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는 가짜뉴스 광고가 실린다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17.11.09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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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업자 책임론도 부각됐다. 페이스북, 구글 등 주요 미디어 사업자들이 가짜뉴스 확산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들은 각종 대책을 내놓았다.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올해 1월 뉴스필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가짜뉴스를 잡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에는 '관련기사'로 가짜뉴스를 밀어내는 한편, 가짜뉴스를 제공하는 페이지는 광고를 이용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9월에는 가짜뉴스와 폭력적인 영상 등에 광고 게재를 금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런 페이스북의 조치가 실제 효과가 있을까? 최근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페이스북은 돈을 받고 뉴스피드에 광고를 올린다. 아래는 11월 7일 필자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광고를 캡처한 사진이다. 

11월 17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광고(sponsored) 캡처 사진

"십억대의 현금을 SNS에서 자랑한 지 몇 시간만에 잔인하게 살해된 중년 여성"이라는 내용과 젊은 여성의 셀카사진, 그리고 'Cheeky Boots'라는 페이지 이름과 원숭이 프로필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페이스북 페이지 cheeky boots에 들어가보니 올해 7월에  첫 글이 게재됐으며 주로 원숭이 사진이 올라와있다. 동물보호단체 페이지로 보인다.

Cheeky boots 페이스북 페이지 화면캡쳐. 동물과 관련된 단체인 것처럼 보인다.

광고의 기사 링크로 들어가보니(스크린샷), 충북 제천에 사는 42세의 여성이 현금을 자랑하다 괴한에게 살해됐다는 기사가 실려 있다. 송종근 기자가 취재했다고 나온다. 그런데 기사를 읽다보니,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 여성이 10억원을 따게 된 곳은 온라인 슬롯게임, 즉 인터넷 도박사이트다. 기사중간에는 도박사이트 링크가 들어가 있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내용으로 클릭을 유도해 도박사이트에 접속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가짜뉴스인 것이다.

해외 불법 도박 사이트 클릭을 유도하는 가짜뉴스 사이트

그런데 이날 페이스북에 올라온 가짜뉴스 광고는 하나가 아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Marine Creature'도 동일한 내용의 불법 도박사이트 클릭을 유도하는 가짜뉴스 광고를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가짜뉴스 페이스북 광고 게재 전략은 다음과 같다. 일단 페이스북에 여러 개의 페이지를 개설한다.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동물, 여성 등 페이지가 만들어진다. 이후 외부에 웹사이트를 여러개를 만든 뒤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내용의 기사를 싣는다. 내용은 진짜일수도 있지만 가짜여도 상관없다. 

기사 중간에는 홍보하길 원하는 내용을 끼워넣는다. 위의 사례처럼 기사내용과 홍보내용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좋다. 한동안 유행했던 일종의 네이티브 광고 전략이다. 그 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돈을 내고 이 기사를 홍보한다. 다수의 사람이 호기심에 가짜뉴스를 클릭하고 원치않는 다른 내용을 보게된다.

결국 페이스북은 불법도박사이트 광고를 승인하고 게재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은 가짜뉴스로를 광고하거나 가짜뉴스로 이득을 얻지 못하게 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어떤 과정을 통해 광고가 승인되고 있는지 페이스북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스파이더맨 주인공의 삼촌 벤 파커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명언을 남겼다. 페이스북은 광고를 승인해 큰 돈을 버는만큼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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