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테러' 드론은 어떻게 1천㎞를 날아 정밀 타격했나

  • 기자명 강왕구
  • 기사승인 2019.09.1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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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5일(토)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브콰이크(Abqaiq)의 정유시설과 쿠라이스(Khurais)의 원유생산 기지에 대한 드론 공격이 발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에 따르면 십여대의 드론이 토요일 새벽 3시 40분경에 두 곳의 원유 생산 및 정제시설을 공격했고, 이로 인해 사우디의 석유생산 능력의 50% 가량이 축소되었다. 이번 공격의 여파로 국제 원유가는 19%가량 폭등했다.

1. 누가 드론 공격을 수행했나?

공격 직후부터 이번 드론 공격을 수행한 주체에 대해서, 예멘북부를 점령한 시아파 후티반군과 이란이 유력한 용의자로 부상했다. 먼저 예멘의 후티반군은 드론공격 직후에 이번 공격이 자신들이 수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티반군의 군사 대변인은 “사우디아라비아 내부의 정보협조를 바탕으로 십여대의 드론을 발사”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자신들에 대한 공격을 멈출 것을 요구했다. 예멘의 후티반군은 이란의 기술지원을 바탕으로. 아바빌-T(ababil-T)를 개조한 콰세프-1(Qasef-1)을 개발해 군사적으로 사용해왔다. 콰세프-1은 최초에는 사우디가 운용하는 미사일 포대 공격을 목적으로 운용되었다. 미사일 포대의 레이더 신호를 찾아서 이를 파괴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하지만 후티반군은 이후 콰세프-1을 다양한 군사적 임무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후티반군은 주로 원유생산 시설이나 공항 등을 드론을 이용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금년 들어 후티반군은 드론을 이용해 남예멘과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예맨 내전 현황: 예멘은 2014년 시아파 후티반군이 북부의 중심도시인 사나(sanaa)를 점령하자 전면적인 내전으로 확대되었다. 북부는 시아파의 종주국인 이란의 지원을 받고, 남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지원을 받고 있어 점점 더 국제전의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북부 시아파가 비록 인구에서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남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라는 중동의 강국들에 의해 지원되고 있다. 무기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남부가 북부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러한 전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북부의 시아파 반군은 이란이 제공하는 드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 사례들을 보면 북부예멘으로부터 매우 멀리 떨어진 시설까지도 후티반군의 공격범위에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사위디 동쪽 유정에 대한 공격시에는 다수의 드론을 동원한 것을 알려졌다. 이번 아브콰이크 공격과 매우 유사한 형태의 공격을 수행한 것이다.

 

*예멘 반군의 드론공격 일지

2019.1.10 

남예멘의 아나드 공군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해 남예멘군 수명을 사살

2019.5.14

사우디 리야드 서쪽의 유정을 두 대의 드론이 공격했으며, 이로 인해 아람코가 보유한 두 곳이 송유관이 파손

2019.6.17 

사우디의 압하 공항을 드론으로 공격

2019.8. 5

 사우디의 칼리드왕 공군기지, 압하 및 나자란 공항등을 드론으로 공격

2019.8.17 

사우디 동쪽의 유정을 드론 10여대로 공격

 

