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등장한 '1948년건국론', '5.18가짜뉴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7.08.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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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맞아 ‘1948년 건국론’이 또 다시 등장했고, 올해 첫 천만관객을 동원한 영화 <택시운전사>와 관련된 가짜뉴스가 돌고 있습니다. 지난 한 주간의 팩트체킹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1. 또 다시 등장한 ‘1948년 건국론’

문재인 대통령이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한 데 대해,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1948년 건국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반박하자 JTBC 등에서 팩트체킹했다.

류 위원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제헌국회를 세운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기념해야 한다’며, ‘일제 식민지하 주권이 없었다는 점에서 국가로 인정할 수 있느냐’, ‘19대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쓰는 이상, 1948년 취임한 이승만 대통령을 초대라 인정한다는 것’, ‘1948년 제정된 헌법 전문에서 나온 법통을 이어받았다’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기본적으로 국가라는 것이 성립하려면 국민, 영토, 주권이 있어야 하는데 일제 식민지 하였던 1919년엔 건국의 3대 요건을 갖추지 못한 망명정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미국과 프랑스도 식민지 대표자들이 독립을 결의한 날을 건국일로 정했다며 논쟁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1774년 펜실베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조지워싱턴 등 13개 식민지 대표자들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결의하고 대륙회의에서 독립을 승인한 1776년 7월 4일을 건국절로 지켜오고 있고, 프랑스는 프랑스 혁명의 발단이 된 바스티유 감옥습격 일주년을 기념해 건국절로 정했다.

또, ‘1948년 건국’이 헌법전문에 명시됐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선출되기 전인 1948년 7월17일 제정된 제헌 헌법 전문에도 1919년에 대한민국을 건립했으며 1948년은 재건이라고 밝혔던 것으로 이미 여러 차례 확인돼 류 위원장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1948년 7월17일 제정된 대한민국 헌법 제1호 전문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 우리들의 정당 또 자유로히 선거된 대표로서 구성된 국회에서 단기 4281년 7월 12일 이 헌법을 제정한다”고 되어있다.

또,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하는 측에서 ‘이승만 국부론’을 함께 주장하고 있는데, 오히려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19년 건국’을 계속 언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1948년 7월 24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이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30년 7월 24일 대한민국 대통령 이승만”이라고 했고, 그해 발행된 제1호 관보에도 발행일이 ‘대한민국 30년 9월 1일’이라 명시돼 있으며, 1919년 이 전 대통령이 일왕에게 보낸 건국 통보문에서도 “우리는 대한민국이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주권국가임을 공식 인정해 주기를 바라며 이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조약상의 약속들은 무효로 간주될 것이다. 1919년 4월 23일, 한국이 완전히 조직된 자주통치국가가 됐다”고 적혀 있다.

2. 영화 <택시운전사>와 광주민주화운동 가짜뉴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천만 관객을 넘어서며 관심을 모으자 이와 관련된 가짜뉴스가 극성이라고 한겨레신문이 보도했다.

한겨레신문은 ‘이런 가짜뉴스들은 주로 단체 메신저 대화방에서 돌고 있는데, ‘영화 <택시운전사>의 주인공 힌츠페터는 간첩!’이라는 제목으로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 장면을 보도했던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도왔던 택시운전사 김사복씨가 북한군의 간첩이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민들 가운데 북한 간첩이 있었다’, ‘북한에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북한군들을 추모하는 추모비를 세웠다’ 등의 글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짜뉴스의 출처는 대부분 <뉴스타운>, <올인코리아>등 온라인 '보수매체'로, <뉴스타운>의 ‘영화 택시운전사의 주인공은 간첩!’이라는 글에서 필자는 줄곧 <택시운전사>의 주인공인 위르겐 힌츠페터와 김사복이 실제 북한의 요원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촛불정국 당시 ‘박근혜 정권 퇴진운동’을 주도했던 시민단체들이 ‘남조선 체제 전복·혁명정권 수립’을 주장하는 세력이라고 왜곡하는 글은 온라인 보수 매체인 <올인코리아>에 게시된 글이며, 5·18 당시 광주에서 찍힌 시민들의 사진과 현재 북한 고위 관리들의 사진을 서로 동일인물이라고 비교하는 등 ‘북한군의 5·18 개입설’을 주장하는 사진도 극우커뮤니티와 메신저단체방 등을 통해 다시 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달 ‘5·18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계엄군에 체포된 시민군들이 실제로는 북한 특수군이었다’고 주장한 지만원씨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고 광주지법은 지난 11일 5.18 북한군 배후설을 주장한 지씨와 <뉴스타운>에게 “5·18 단체 등에게 82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한 바 있다.

 

3. 선진국 대입시험 대부분 절대평가?

수능 중 4과목(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1안과 7과목 전부(1안에 국어, 수학, 탐구 택1 포함)을 절대평가하는 2안 중 하나를 이달 말 결정하겠다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다른 나라의 대학입학시험은 어떤지 <뉴스1>에서 팩트체킹했다.

절대평가는 개인의 성취수준에 따라 점수와 등급이 그대로 결정되는 방식으로 대개 원점수나 원점수에 따른 등급을 기준으로 삼는데, 프랑스 바칼로레아, 영국 A-레벨, 독일 아비투어, 핀란드 일리오필라스툿킨토 등이 있다.

