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형 세탁건조기’ 출시 화제, 20년 전과 뭐가 다르지?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4.02.2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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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히터 방식 대신 저온 제습 방식 적용
건조시간 및 전기 소모량, 옷감 손상 줄여

LG전자와 삼성전자에서 새로 출시한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꿈의 세탁기’, ‘게임체인저’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높은 판매고가 기대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이미 20년 전에도 나왔던 제품인데 왜 화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관련한 내용을 확인해 봤습니다.

기사 댓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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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두 회사가 출시한 세탁건조기는 기존에 세탁기와 건조기를 위아래로 배치했던 일체형에서 나아가 완전히 하나로 합쳐진 올인원 제품입니다. 세탁물을 옮기는 수고를 덜 수 있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두 회사는 지난해 9월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IFA 2023’에서 나란히 세탁건조기 신제품을 공개했는데, 해외 유력 매체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관심이 커졌습니다.

앞서 댓글 반응처럼 건조기능이 포함된 세탁기가 출시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삼성전자는 살균건조까지 할 수 있는 드럼세탁기를 지난 2003년 3월 26일 첫 출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옷감 손상이 심하고 건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습니다. 먼지와 보풀 제거가 잘 안 되고 건조가 완전하지 않다불만도 나왔습니다. 결정적으로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에너지 소모량이 많았습니다. 전기소비량이 일반 세탁 시보다 5~6배 넘게 나와 소비자들이 사용을 꺼려할 정도였습니다. 드럼세탁기의 건조기능이 전기로 만든 열풍을 통해 세탁물을 말리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건조에 드는 시간도 세탁의 약 5배 정도에 달하고 전기소모도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류건조기는 크게 △벤트(vent, 열풍배기식 건조) 방식 △콘덴싱(condensing, 열풍 제습) 방식 △히트펌프(heat pump, 저온 제습) 방식으로 분류됩니다.

이미지 출처: 삼성전자 홈페이지
이미지 출처: 삼성전자 홈페이지

벤트 타입은 히터로 공기를 뜨겁게 데워 건조하는 방식인데, 건조에 사용한 열을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큰 반면, 콘덴싱 방식은 열을 배출하지 않고 제품 내부에서 다시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히트펌프 방식은 콘덴싱 방식의 일종이지만 히터 대신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을 활용해 빨래의 수분을 빨아들이는 저온 제습 방식입니다. 옷감 보호에도 유리하고 모터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콘덴싱 방식보다 에너지 효율이 50% 높습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이번에 출시한 제품들은 과거 히터 방식 일체형 제품과는 달리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을 활용해 빨래가 머금은 수분만 빨아들이는 저온 제습 방식 건조를 적용해 단독 건조기 수준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히터 방식 건조기와 비교해 건조 시간을 최대 60% 절약할 수 있으며, 건조하는 옷감이 손상될 염려도 줄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전 제품보다 개선된 성능에 비해 제품가격에 대해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제품의 출고가는 399만9000원이며, LG전자는 프리미엄 라인을 먼저 출시하며 690만원의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공간 활용도를 낮춰 세탁기와 건조기를 별도로 구매할 경우에는 200~300만원 정도면 가능합니다. 기술적인 성취에 대한 호평과는 별개로 초기 판매 실적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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