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인구가 가장 많은 연령? 61년생 vs 71년생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3.09.1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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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생 최다 인구’ 보도는 집계 기준 착오
2022년 12월 31일 기준 인구 최다 연령은 1971년생
공식통계상 출생아수가 가장 많았던 해도 1971년

<늙어가는 한국, ‘1961년생’ 최다 인구…>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관심을 모은 기사(이하 ‘61년생 최다’ 기사)입니다. 인터넷커뮤니티와 SNS에서는 “‘58년 개띠’나 70년~72년생이 가장 많은 줄 알았다”는 댓글이 많이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가 나온 며칠 뒤 행정안전부가 “인구가 가장 많은 연령은 51세(1971년생)”라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어떤 게 진실인지 따져봤습니다.

 

기사 및 보도자료 갈무리
기사 및 보도자료 갈무리

‘61년생 최다’가 아니라 ‘62세 최다’, 1971년생이 가장 많아

우선 '61년생 최다'와 '71년생 최다'는 비교 시점이 다릅니다. 전자는 2023년 7월 기준 주민등록인구 조사 결과입니다. 후자는 2022년말이 기준입니다. 기준이 다르니 어느게 맞는지 틀린지 판단이 어렵습니다. 

'61년생 최다' 기사에 따르면, 62세는 94만3624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은 52세가 93만6410명으로 62세보다 7천명 정도 적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대표로 흔히 많이 언급하는 ‘58년 개띠’는 74만2650명이었습니다. 결국 62세(기사에서 1961년생으로 언급)가 연령별 최다인구를 차지했습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사이트에서 실제 수치를 확인했습니다. ‘61년생 최다’ 보도와 같이 지난 7월(31일 기준) 국내 주민등록인구 5138만7133명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연령은 62세로 94만3624명이었습니다. 52세(936,410명)는 두 번째, 54세(930,988명)가 세 번째였습니다.

‘61년생 최다’ 기사가 나온 3일 후에 행정안전부가 배포한 자료는 「2023 행정안전통계연보」였습니다. 행안부 자료에 따르면, 인구가 가장 많은 연령(최대비중 인구연령)은 93만911명이 등록된 51세(1971년생)였습니다.

자료를 배포한 행정안전부에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행안부 담당자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행안부가 배포한 자료는 매년 말일(12월 31일)을 기준으로 발간하는 연간 통계이고, ‘61년생 최다’ 기사가 인용한 통계는 2023년 7월 31일 기준 월간 통계다.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인구통계를 낸다면 행안부가 배포한 2022년 12월 31일 통계가 맞다”고 말했습니다.

‘61년생 최다’ 기사에서 보도한 2023년 7월 31일 기준 62세는 1961년 1월~12월생이 아니라 ‘1960년 8월 1일~1961년 7월 31일생’이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기사에서 52세는 1971년생 전체가 아니라 ‘1970년 8월 1일~1971년 7월 31일생’이라는 것입니다. 행안부 담당자는 “2023년 12월 31일에 새로운 통계가 나오겠지만, 2022년 12월 31일 기준으로는 1971년생이 최다연령인구”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3년 8월 31일을 기준으로 하면, 최다연령인구는 52세로 나옵니다. 52세(1970년 9월 1일~1971년 8월 31일생)는 93만9878명, 한 달 전 가장 많았던 62세(1960년 9월 1일~1961년 8월 31일생)는 93만8187명으로 두 번째 많은 연령대였습니다. 집계 시점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면서 다른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61년 최다’ 기사가 근거로 한 행안부 주민등록 통계사이트에서 검색조건을 연간기준인 2022년(12월31일 기준)으로 바꾸면, 51세(1971년생 전체)은 93만911명으로 54세(1968년생, 91만1148명), 53세(1969년생, 91만99명)을 제치고 최다연령인구를 기록했습니다. 52세(1970년생)가 90만5532명으로 4번째, 61세(1961년생)은 88만8491명으로 62세(1960년생) 89만5275명이 이어 6번째로 많았습니다.