하지만 미국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다. 미 국무장관인 폼페이오는 공격 직후 트위터를 통해서 이번 공격은 이란이 주도했음을 주장했으며, 예멘의 후티반군이 개입한 증거가 없음을 강조했다. 물론 이란은 이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부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트위터 캡처. 이란을 드론공격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지속적으로 이번 드론 공격의 당사자가 이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격이 발생한 후, 하루가 지난 9월 15일, 미국 정부는 아브콰이크의 정유시설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위성사진은 공격당한 네 개의 정유시설과 파손된 지점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을 공개하며 미국정부는 드론이 공격한 지점이 북쪽, 혹은 북서쪽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드론이 날아온 방향은 예멘이 아니고, 이란이나 이라크임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구글 지도의 위성사진과 공개된 위성사진을 비교해, 드론의 비행방향이 정확히는 서쪽임을 밝혔다. 이란과 이라크도 자신들이 공격 당사자가 아니라며  적극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사우디의 서쪽 방향에는 시리아, 이스라엘 등이 위치하지만 드론으로 공격하기에는 너무나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공격당한 아브콰이크 정유시설의 위성사진. 미국정부가 북쪽에서 공격이 이루어 졌다는 증거로 제시했으나, 사진에서 공격방향은 서쪽으로 추정된다. Credit: U.S. Government/DigitalGlobe, via Associated Pres, 뉴욕타임즈 재인용

 

이러한 미국정부의 주장은 두 가지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드론이 최종 공격 목표의 좌표를 입력하고, GPS(위성항법)를 통해 비행하게 되면, 이륙한 방향에서 공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격이 이루어진 방향을 바탕으로 드론의 이륙지점을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GPS항법이 여러 개의 경로점(waypoint)를 지정할 수 있어, 일단 남쪽에서 날아온 드론들이 목표물의 서쪽에 집결하고 이후 목표물을 향해 돌진할 수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공격방향은 변경이 가능하다는 반론을 받을 수 있다.

두번째는 이번 공격이 매우 정밀하게 이루어진 것을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성사진을 통해서 공격을 받은 정유시설은 직경이 20~30m 정도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목표물을 GPS 좌표만을 통해 공격하는 것은 매우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위성사진은 네개의 목표물이 거의 유사한 지점을 공격받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최소한 1~2m 이내의 정밀도를 가지는 공격기술이 필요하다. 예멘의 후티반군 스스로 이러한 기술력을 확보했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므로 이번 공격은 이란에 의해 주도되었을 것이라는 것이 미국정부의 판단이다. 지금까지 예멘 후티반군이 사용하는 드론들은 대부분 이란에서 제조되었거나, 예멘에서 단순 조립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공격을 이란이 주도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정밀한 공격수준으로 판단할 때, 이란이 상당 수준의 기술지원을 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공격은 예멘의 후티반군이 주도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이란의 대규모 기술지원과 물자 등에 지원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2. 공격에 사용된 드론은?

미국정부는 이번에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드론을 이용한 공격흔적이 열일곱 군데 정도가 확인된다고 밝혔다. 아브콰이크에서는 드론공격으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공격에 사용된 드론들은 대부분 완전연소가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몇몇의 경우에 전소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 경우 잔해물을 분석해서 공격에 사용된 드론의 정체를 유추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앞서 소개한 콰세프-1(Qasef-1) 드론이다. 후티반군은 이 드론을 스스로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용된 기술과 부품들로 유추해보면, 이란의 아바빌-T(ababil-T)를 개조한 모델로 예상된다. 이란의 아바빌은 1980년대부터 이란에서 생산되어 온 매우 오래된 모델이다. 예멘 반군이 개조한 모델인 아바빌-T는 1999년에 정찰, 감시, 레이더기지 공격 등을 목적으로 개발이 완료되었다. 이 모델은 이란에서는 최신 기종이라고는 하기는 어렵다. 이란은 2011년 자국 상공에서 납포한 RQ-170기를 역설계해 매우 고도의 드론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11월 이란 상공에서 운용되던 RQ-170 록히드 마틴에 의해 개발되어 2005년부터 운용된 고고도 정찰 무인기이다. 제한적인 스텔스 기능을 갖추었으며, 아프가니스탄, 한국 등에서 운용되었다. 이란에서 격추된 이후로 RQ-180으로 대체되었다. 당시로는 미국이 보유한 최첨단 무인기인 RQ-170을 이란은 GPS 스프핑이라는 기술로 납포했다. 이란 상공을 비행하던 RQ-170에게 아프가니스탄의 미 공군기지로 착각하게 하는 거짓 GPS신호를 보내서 착륙시킨 것이다. 이로 미루어볼 때, 이란은 드론에 사용하는 고도의 GPS 기술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콰세프-1은 아바빌-T 기체의 후방부를 조금 개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정보당국의 파악에 따르면, 콰세프는 대부분 이란에서 제작되며, 예멘에서는 최종 조립되는 수준이라는 주장도 있다. 콰세프-1은 총중량 80~100㎏에 40㎏의 탑재물을 실을 수 있으며, 최대 700㎞까지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확보된 예멘 반군의 Qafef-1의 잔해

