값은 정말로 하락하고 있는 것일까?

앞서 본대로 지수변화는 체감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얼만데? 얼마가 하락한거야? 결국 금액이 가장 중요하고 피부에 와 닿는다.

 

낮은 가격 아파트들은 여전히 상승중

<그림3> 서울 아파트 5분위별 가격 변화 (단위: 만원) 출처: KB부동산

가격대별 주택가격 변화 살펴보자. 최근 언론에 나오는 급락 아파트들이 대부분 10억을 넘나드는 아파트이다 보니 그 이하 일반 아파트들도 같은 상황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울 아파트 5분위별 가격 변화를 보면, 가장 비싼 5분위(상위20%)만 눈에 띄게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9월 16억6000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해 현재 16억2000만원 수준이다. 약 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그 하락한 가격이 2017년 1월 11억8000만원에 비해서는 38%나 상승한 가격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1분위(하위20%, 3억5000만원)와 2분위(5억5000만원)는 여전히 상승중이다. 3분위(7억1000만원)와 4분위(9억5000만원)는 12월 정점대비 가격인 7억1300만원, 9억5900만원 대비 각각 0.4%, 0.7%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나 미미한지 감이 안오실것으로 예상된다. 3분위는 270만원, 4분위는 650만원 하락했다.

다음으로 국가 공식 기관인 한국감정원의 통계를 살펴보자.

<그림4> 한국감정원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화 (2017.11=100)

 

 

역시 지난해 11,12월을 기점으로 하락 추세로 바뀐 것으로 나타난다.

감정원의 다른 통계도 살펴보자. 감정원은 권역별 매매가격 지수를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강남3구를 따로 비교해 볼수 있다. kb부동산도 강남과 강북을 묶어서 통계를 내고 있지만 한강이남과 한강이북 개념으로 흔히 말하는 강남 아파트만은 따로 살펴볼 수 없다.

<그림5> 서울 권역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화 (2017=100) 출처: 한국감정원

 

그림에서 나타나듯 서울 모든 권역이 상승을 멈춘 것은 사실로 보인다. 특히 동남권의 경우 지난해 10월 최고점을 기점으로 하락으로 전환해 10월대비 2.2% 하락해 가장 큰 변화를 나타냈다. 한국감정원도 금액을 기준으로 살펴보고 싶지만 올해 1월에는 표본을 확대해 연속적인 가격 비교가 어렵다.

 

한국감정원 공지사항. 2017년 12월 표본이 전면 재설계됐다며 서울 아파트 중간값을 가격 변동률을 산정하는데 활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간값은 2017년1월 5억 2,300만원에서 올해 2월 무려 7억 8,000만원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감정원은 2017년 12월 표본이 전면 재설계됐다며 가격 변동률을 산정하는데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공지(위 사진 참고)를 띄워놓고 있다. 아쉽지만 감정원 말대로 표본이 재설계된 이후인 2018년 1월부터 살펴보면, 1월기준 서울 아파트 중간값은 6억3800만원이다. 기간을 1년 2개월로 좁힌다고 해도 1억5000만원, 23%나 상승한 것이다.

그런데 19년 1월에는 표본을 확대해 역시 금액이 이상하다. 서울기준 매개가격지수는 2018년 12월 108.9에서 108.5로 떨어졌는데 중간값은 6억8700만원에서 7억8600만원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좀더 정확한 조사를 위해 표본 보완은 가능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잦고 그 것을 핑계로 일부러 가격 비교를 못하도록 그러는 것은 아닌지 의심마저 든다.

 

집값이 떨어진 것은 사실일까?

한국감정원과 KB부동산 지표를 통해 살펴본바 지난해 11월 정도를 기점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실거래자료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재건축과 같이 가격 변동이 큰 아파트 말고 평범한(?) 아파트의 2017년 1월 이후 실거래가를 보면 역시 비슷한 패턴이 나타난다.

<그림6>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59㎡ 중층 실거래가 변화 (단위:만원) 자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위 그림은 미아동의 SK북한한시티 아파트의 2017년1월 이후 전용59㎡, 층수 10-20층 사이 실거래가격 변화이다. 2017년 1월 3억4000만원이던 실거래가가, 지난해 11월 4억 8,000만원까지 상승한 이후 하락 후 다시 상승했다. 거래건수가 한 건이기 때문에 최근 상승을 상승전환으로 볼수 있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

 

<그림7> 봉천동 벽산블루밍 전용 84㎡ 중층 실거래가 변화 (단위: 만원) 자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봉천동에 있는 아파트도 마찬가지 패턴임을 알 수 있다.

 

너무나도 미약하지만 어쨌든 집값은 떨어지고 있다.

결론은 집값은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떨어졌다기보다는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물론 이 추세가 지속될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하락추세가 시작된 점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 정도가 너무 미미하다.

<그림8> 아파트 중간가격 변화 (단위: 만원) 자료: KB부동산

서울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17년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9.5% 상승했지만 이후 0.09%하락했다. 수도권은 9.7% 상승하고 0.06%하락했다. KB부동산 기준 2017년 1월 5억9600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중위값은 지난해 11월 8억4900만원으로 최고점을 찍고, 현재 8억3900만원이다. 아직 갈길이 너무나도 멀다. 그런데 왜 이렇게 시끄러울까? 집값 더 떨어지기 전에 규제풀고 부양책 하라는 일부의 노림책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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