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우리를 위해, 열심히 '악역'을 하고 있다

  • 기자명 홍상현
  • 기사승인 2019.07.02 09: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엔 주로 ‘안젤리나 졸리의 아버지’로 언급되는 존 보이트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한국 관객에게 그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작품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작 <미드나잇 카우보이>도,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장 <귀향>도 아니었다. 아들(릭 슈로더)의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 목숨 건 복귀전에 나서는 전직 복서로 분한 <챔프>다.

1979년 9월 초, 당시로써는 외화사상 최고 가격인 2억 원에 수입되어 중앙극장에서 개봉한 <챔프>는 2년 뒤 설날 시즌까지 상영되면서 55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1981년 1월 13일 현재) 단관개봉에 흥행성적 1ㆍ2위가 성룡 주연의 <취권>(89만여 명), <사형도수>(57만여 명)이었던 사실을 떠올려 보면 실로 엄청난 기록이다. 어리숙한 관객의 눈물을 짜내 재미를 보았다던가, 가부장적 가치관이 확고부동하게 자리 잡고 있던 사회 분위기에 편승했다던가 하는 것은 예측이야 가능할지 몰라도 너무 성급한 단정이다.

셰익스피어 원작 영화로 각광받던 프랑코 제피렐리의 할리우드 데뷔작 <챔프>는 오열하는 아들(재키 쿠퍼)의 얼굴을 비쳐주는 라스트 신으로 유명한 1931년 판의 동명 리메이크다. 1931년 판은 남성 캐릭터를 사회ㆍ경제적 사다리의 상위에 있는 게 아니라 일차적인 보육 제공자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역전된 여성영화(inverted women's film)”라는 평가를 받았다. 뿐인가, 연기 면에서는 성인 연기자와 아역 연기자가 보여주는 케미스트리의 기준으로 회자될 정도였다. 1979년 판은 여기에 ‘캐스팅의 승리’가 더해진다. 당시 아홉 살이던 릭 슈로더는 영화프로듀서 겸 작가, 데일 폴락에게 “수십 년 만에 스크린에 나타난 가장 거부하기 힘든 모펫(moppet)”(《버라이어티》)이라고 칭송받으며 골든 글로브 신인남우상을 거머쥐었다. 21세기가 되어서도 “세계에서 가장 슬픈 영화”로 불리는 1979년 판은 강한 감정적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많은 연구에 활용되는데, 특히 250여 편의 영화 클립을 함께 본 500명의 대상자로부터 가장 슬픈 반응을 얻어낸 UC버클리 심리학과의 실험 결과가 유명하다.

치명적인 부상 때문에 ‘바퀴벌레 마스크’로 전락한 왕년의 슈퍼스타(타나하시 히로시)가 아들을 위해 타이틀매치에 도전한다는 내용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작 <아빠는 악역 레슬러>는 엄연히 다른 원작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한 <챔프>의 유산을 충실히 계승한 것처럼 보인다. 또한 그 한편으로 영화적 완성도와 대중적 인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수없이 잡아본 ‘관록의 베테랑’ 오가와 신지 프로듀서와, 데뷔 당시부터 뛰어난 필력으로 주목받은 ‘영화계의 젊은 피’ 후지무라 쿄헤이 감독의 케미스트리를 통해 <챔프>의 장르적 문법을 맛깔나게 변주한다. 일단 아들 (테라다 코코로)의 ‘역경’에는 아버지의 사회적 좌절 외에도 ‘악당의 아들’이라며 또래집단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총체적 난관’이 더해진다. 한편, 아들을 사랑하고 본인 역시 피해자이지만 결과적으로 아버지를 사지로 몰아넣는 인물은 <챔프>의 어머니(페이 더너웨이)와 달리, <아빠는 악역 레슬러>의 어머니(기무라 요시노)는 남편의 정신적 지주이며 부자간 갈등의 중재자이다. 그리고 세 가족은 세상에 당당하게 반문한다.

패배자라고요? 그게 어때서요? 바퀴벌레 마스크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단 말이에요!

