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국제보고서 “한국 민주주의 후퇴하고 있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4.03.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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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V-DEM 연구소 ‘한국, 자유민주주의 지수 28→47위’
"‘민주화에서 독재화’로 전환 국가, 언론 자유도 위축"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내용의 국제연구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의 독립 연구기관인 V-Dem(브이뎀, Varieties of Democracy: 민주주의다양성 연구소)는 지난 7일 공개한 연례보고서 <민주주의 리포트 2024: 투표에서의 민주주의 승패>에서 한국을 “민주화에서 독재화(autocratization)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민주주의 리포트 2024' 보고서 표지 갈무리
'민주주의 리포트 2024' 보고서 표지 갈무리

브이뎀 보고서에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지수(LIBERAL DEMOCRACY INDEX, LDI)는 0.60을 기록했습니다. 조사 대상 179개국 중 47위에 해당합니다. 1년 전 보고서에서 한국의 LDI는 0.73으로 28위였습니다.

브이뎀의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선거민주주의, △삼권 분립과 시민자유, △표현의 자유, △평등 등 관련 지수를 바탕으로 산출하는데, 지수범위는 0에서 1까지로 1에 다가갈수록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의미합니다.

특히 이번 브이뎀 보고서는 지표 하락세가 뚜렷한 나라를 ‘민주화가 독재화(autocratization)로 전환 중’으로 분류했는데, 이 카테고리에 포함된 42개국 중에 그리스, 폴란드, 홍콩, 인도,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필리핀 등과 함께 한국도 있었습니다. 이 중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민주화 진전이 끝난 후, 5년 이내에 독재화가 진행되는 경우”로 보았습니다. 자유민주주의 최상위 그룹인 32개국 중 독재화 국가로 분류된 곳은 한국이 유일했습니다.

보고서 '독재화 전환 중' 항목 갈무리
보고서 '독재화 전환 중' 항목 갈무리

보고서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으로 한국의 LDI가 진전됐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이후 발생한 성 평등에 대한 공격, 전임 정권과 야당을 향한 강압적 조치, 언론자유 위축 등을 평가지수 하락 이유로 설명했습니다.

또한, 보고서는 한국을 ‘언론자유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는 20개국’ 중 하나로 꼽기도 했습니다. 정부 검열에 의해 언론인들에 대한 괴롭힘이 이뤄지고, 언론의 권력 비판이 약해진 국가들입니다. 특히 한국과 그리스가 20개국에 포함된 데 대해 “언론·표현의 자유 침해는 가혹한 독재국가들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독재화 국가가 2003년 11곳에서 2023년 42곳으로 20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민주주의의 후퇴가 세계적인 현상이라고도 분석했습니다.

Democracy Index 2023 유튜브 영상 갈무리
Democracy Index 2023 유튜브 영상 갈무리

한편, 한국은 브이뎀 지수와 함께 민주주의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수인 ‘EIU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에서는 4년 연속 ‘완전한 민주주의’ 범주에 속해 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지난 2월 14일 공개한 연례보고서 <EIU report : Democracy Index> 2023’에 따르면,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 평가 총점은 10점 만점에 8.09점으로, 8.0이 넘을 경우 해당하는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순위로 보면 전년보다 두 계단 상승한 22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은 2020년 23위, 2021년 16위, 2022년에는 24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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