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헨더슨이 챔스 우승컵에 발 올린 사진 공개한 이유는?

  • 기자명 김성수 기자
  • 기사승인 2019.06.0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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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잉글랜드)이 2019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경기 후 리버풀의 주장 조던 헨더슨이 우승 트로피에 발을 올린 사진이 공개되었다.  하지만 이 행동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주장 조던 핸더슨이 2019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우승컵에 발을 올리고 사진을 찍었다. 출처: 조던 핸더슨 SNS 캡쳐

반면 중국에서 열린 2019 판다컵 국제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모독했다며 한국 18세 이하(U18) 축구대표팀이 각종 뭇매를 맞고 ‘중대한 실수’라며 공개 사과했다. 여러 언론에 공개 되었듯이 박규현 선수가 트로피에 발을 올린 사진이 여러 매스컴을 통해 퍼져나갔고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비난이 일고 있다. 심지어는 운동선수들의 인성교육까지 운운하며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KFA) 또한 중국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으며, 6월 중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제축구대회 판다컵 우승 트로피에 발을 올린 한국 18세 이하 축구 대표팀 출처: 웨이보

 

그렇다면 과연 박규현 선수가 트로피에 발을 올린 행위는 정말 언론의 말대로 생각 없는, 치기어린 행동이었을까? 그래서 세계의 정상에 있는 선수들의 트로피 기념사진을 찾아보았다.

아래 사진은 2017 유로파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우승 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락커룸에서 찍은 사진이다. 당시 이 사진이 언론에 공개된 후 즐라탄이 트로피를 모독한다는 비난은 없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인스타그램 캡처

 

다음은 레알마드리드의 라모스와 모드리치의 가족사진이다. 2018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 찍은 사진이며 이 사진들이 언론에 공개되었을 때도 트로피 모독에 대한 비난은 없었다. 

세르히오 라모스 인스타그램 캡처
루카 모드리치 인스타그램 캡처

 

지금까지 트로피로 장난을 치는 모습은 여러 대회, 시상식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졌다. 그런데 특히 이번 U-18 대표팀에게 이렇게 큰 비난이 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공적인 장소와 시간이었다는 점이다. 리버풀의 주장 헨더슨이 사진을 찍은 장소는 비행기였다. 즐라탄과 라모스의 경우는 실내 락커룸에서 사진을 찍었으며, 모드리치의 경우 경기장이기는 했지만 공적인 시간은 아니었다.

또한 이번 대회는 중국의 초청을 받아 출전한 대회였다. 한국, 중국, 태국, 뉴질랜드가 출전 했으며, 한국 대표팀은 무패 우승이라는 압도적인 전력차이를 보여줬다. 그리고 중국 대표팀은 전패했고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이미 기분이 상할 데로 상한 중국 입장에서는 이번 한국대표팀의 행위가 깎아 내리기 좋은 구실이었을 것이다.

물론 트로피위에 발을 올리거나 오줌 싸는 행위(다른 선수에게 제지당해 사진을 못 찍음)는 잘한 행위라 할 수 없다. 그리고 공적인 장소와 시간에 과한 세레머니를 한 점도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U-18 대표팀이 원색적인 비난을 받고 우승트로피를 회수할 정도로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 비신사적인 행위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리버풀의 주장 헨더슨이 우승 트로피에 발을 올린 사진을 공개한 이유로 한국 대표팀에 대한 과도한 비난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있다.

‘감히 유교 문화권에서 저런 행위를’, ‘어린놈의 자식들이’, ‘어린놈들이라 생각 없이’라고 비난할 일이 아니다. 한국축구협회의 과한 징계로 선수들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길 바라며, 선수들은 이번 계기로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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