콰세프-1이 유명해진 것은 앞서 소개한 남부예멘군의 공군기지를 후티반군이 콰세프-1을 이용한 테러에 이용하면서부터다.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남부예멘군은 올 1월10일 아덴의 한 공군기지에서 퍼레이드를 벌였다. 후티반군은 이 현장에 자폭형의 콰세프-1을 보내, 공중 20m 상공에서 폭발시켰으며, 마치 크레모아처럼 터진 폭탄이 여섯명의 군인을 사살했다. 이 현장은 영상으로 촬영되어 전 세계에서 생생하게 알려졌다.

 

 

콰세프-1은 처음에는 사우디와 UAE군이 운용하는 미사일 포대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중동의 군사강국인 사우디와 UAE의 지원을 받는 남부예멘군은 북부예멘반군에 비해 월등한 군사무기의 우위를 보여주었다. 이에 대항하는 무기로 이란의 드론이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후티반군은 이 드론을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들어 남예멘과 사우디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테러에 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드론은 우리가 익숙한 취미용 쿼드콥터형 드론이나, 미군이 주로 운용하는 글로벌호크나 프레데터 드론과는 다른 특성들을 가진다. 중국의 DJI가 생산하는 팬텀 등의 취미용 드론은 오랜시간 동안의 장거리 비행이 불가능하다. 취미용 드론은 조종사의 시야내에서만 비행가능하며, 조종사 시계밖이라도 최대 5km 이내에서만 운용이 가능하다. 이번 공격처럼 1,000km 이상을 비행해 원거리를 공격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

미군이 주로 사용하는 고성능 군사용 드론과 비교해서, 후티반군의 드론은 소형이며, 저가형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드론의 크기가 작고 저고도로 날기 때문에 레이더나 적외선 카메라 등으로 탐지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 드론의 진정한 강점은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물론 크기나 운용성능의 차이가 월등해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미군이 운용하는 프레데터는 대당 가격이 약 2천만달러, 원화로 240억원 정도이다. 이에 비해서 콰세프-1은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대당 약 1만5000달러, 원화로 1700만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매우 저렴한 가격이 이란과 후티반군이 사우디나 UAE 등에 가진 상대적 우위요소로 작용한다. 이란과 후티반군이 저렴하게 군용드론을 개발하는 비결은 민수용 상용부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민수부품들은 군용에 비해 신뢰성이나 내구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테러나 자살공격 등을 위한 군용드론에 사용할 경우 매우 탁월한 가격대 성능비를 자랑하는 것이다. 이렇게 민수부품을 이용해 저렴하고, 성능이 우수한 군용드론을 개발해 운용한 가장 좋은 예는 성주 사드포대를 촬영한 북한의 무인기를 들 수 있다.

민수상용부품을 이용해 저가의 군용드론을 개발 사례, 북한 무인기.

