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영화 '기생충' 로컬시상식 '아카데미'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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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영화 '기생충' 로컬시상식 '아카데미' 넘을까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20.01.07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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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행간] 한국 최초 골든글로브 받은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어제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한국 영화 중 골든글로브 수상은 최초입니다. 골든글로브에서 기생충이 수상하면서 2월에 열리는 미국 최고 권위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상 수상 전망도 한창 높아졌다는 분석입니다. <한국 최초 골든글로브 받은 기생충>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1인치의 장벽

봉준호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자막, 서브타이틀의 장벽을.. 장벽도 아니죠 한 1인치 정도 되는 그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오직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영화입니다.”라고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봉 감독의 자막이라는 장벽을 얘기한 건 미국 영화계의 폐쇄성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인들은 자막있는 영화를 잘 보지 않습니다. 자국에서 영어로 만들어진 영화가 끝도 없이 나오는데다,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해외 영화가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막 영화는 미국 영화계에선 마이너 중의 마이너입니다. ‘기생충이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못 오른 이유는 최소 50% 영어대사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규정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1인치의 장벽은 봉 감독이 1인치, 2.54센티미터의 자막을 넘지 못하는 미국 영화인과 미국 영화계의 폐쇄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1인치의 장벽이지만, 해외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만리장성 같은 높은 장벽이었데 봉감독이 한국 최초로 이 만리장성을 넘은 겁니다. 아시아권에선 일본 ‘24개의 눈동자대만 와호장룡등이 같은 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2. '한국적 보편서사'의 가능성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적으로 히트했지만 뮤직비디오가 처음 나왔을 땐 그 누구도 이를 예상하지는 못했습니다. 완벽하게 한국적인 클리셰들로 가득차 있는 강남스타일은 경쾌한 리듬과 말춤이라는 차별화된 춤, 그리고 허세라는 보편성을 통해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편적인 서사로 녹여낸 것입니다.

기생충은 한국적인 보편서사의 가능성을 영화에서 구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지하방 등 한국적인 요소가 다분했지만 빈부격차와 양극화 등 계급 갈등은 전 세계적 현상이기에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고학력 실업자의 존재, 생존을 위한 약자들끼리의 사투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여기에 기생충 특유의 유머코드는 국경을 넘나드는 강력한 무기가 됐습니다.

문화평론가 김성수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배우들만 현지 사람들로 바꿔 어느 나라에서 찍더라도 호소력 있는 이야기라고 평가했습니다. 기생충은 해외에서 리메이크될 가능성이 높은 영화입니다.

 

3. '로컬 영화'로 '로컬 시상식' 넘을까

기생충이 미국에서 흥행을 하면서 봉 감독 일행은 100차례 이상 미국에서 인터뷰를 했는데요. 가장 화제가 됐던 인터뷰 중 하나가 바로 로컬발언이었습니다. 미국 매체 벌처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영화는 왜 단 한작품도 오스카 후보에 오르지 못했냐는 질문에 봉 감독은 오스카는 로컬이기 때문이라고 답을 해 화제가 됐습니다. 미국인들은 맞아 아카데미는 칸느나 베니스처럼 국제영화제가 아니라 지역 시상식이지라고 말을 했습니다..

미국지역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가 시상식이 29일에 열립니다. 아카데미상 선정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메디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데요. 투표권은 5년이상 작품활동을 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현재 회원은 대략 6천명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에는 봉준호 감독 본인과 홍상수, 이창동, 배두나, 하정우, 조진웅, 김민희, 이병헌, CJ 이미경 부회장, 영화 기생충 홍경표 촬영감독 등이 회원입니다.

아카데미는 올해 신규 회원 중 여성이 50%, 유색인종이 29%이며 이들의 국적은 59개국에 걸쳐 있다고 밝혔습니다. 회원의 다양성이 높아지면서 기생충의 수상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카데미에는 골든글로브처럼 영어대사 제한이 없기 때문에 기생충이 작품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생충은 현재 아카데미 국제영화상과 주제가상 두 부문 후보에 올라 있습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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