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력지 “한국의 트럼프가 민주주의 훼손하고 있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4.03.1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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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 윤 대통령을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 비유
"자신에 대한 비판은 ‘가짜뉴스’, ‘싸워야할 상대’로 간주 및 공격"

독일 유력 일간지인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가 윤석열 대통령을 ‘한국의 도널드 트럼프’라고 빗대며, “한국의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는 9일 출고한 <Südkoreas „Donald Trump“ legt die Axt an die Demokratie> (한국의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상대를 박해하고, 비판세력을 비방하고, 증오를 심는다. 이미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던 일이 동아시아 국가(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권을 비판하는 세력을 탄압하고 자신에 대한 비판에 귀를 닫는 모습이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닮았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기사 원문 링크)

* 기사 제목의 ‘legt die Axt’는 한국어로 직역하면 ‘도끼를 놓다’인데, 일반적으로 ‘무언가를 없애기 위한 조치를 취하다, 훼손하다’로 의역됩니다.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 기사 갈무리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 기사 갈무리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Berliner Morgenpost)는 독일 베를린에서 발행되는 일간신문으로 1898년 창간돼, 현재 베를린에서 두 번째로 많이 읽히는 유력언론입니다.

해당 기사는 서두에서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수여식 강제 퇴장 사건을 언급하며, “한국에서 ‘대통령은 비판을 감당할 수 없나’,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해 있나’ 등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카이스트에서 축사를 하던 도중 한 졸업생이 ‘연구개발(R&D) 예산을 복원하라’고 항의하자,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그를 제지하며 밖으로 끌고 나간 사건입니다.

이어, “그의 리더십 스타일과 민주주의 관계에 대한 언급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있었다.”며, ‘여성부 폐지’와 ‘대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고강도 검찰 수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 축출’ 등은 “윤 대통령은 자신에게 반박하는 사람을 ‘싸워야 할 상대’로 간주한다. 윤 대통령이 ‘한국의 도널드 트럼프’로 여겨지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윤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와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부르며 억압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가짜뉴스는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무엇이 가짜뉴스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를리너모르겐포스트는 혐오와 혐오발언이 온라인에서 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주목했습니다. 지난 1월에 있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사건을 언급하며, 정치적인 논쟁이 온라인에서의 혐오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한국일보는 해당 기사를 소개하며 “독일의 공신력 있는 매체가 한국 대통령의 통치 방식에 주목한 것도, 높은 수위의 비판을 가한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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