 

이번 드론 공격에서 가장 불확실한 부분은 공격에 사용된 드론의 이륙지점이다. 공격 목표가 된 아브콰이크나 쿠라이스는 예멘의 북부에서 아무리 짧게 잡아도 1,000km 이상의 거리에 위치한다. 이라크 남부에서도 700km정도 떨어져 있으며, 이란에서는 500km이상의 거리이다. 콰세프-1은 일반적으로 200km이내에서 운용되며, 아무리 길게 잡아도 700km가 최대 운용범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려진 것 만으로 판단해 볼 때, 예멘북부에서 드론을 이륙시켜서는 공격당한 정유시설에는 닿을 수 없게 된다. 또 이란에서 공격지점으로 날아오기 위해서는 바다를 건너야 하며, 이는 이란과의 분쟁으로 첨예화된 미국의 경계망을 뚫어야 하는 난점이 있어, 이 또한 가능성이 크지 않다. 가장 가능성있는 방안은 탑재 무기량을 줄이고, 15리터 가량의 연료를 더 싣는 방안이다. 이 방법은 기술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3. 어떤 기술들이 사용되었나?

이번 드론에 의한 공격에 가장 많은 의문이 그 먼거리를 어떻게 날아가서, 정확하게 타격했느냐이다. 이는 우리가 경로비행(waypoint navigation)이라는 부르는 기술을 사용해서 가능하다. 드론이 조종사의 시야를 벗어난 비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드론은 미리 주입된 좌표를 따라 비행하게 된다. 이 좌표는 우리가 GPS라 흔히 부르는 위성항법신호를 통해 확인된다. 즉 드론이 날아야 할 좌표들을 드론에 탑재된 컴퓨터에 미리 비행전에 입력하면, 드론이 GPS를 통해 목표 위치로 날아간다. 이렇게 사전에 입력된 좌표로 경로비행을 할 경우에는 아무리 먼 거리를 비행해도, GPS 신호만 끊이지 않으면 매우 정밀한 비행이 가능하다. 공격자들의 정체를 숨기거나 모호하게 하기 위해서, 이번 공격에는 다중경로를 설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즉 드론에게 최종 공격목표의 좌표만을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거쳐가야 할 좌표들을 입력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공격목표에 근접했을 당시에는 목표물의 서쪽을 경유하고, 이후에 매우 빠른 속도로 목표물로 돌진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다중의 경로를 설정하는 것은 소모되는 연료량에서는 조금 손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비행하는 경로가 주요 군사시설이나 대도시 등을 피해서 갈 수 있기 때문에, 은밀한 공격이 가능하게 해 준다. 이번 공격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아마도 공격지점의 정확한 좌표를 얻는 것이었을 듯 하다. 미국정부가 공개한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공격은 매우 정밀하게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목표물의 정교한 좌표를 미리 확보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 후티반군의 군사대변인은 사우디 내부의 정보원을 언급하고 있다. 아마도 사우디 내부의 협력자는 공격목표물의 아주 정밀한 위치 값을 공격자들에게 제공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공격의 또 하나의 특징은 다수 드론에 의한 군집공격이라는 점이다. 후티반군에 의하면 10여대, 미국정부의 분석에 따르면 최소 17대 이상의 드론이 이번 공격에 사용되었다. 이렇게 다수의 드론을 동원한 공격은 방어가 매우 어렵다. 콰세프-1 드론은 최대 탑재 중량이 30~40㎏ 내외이며, 이번 공격에는 별도의 연료를 실어야 했기 때문에 탑재할 수 있는 폭탄의 양은 기껏해야 20㎏ 내외였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다수의 드론을 동원했기 때문에 군집드론의 전체 폭탄의 양은 200~400㎏ 정도가 된다. 이 정도면 토마호크 한기의 폭탄량에 맞 먹는다. 즉 2000만원대의 드론을 10~20대 가량 동원해, 토마호크 한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때 군집드론에 소요되는 비용은 최대 4억정도이다. 이에 반해 토마호크 한기에는 약 14억 가량의 비용이 소모된다.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동일한 군사적 효과가 가능해 질 수 있다. 군집드론이 가지는 또 하나의 장점은 한두대를 떨어뜨려도 나머지 드론이 목표물을 명중시켜, 임무를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토마호크 한대를 저지하면, 방어에 성공하지만 군집드론은 10대에서 20대를 모두 막아야 방어에 성공한다. 물론 토마호크가 방어하기에는 훨씬 힘든 것은 사실이다.

