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가짜뉴스 퇴출’ 외치는데, 네이버는 팩트체크 종료?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3.09.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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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SNU팩트체크 지원 중단 이어 팩트체크 코너도 개편
‘가짜뉴스’ 최선 대응책 ‘팩트체크 저널리즘’... 한국에서는 위기

네이버가 뉴스홈에 게시하던 기존 팩트체크 메뉴를 26일자로 종료한 가운데, 해당 코너에 참여중인 32개 제휴 언론사 기자들이 공동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네이버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네이버 뉴스 팩트체크 서비스는 2018년 1월 29일부터 서울대 SNU팩트체크센터와 32개 제휴 언론사가 꾸려온 서비스로 지금까지 4700개 이상의 팩트체크 기사를 게재하며, 국내 팩트체크 저널리즘 확산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SNU팩트체크 공개 입장문 갈무리
SNU팩트체크 공개 입장문 갈무리

SNU팩트체크 제휴 언론사 기자들은 25일 발표한 ‘네이버 <팩트체크> 종료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우리 SNU팩트체크 제휴 언론사의 팩트체커들은 네이버의 이 같은 결정에 분노와 탄식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네이버의 <팩트체크>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 센터와 제휴한 언론사 기자들이 지난 6년간 축적해온 국내 유일의 체계적 팩트체크 콘텐츠다. 32개 제휴 언론사들은 매체의 종류나 이념적 성향을 가리지 않고 망라돼 있으며 지금까지 4700개가 넘는 팩트체크 기사를 생산해 네이버를 통해 시민들에게 제공해 왔다.”며, “네이버가 지난 6년간 한국의 팩트체크 저널리즘 발전에 기여해 온 박수받을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한다. 이는 언론사에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닌 플랫폼 기업의 마땅한 의무”라고 촉구했습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가짜뉴스 퇴출’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외 학계와 언론계에서 ‘가짜뉴스(허위정보)’에 대한 최선의 대응책으로 평가받고 있는 ‘팩트체크’는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현 정부 들어 시민 팩트체커 교육 사업을 진행하던 ‘팩트체크넷’이 정부 예산 지원 축소로 해산하고 주요 언론사의 팩트체크 코너 활동이 위축되는 등 민간의 자율적인 팩트체크도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지난해부터 SNU팩트체크가 ‘좌편향’돼 있다며 네이버의 재정 지원을 비판해 왔습니다.

앞서 네이버는 SNU팩트체크센터와 한국언론학회를 통한 팩트체크 언론사 재정 지원도 모두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번 네이버의 조치는 국내 팩트체크저널리즘 확산에 큰 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서비스 종료가 아니라 개편이라는 입장입니다. 현재 네이버 뉴스서비스 팩트체크 코너는 각 언론사가 팩트체크로 자체 분류한 기사 모음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담당자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최근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답정너(’답은 정해져있고 너는 답만 하면 된다’라는 의미의 속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털 사이트들의 대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밝혔습니다.

2017년 3월 출범한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는 지난 6월 세계 최대 팩트체크 컨퍼런스 행사인 글로벌 팩트10을 서울 코엑스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팩트체크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현재 SNU팩트체크에 참여하고 있는 언론사는 JTBC, KBS, MBC, MBN, SBS, TV조선, YTN, 노컷뉴스, 뉴스원, 뉴스톱, 뉴스포스트, 뉴시스,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시사위크, 아시아경제, 여성경제신문, 연합뉴스, 오마이뉴스, 이데일리, 일요서울, 전북일보, 조선일보, 중부일보, 중앙일보, 채널A, 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 한국일보 등 32개사로, 각사 팩트체크 담당 기자들은 불편부당성 및 비당파성 견지 등 ‘SNU팩트체크 원칙’에 따라 기사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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