후지무라 쿄헤이 감독은 대학(일본영화대학)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하던 시절부터 줄곧 필력을 인정받아온 이야기꾼이다. 사진: ㈜브리지헤드 제공

홍상현:

잠시 학창시절 이야기를 해보자.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진로를 변경해 영화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보면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있었던 돌발행동 같다. 한 해 200편이나 영화를 보았지 않나. 혹시 그 중에 한국영화도 있었나? (웃음)

후지무라 쿄헤이:

(웃음) 예전에는 할리우드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었는데 고등학생 시절 <쉬리>가 일본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그 영향으로 저도 많은 한국영화를 보았고. 특히 배두나가 출연한 <플란다스의 개><고양이를 부탁해><복수는 나의 것> 3편을 좋아해서 요즘도 종종 다시 본다.

 

홍상현:

필자가 영화를 공부하던 시절, 박찬욱 감독이 특강을 했는데 “좋은 감독이 되고 싶다면, 조감독 생활보다 멋진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노력하라”고 하셨다. 학교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하던 시절부터 줄곧 시나리오로 인정받아온 이력을 보더라도 이미 좋은 감독의 조건을 충족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후지무라 쿄헤이:

제가 너무 너무 좋아하는 박찬욱 감독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아마 틀림없는 이야기 일 거다. (웃음) 그래도... 저는 솔직히 감독이 꼭 각본을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각본은 쓰지 못해도,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감독이야 얼마든지 있으니까. 다만 각본을 “읽는 능력”은 가지고 있어야겠지. 그런 의미에서 학창시절에 시나리오를 전공한 것은 제 큰 재산이다.

 

홍상현:

게다가 2010년에는 영화진흥기구의 청년 영상 크리에이터 프로그램, 'D-MAP'의 감독으로 선정되었다. 전도유망했던 신인시절인데, 의외로 이후 5ㆍ6년간 장편영화를 제작하지 않았다. 2012년 영화제작의 ‘신흥명가’인 브리지헤드와 인연을 맺고 TV드라마 PV 등 다양한 장르를 경험하기는 했지만.

후지무라 쿄헤이:

당시 단편영화 4편을 만든 것이 제 경험의 전부였다. 자주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서는 아주 적은 수다. 그럼에도 연속 드라마의 연출을 맡을 수 있어 정말 감사했다. 편당 한꺼번에 5~6회씩 연출을 하게 되니까 경험치가 대폭 늘어나더라. 물론 영화를 찍고 싶다는 바람은 계속 가지고 있었다.

<아빠는 악역 레슬러>는 영화적 완성도와 대중적 인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수없이 잡아본 ‘관록의 베테랑’ 오가와 신지 프로듀서와, 데뷔 당시부터 뛰어난 필력으로 주목받은 ‘영화계의 젊은 피’ 후지무라 쿄헤이 감독의 케미스트리를 통해 <챔프>의 장르적 문법을 맛깔나게 변주한다. 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홍상현:

그리고 <아빠는 악역 레슬러>의 시나리오 집필에 들어갔다.

후지무라 쿄헤이:

처음 원작을 읽고 나서 이 작품이 갖고 있는 두 가지 보편성에 집중했다. 하나는 ‘부모 자식 관계’의 보편성, 다른 하나가 ‘일’에 대한 보편성이었다.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예쁜’ 일 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삶 속의 많은 장면과 맞닥뜨린다. 이는 어떤 직업이나 마찬가지로써 구질구질하다고 느껴지는 일이나 상사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등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일면을 누구라도 최소 한두 가지는 가지고 살아가게 되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을 ‘악역 레슬러’라는 ‘극한 직업’을 그리기보다 일하는 모든 이들이 공감할 만한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홍상현:

타나하시 히로시 선수는 아예 그 전통이 사라진 한국에도 팬이 있을 만큼 프로레슬링계의 슈퍼스타이고, 이전에 연기를 경험한 적도 있지만, 장편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건 <아빠는 악역 레슬러>가 처음이다. 게다가 당신의 경우, 전통적인 서사와 거리가 있는 작품에서 두각을 보인 연출자였고. 어떤 의미에서 두 사람 모두에게 미지의 도전이었을 텐데.

후지무라 쿄헤이:

타나하시 씨는 언제나 ‘일단 노력하자’는 자세로 일관하는 사람이다. 프로레슬러 활동을 하면서 나머지 시간은 모두 이 영화에 투자해 주셨다. 저로서도 지금껏 만들어 본 적 없는 유형의 작품이라 참고가 될 만한 영화를 보면서 연구했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 그리고 프랑크 제피렐리 감독의 <챔프>다.