현재 주민등록 인구상 최대비중 인구연령은 1971년생이 맞습니다. ‘61년생 최다’ 기사는 제목과 내용을 ‘62세 최다’로 바꾸는 게 맞습니다.

대한민국의 출산율 추이: 동향 및 전망 논문 갈무리
대한민국의 출산율 추이: 동향 및 전망 논문 갈무리

출생아 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위키백과 vs 통계청

주민등록 인구는 '현재'를 기준으로 합니다. 흔히 언급하는 '베이비붐' 즉 가장 출생아가 많았던 해는 언제일까요?

통계청의 인구동향 조사는 1970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공식통계는 1970년생부터 확인이 가능합니다. 1970년생은 100만6645명, 1971년생은 102만4773명, 1972년생은 95만2780명, 1973년생 96만5521명, 1974년생은 92만2823명이 태어나 공식 집계 이후로 가장 많은 아이가 태어난 시기로 기록됐습니다. 1975년부터 연간 90만 명대 이상의 아이가 출생한 해는 없었습니다.

비교대상이 된 1961년과 1958년에는 몇 명이 태어났을까요?

블로그나 온라인커뮤니티 등 인터넷에서 종종 볼 수 있는 1970년 이전 연도별 출생아 수 통계는 대부분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언론보도도 1970년 이전 출생아수를 언급하고 있지만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인터넷 이용자들이 많이 찾는 ‘위키백과’와 ‘나무위키’도 1925년~1969년 출생아수 통계를 제시하고 있지만,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나무위키는 위키백과를 근거라고 했고, 위키백과가 제시한 근거 링크는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통계청은 1960년대 출산 통계와 관련해, “현재와 같은 방식의 인구동향조사는 1970년부터 실시되어, 1970년 이전의 출생아 수 및 합계출산율에 대하여 통계청에서 작성한 자료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1970년 이전 정부의 공식 인구 통계는 1925년부터 5년(1925-1930-1935-1940-1944-1949-1955-1960-1966)마다 실시된 총인구조사가 있습니다. 5년 주기 조사여서 1년 단위 통계를 찾기도 어렵지만, 세부항목도 변동이 많아 특정년도의 신생아 통계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1966년 조사에서는 1년간 출생아수가 86만6440명으로 나와 있지만, 출생기준이 1965.10.1.~1966.9.30.이고, 출생아 중 1년 내 사망자 수가 1만8460명에 이를 정도로 신생아 사망률이 높은 시기여서 1년간 생존 출생아수를 별도로 집계하기도 했습니다.

이전인 1960년 조사에서는 최저연령으로 1세 인구를 통계항목으로 했는데, 81만8131명으로 집계됐고, 1955년 조사에서는, 0세 인구 834,751명, 1세 인구 668,48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같은 한계 때문에 인구관련 공식보고서와 논문은 1970년 이전 출생아수가 필요한 경우, 출생률, 출산율, 조출생률을 근거로 추산한 수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은 2012년 8월 2일 공개한 <베이비부머 및 에코세대의 인구·사회적 특성분석-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중심으로-> 자료에서, “우리나라에는 1960년 이전 출생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인구추계나 인구동태 자료가 없어 베이비부머를 선정하는데 애로가 있음. 따라서 이번 자료는 인구센서스와 생명표를 이용해 1960년 이전 출산율 및 출생아 수를 간접 추정하여 검토하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앞서 위키백과는 1959년부터 1969년까지 11년 동안 1965년을 제외하고 매해 100만 명 이상의 신생아가 태어난 것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통계청의 추정자료에는 1960년~1969년까지 100만 명 이상이 태어난 해는 없었습니다.

통계청 자료 갈무리
통계청 자료 갈무리

2022년 11월 14일 경희대의대·차의과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Birth Rate Transition in the Republic of Korea: Trends and Prospects(대한민국의 출산율 추이: 동향 및 전망)> 논문에서도 1941년~1964년까지는 조출산율과 총출산률을 근거로 한 출생 추세만 제시했지만, 1965년부터 1969년까지 출생아수는 1970년 출생아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통계청의 공식 통계상 한국에서 가장 많은 아이가 태어난 해도 1971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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