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이 연일 화제다. 국민의 관심은 단연 김경수 의원과 드루킹의 관계겠지만, 일부 언론 보도에 “드루킹 분윳값도 못 벌었다”라는 표현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드루킹 느릅나무 출판사 운영비 11억의 출처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하나는 바로 사이시옷 때문이다. 같은 내용이지만 ‘분윳값’, ‘분유값’, ‘분유 값’이라고 제각각 보도하고 있다.
과연 ‘분윳값’, ‘분유값’, ‘분유 값’ 중 어떤 것이 올바른 표기일까? ‘분윳값’과 ‘분유값’은 이것을 하나의 낱말로 보았다. ‘분유’와 ‘값’의 합성어로 파악한 것이다. 둘의 차이는 사이시옷의 유무다. 만일 ‘분유값’을 하나의 낱말로 간주한다면, 사이시옷의 비밀 (4)에서 확인한 대로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것”에 해당하므로 사이시옷이 들어간 ‘분윳값’이 맞다.
그런데 ‘옷값’이나 ‘떡값’, ‘집값’, ‘밥값’, ‘땅값’ 등 사전에 오른 합성어와 달리 ‘분윳값’은 아직 사전에 올라있지 않다. 따라서 ‘분유’와 ‘값’을 띄어 쓰는 것이 맞다. 언론 보도나 인터넷상에서 흔히 접하는 ‘휘발윳값’, ‘기저귓값’ 등도 ‘휘발유 값’, ‘기저귀 값’이라고 띄어 써야 한다. 그러면 도대체 옷값·떡값이나 휘발윳값·기저귓값이나 형태상 다를 바가 없는데, 왜 앞엣것들은 하나의 낱말로 인정하고 뒤엣것들은 인정을 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 들 것이다.
어디까지나 개인 의견이지만, 물건을 뜻하는 명사 뒤에 ‘값’이 올 경우, 바로바로 사전에 올리지 못한다 하더라도 너그럽게 둘을 붙여 쓰고 하나의 낱말로 받아들이는 것이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이것은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가격’, ‘대금’, ‘비용’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규정하고 있는 ‘값’의 설명에서 ‘일부’만 떼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럼 이제 오늘의 본론으로 들어가 제30항 2의 (2)에 대해 살펴보자.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30의 2의 (2)는 다음과 같다.
제30항 사이시옷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받치어 적는다. 2.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2)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것 |
예시된 5개의 낱말 중 ‘곗날·제삿날·훗날’과 같은 형태의 ‘단옷날[다논날]’이 있지만, 일상에서 흔히 쓰는 ‘이삿날’이나 ‘휴갓날’ 등은 사전에 올라있지 않다. 따라서 ‘이사 날’, ‘휴가 날’ 등으로 써야 한다. 양칫물과 같은 형태의 ‘세숫물[세ː순물]’도 ‘한자어 세수(洗手) + 순우리말 물’이어서 사이시옷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