 

홍상현:

감독의 입장에서 “배우” 타나하시 히로시 선수는 어떻던가?

후지무라 쿄헤이:

타나하시 씨의 주변에는 늘 사람이 많다. 게다가 다들 웃는 얼굴이다. 이런 모습이 ‘배우’ 타나하시 히로시의 매력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해서 타나하시 씨께도 “연기를 하지 마시라”고 요구했고.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에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상대 배우와 연기를 주고받는 과정을 반복하도록 한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이런 제 디렉션에 당황하셨지만, 이내 제 의도를 파악한 타나하시 씨도 주연배우 역할을 멋지게 해내셨다.

<아빠는 악역 레슬러>에서 등장하는 경기는 일단 스태프들과 타나하시 히로시가 협의를 통해 흐름을 구성하고, 실제나 다름없는 시합을 진행하는 형태로 촬영되었다. 3대의 카메라로 촬영된 선수들의‘리얼 액션’은 최근의 프로레슬링 영화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이는 박진감을 전해준다. 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아빠는 악역 레슬러>의 주인공 쇼타(테라다 코코로)는 아버지의 사회적 좌절 외에도‘악당의 아들’이라며 또래집단에게 따돌림을 당하는‘총체적 난관’에 부딪힌다. 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홍상현:

<챔프>의 릭 슈로더를 연상시키는 테라다 코코로와 ‘무서운 프로레슬러 아저씨’의 케미스트리가 훌륭하던데.

후지무라 쿄헤이:

타나하시 씨와 코코로 군을 나란히 서게 하면 일단 몸집 크기의 대비가 재미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런 상태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부자”로 늘낄 수 있도록 타나하시 씨의 리허설에 코코로 군을 참석시켰다. 가능한 한 둘이서 시간을 보내도록 한 거다. 그 과정에서 코코로 군도 타나하시 씨를 너무 좋아하게 되었고. (웃음) 물론 연기훈련도 했지만 무엇보다 “함께 하는 시간” 자체를 소중히 했다.

 

홍상현:

이미 상당한 경력의 아역배우이지만 코코로 군은 여전히 순박한 매력이 있다. 아역배우와의 작업을 하다 디테일한 연출에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연출자도 많던데 당신의 경우는 어땠나?

후지무라 쿄헤이:

코코로 군은 이미 저와 만났을 당시 아이답지 않은 연기력의 소유자였다. 그런 까닭에 이번에는 거기서 한 단계 더 넘어선 '어른의 연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노력하면 할수록 힘이 들어가 '어른의 연기'로부터 멀어지더라. 이 지점에서 저도, 코코로 군도 무척 고생을 했다. 하지만 몇몇 장면에서 정말 멋진 표정을 보여주더니, 촬영이 진행될수록 제가 요구한 '어른의 연기'에 가까워졌다.

 

홍상현:

악역 레슬러로 나오는 아빠가 싫다는 아들에게 어머니가 “아빠는, 우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어”고 말하는 신에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밖에도 타나하시 선수의 연기를 잘 리드해주는 느낌인데.

후지무라 쿄헤이:

‘일을 한다는 것’은 이번 작품의 주된 테마의 하나였던 까닭에 그 장면의 대사는 무척 중요했다. 게다가 기무라 씨는 이야기의 구도뿐만 아니라 연기 면에서도 다른 두 사람의 기둥이었다. 사실 타나하시 씨의 연기가 (코코로 군과 공연할 때와는) 또 다른 정점을 보여주는 것도 기무라 씨와 함께 등장하는 신에서다. 기무라 씨를 만나기 전의 타나하시 씨가 자신의 연기에만 의식을 집중했다면, 기무라 씨와 함께하게 된 이후부터는 상대의 연기를 “받는다”는 감각을 파악하게 되었으니까. 게다가 기무라 씨는 현장에서 휴식을 할 때도 코코로 군과 함께 놀며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셨다. 단언컨대 그런 그녀가 없었다면 이 영화도 없었다.