이란은 미군의 드론을 나포해 분석하면서, GPS를 교란하거나, 매우 정밀한 GPS기반의 비행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다수의 드론을 동시에 운용하는 기술도 충분히 확보한 듯 보인다.  이번 공격이 가능했던 이유는 이러한 이란의 고도한 기술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4. 드론 방어와 시사점

이처럼 원거리 타격에 드론을 사용하는 공격은 방어가 매우 어렵다. 일반적으로 드론을 방어하는 단계는 탐지, 식별, 타격으로 구분된다. 드론의 탐지에는 레이더나 광학카메라 혹은 적외선 카메라 등을 사용한다. 드론이 통신에 사용하는 전파를 추적해 탐지하기도 한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소형 고정익 드론들은 지상으로부터 500m 내외로 비행할 가능성이 크다. 크기가 작고, 저고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레이더로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 또, 이륙시 공격할 좌표를 입력하고, 이후에는 지상의 조종사와 모든 교신을 끊고 비행하기 때문에, 전파신호를 추적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어려워진다. 엔진에서 나오는 열을 탐지하는 적외선 추적방식도 있으나, 엔진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 탐지가 쉽지 않다. 취미용 드론들 처럼 배터리와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경우에는, 열의 발생량이 매우 작아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방식은 더더욱 힘들어진다. 현재로서는 저고도탐지레이더와 광학카메라, 그리고 적외선카메라를 복합해 탐지 확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다.

고정익 소형드론은 최종 공격시 최대 순항속도로 돌진하기 때문에 방어도 용이치 않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드론은 360km/h로 비행한다. 1초에 100m를 날아가는 것이다. 소형드론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의 유효거리가 약 5km 정도라고 보면, 탐지 이후 50초 만에 목표물을 포격할 수 있다. 기민하게 대비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소형 드론에 고가의 방공 미사일을 사용할 수도 없다. 소총과 같은 개인화기 등을 사용하는 것이 그나마 합리적이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입증된 방어 수단은 GPS 재밍이다. 하지만 GPS 재밍은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 주변에 있는 모든 GPS 신호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GPS를 사용하는 모든 기기들의 사용이 어려워진다. 침입하는 드론을 조기에 발견하고 GPS재밍을 순간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부수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중요시설을 방어하는 방안이 될 듯하다.

드론을 막는 효율적인 방안으로는 우리가 직사에너지무기(Directed energy weapon)이라고 부르는 레이저나 고주파무기가 있다. 드론이 발견되면 바로 레이저를 발사해 추락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연구단계에 있어 상용화에는 매우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격에 10대 이상의 드론이 동원되었다. 이처럼 저가의 드론을 수십대 사용해 공격하는 전술은 막기가 쉽지 않다. 한 대를 막아도 나머지 드론들이 피해를 입힌다. 또 이처럼 군집드론들은 소형의 저가의 드론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가의 무기를 사용해 막는 것도 비용대비 효과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게 된다.

이번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시설에 대한 군집드론 공격은 여러가지 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먼저 소형 고정익 드론을 군집해 순항미사일과 같이 사용하는 사례가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순항미사일과 비교해 소형드론들은 탑재할 수 있는 폭탄의 양이나 위력이 매우 제한적이다. 공격이 가능한 곳도 정유시설이나 민간공항 등등에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다수의 드론을 동원함으로써 지금까지 한 두대의 드론으로는 가능하지 않았던 군사적으로 유의미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도까지 파괴력이 높아졌다는 것은 충분히 입증했다. 소형드론을 활용한 군집드론공격은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은밀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입증되었다. 군용드론의 확산으로 준군사집단이나 테러리스트들은 또 하나의 효과적인 수단을 확보한 듯 하다. 향후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대응이 필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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