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대 확장" 타다, 택시 대타협안을 찔러보다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19.10.0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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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사실상 택시서비스를 하고 있는 ‘타다’의 VCNC가 지난 7일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타다 운영차량을 현재 1400대에서 내년까지 1만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뒤 파장이 커졌습니다. 택시업계가 반발하고, 국토교통부도 “사회적 갈등을 재현시킬 수 있는 부적절한 조치”라고 비판하자 어제 타다측은 “바뀌게 될 법과 제도를 준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만대로 늘린다는 타다>,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선두를 지켜라

왜 타다는 갑자기 1만대 선언을 했을까요. 1주년 기자회견에 앞서 타다측은 지난 4일 서비스 도착가능지역을 현재 서울, 인천, 분당, 일산, 수원, 과천 등 일부 지역에서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몸집을 불리겠다고 선언은 이미 한 상태에서 1만대 증차라는 구체적인 숫자가 나온 겁니다.

지난 7월 택시업계 개편방안이 나온 뒤 업계가 빠르게 재편될 조짐이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칭 라이언택시가 이르면 이달 출범합니다. 차종 역시 스타렉스, 카니발 등으로 타다와 같은 승합차고 운영대수는 800여대로 타다보다는 약간 적지만 자본력을 앞세운 카카오측이 더 빨리 공격적으로 늘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카카오가 공격적으로 나오면 신규 택시서비스의 대표선수가 타다에서 라이언택시로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타다의 1만대 선언은 업계 1위를 유지하겠다, 이 전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선전포고입니다. 실제 달성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타다 베이직 차량 1만대를 달성하려면 8600대를 구입을 위해 3000억원이 필요한데 타다측은 당장 그 정도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2. 대타협 찔러보기

정부는 중재를 통해 올해 3월 7일 사회적 대타협, 7월 17일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로써 갈등은 봉합됐지만 말 그대로 봉합입니다. 현재 타다는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의 바깥에 있으며 개편방안에 대해 상당히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개편안에 따르면 플랫폼 운송사업자는 정부 허가에 따라 면허를 받게 되며, 이에 상응하는 기여금을 내야 합니다. 면허 총량은 택시 감차 추이에 따라 결정되며 현재 감차 규모는 연간 900대 정도입니다. 현재 타다는 택시면허 없이 렌터카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타다의 1만대 선언은 택시제도 개편방안, 즉 총량제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국토부는 이달 중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의원 발의를 국회에 요청하고 연내 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타다측이 국토부 방안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히며 1만대 증차를 밝히니 나오니 국토부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토부는 렌터카 방식의 서비스 허용범위를 명확히 하겠다며 강경대응했고 타다측이 법을 준수하겠다며 한발 물러난 상황입니다. 하지만 타협안에 불만을 가진 측이 적지 않아 곳곳에서 이런 식의 찔러보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3. 운수법 개정안이란 '화약고'

서울개인택시조합은 8일 타다 운영사 VCNC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다가 정치권력의 비호를 받는 조폭행동을 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죽지 말고 타다 불법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합은 23일 여의도 국회앞에서 1만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택시업계는 타다측을 완전히 불법으로 만들어버린다는 방침입니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 34조는 렌터카를 임차한 사람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지만 예외적으로 11~15인승 승합차는 단체관광을 위해 임차하는 경우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무소속 김경진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관광을 목적으로 6인 이상 승차한 경우에만 운전자 알선을 할 수 있게 변경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럴 경우 타다는 사실상 현행 방식으로는 영업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국토부 역시 예외적인 허용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타다측은 정부와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을 알고 있기에 일단 빨리 몸집을 키워 대마불사로 만들겠다는 겁니다. 앞으로 법개정을 놓고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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