후지무라 쿄헤이 감독은“이 작품을‘악역 레슬러’라는‘극한 직업’을 그리기보다 일하는 모든 이들이 공감할 만한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어머니 역의 기무라 요시노는 이야기의 구도뿐만 아니라 연기 면에서도 다른 두 사람(타나하시 히로시ㆍ테라다 코코로)의 기둥이었다. 특히 타나하시 히로시의 연기는 그녀와 함께 등장하는 신에서 아들 역의 테라다 코코로와 공연할 때와는 또 다른 정점을 보여준다. 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나카 리이사는 <아빠는 악역 레슬러>에서 프로레슬링 열혈 팬으로 등장해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들어온다. 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홍상현: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나카 리이사 등 ‘주연급 조연’의 등장도 반갑다. 특별출연까지 하면 캐스트가 상당히 호화로운데, 그럴수록 전체적인 조화를 유지시키는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후지무라 쿄헤이:

대부분 베테랑인 캐스트와 함께한 현장이 정말 즐거웠다. 각자 캐릭터에 대해 깊숙이 파고들어, 인물에게 시나리오 이상의 매력을 더해주었고, 기무라 씨와 마찬가지로 처음으로 주연에 도전하는 두 사람을 서포트해주었다. 특히 프로레슬링 열혈 팬을 연기한 나카 리이사 씨의 연기가 압권이었는데, 그녀의 존재가 영화의 질적 수준을 높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연기자들 간의 조화에 대한 부분은 시나리오 집필 단계에서 프로듀서 오가와 신지 씨와 몇 번이나 구성을 가다듬었다. 그렇게 토대를 구축해 놓은 덕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모든 과정을 진행할 수 있었지. 다만, 몇 개의 훌륭한 신이 편집 과정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어 무척 아쉽다.

 

홍상현:

<아빠는 악역 레슬러>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볼거리가 하나 더 있다. 최근의 프로레슬링 영화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이는 시합 장면이다. 1초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현장감을 어떻게 끌어냈는지 설명을 부탁한다.

후지무라 쿄헤이:

일단 경기의 흐름은 프로레슬링 팬인 스태프들과 타나하시 씨가 협의를 통해 구성했다. 하지만 막상 실제 촬영을 진행해 보니 선수에게 가해지는 부하가 워낙 커서 재촬영이 쉽지 않더라. 실제 시합이나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시합 장면이 한판승부였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그만큼 리스크도 컸고. 3대의 카메라를 세팅해서 선수들의 ‘리얼 액션’을 하나하나 공들여 찍었다. 이를 편집으로 연결하는데 어디까지나 스토리의 범주 안에서 시합 내용을 보여주어야 하니 한계를 어디까지 설정해야 할 것인지 무척 고민되더라. 물론 프로레슬링 팬들께서는 더 보고 싶으실 테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께는 너무 길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 이 부분의 균형감을 위해서 숱한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맞부딪치는 진짜 박력이란 제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아빠는 악역 레슬러>의 또 다른 매력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타이틀매치가 종반에 접어들 때까지도 예상할 수 없는 반전에 있다. 물론 꺼림칙한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 이 영화는 객석에 불이 들어온 뒤 편안한 마음으로 일어날 수 있는 작품이니까. 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아빠는 악역 레슬러>는 프로레슬링을 모르는 분들께도 꼭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일본 개봉 당시, 아무래도 아버지와 아들이 스토리의 중심에 있다 보니 여성관객들의 반응이 기대에 못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거든요. 하지만 기우였습니다. 정말 많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프로레슬링과 세 식구의 열정이 이끌어내는 감동이 바다 건너 많은 분들께 건네질 것이라 믿습니다. 사랑하는 분들의 손을 잡고 함께 관람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 이후 <아빠는 악역 레슬러>의 한국 개봉이 예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하자, 만면에 미소를 띠고 소년 같은 설렘이 가득 느껴지는 메시지를 전한 후지무라 감독. 자신의 포부가 “컬러 키(color key)”를 가진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는 그는 올해 아카데미 3개 부분(각본상ㆍ남우조연상ㆍ작품상)을 석권한 <그린 북>을 예로 들었다. 청색, 녹색, 옅은 황색에 부분적으로 적색이 더해지는 프로덕션 디자인이 영화를 더욱 풍성하고 정련된 느낌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것. 조만간 서사와 비주얼, 양쪽에서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영화작가를 만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 주연배우는 아마도 배두나가 되려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