객관식이 아닌 서술형, 논술형, 구두시험 등으로 치러지는데 ‘통과 혹은 낙제’의 자격고사 형태이며, 지원전공이나 학과의 적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논술이나 구술 등 다양한 형태의 대학별고사도 치른다.

“주요 선진국의 국가단위 대입시험은 성적변별을 위한 도구라기보다는 학생 개인이 대학교육을 수학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확인하는 수단”이며, “등급이나 점수를 구분하는 범위가 있긴 해도 이러한 기준이 대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의 말을 인용했다.

응시집단의 성취수준 형태에 따라 개인의 위치를 결정하는 상대평가는 동점자 수를 제한해 집단 내 성적분포가 고르다는 특징이 있고 성적변별이 목적으로 “이러한 형태의 완전한 상대평가체제 대입시험을 치르는 나라는 한국 외에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서술형뿐만 아니라 객관식 형태의 대입시험을 치르는 나라들도 대부분 절대평가를 적용하고 있어 ‘세계 각국의 국가단위 대입시험은 대부분 절대평가로 치른다’는 것이 결론이지만, 이를 ‘한국의 입시현장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4. 트럼프 미 대통령, 테러에 가짜뉴스 언급?

가짜뉴스의 단골멤버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비판하려고 가공의 역사적 사실을 트위터에 인용해 논란이 일었다. <관련기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차량이 돌진해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사건이 보도된 지 3시간 만에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바르셀로나에서 벌어진 테러를 비난한다. 스페인을 도와야만 한다. 강해져라.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잠시 후, 아직 이슬람국가(IS)가 테러 배후임을 자처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라고 비난했다. 트윗을 올릴 때만 해도 사망자는 12명이었고 스페인 당국은 ‘테러 공격’이라고 했을 뿐 배후에 대해선 밝히지 않은 때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채 돌고 있는 퍼싱 장군의 이야기를 트윗에 포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퍼싱 장군 이야기를 지난해 2월 당내 대선 경선 캠페인이 시작될 때부터 인용했는데, 세계1차대전 참전 군인인 존 J.퍼싱 장군은 소셜네트워크에서 미국의 필리핀 점령 당시 미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이슬람 반군 50명을 체포해 이슬람 교리상 금기시하는 돼지 피를 묻힌 총알로 49명을 총살하고, 그중 1명만 돌려보내 이 끔찍한 처형 방식을 널리 알리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따라다니는 인물이다.

그러나 여러 언론들이 팩트체크를 통해 이에 대해 사실 여부가 확실치 않다고 보도해왔다. 미국의 팩트체크 전문 사이트인 <폴리티팩트(PolitiFact)>는 ‘대부분의 학자들은 회의론을 표명했으며, 트럼프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의 진위를 밝혀주는 사이트인 <스놉스(snopes.com)>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이 틀렸다고 밝혔다. 퍼싱 장군은 지난 1909~1913년 필리핀 모로지방의 주지사였으며, 자신이 다스리고 있는 모로 지방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5. “뇌 속에 팩트체크 기능 있다”

“우리의 소뇌에 현실과 환각을 구분해 주는 팩트체크 기능이 있다”고 서울신문이 <사이언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사이언스>는 예일대 의대 정신의학과, 이탈리아 고등국제연구대학(SISSA), 영국 막스 플랑크 런던대(UCL) 계산정신의학센터, 스위스 취리히대, 취리히 연방공과대 의생명공학 연구소 공동연구팀의 ‘사람의 소뇌가 현실과 환각을 구분해 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일반인, 머릿속에서 다른 목소리를 듣는 중증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 심령술사를 대상으로 뇌MRI 촬영을 한 결과, 중증 조현병 환자와 심령술사들은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일반인들보다 5배 정도 높았고 특히 환각과 망상을 심하게 경험하는 사람일수록 소뇌의 활동이 적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소뇌는 자세와 균형 유지, 자발적 근육운동 조절과 미래의 움직임을 계획하고 조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주로 하는데, 현실과 망상을 구분하는 ‘팩트 체크’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소뇌에서 ‘팩트 체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 환각이나 망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문은 “우리의 뇌는 과거의 기대와 믿음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현실 감각에 주목하는 ‘팩트 체크’ 과정을 통해 망상에 빠지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이런 팩트 체크 과정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하다”며, “신념과 기대가 지나쳐 객관적 사실을 압도해 나타난 과도한 자기 확신에 자신마저도 속인 사건이 ‘황우석 사태’나 ‘국정 농단 사건’으로, 사회적으로도 팩트 체크가 실패할 경우 이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6. 연합뉴스 이미지 도용 가짜뉴스 유포

연합뉴스는 최근 자사의 이미지를 도용한 가짜뉴스가 일부 커뮤니티에 유포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보도했다.

최근 극우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일베)’ 게시판에 ‘(속보) 북한 탄도미사일 괌방향으로 발사’라는 연합뉴스 출처를 도용한 게시 글이 등록됐는데, 해당 게시 글 작성자는 “가장 무서운 일이 일어났다”며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모바일 뉴스 페이지를 캡처한 듯한 이미지를 첨부했다.

또 같은 날 연합뉴스 로고를 내세워 “한미연합사령부, 3시20분경 북한 괌 방향으로 탄도미사일 발사”라는 글을 합성한 ‘가짜뉴스’도 같은 웹사이트에 게시됐다.

현재 해당 게시 글은 ‘일베’에서 삭제된 상태이지만 게시 글을 캡처한 이미지가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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