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이명박 G20' 보도, '문재인 G7'보다 4.3배 많았다

'이명박 정부 G20 회의' vs '문재인 정부 G7 참석' 보도 양적·질적 분석해보니

  • 기사입력 2021.06.15 12:00
  • 최종수정 2023.03.07 12:12
  • 기자명 이나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박 3일 동안의 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쳤다. 올해 G7 정상회의 개최국인 영국의 존슨 총리 초청으로 호주·남아공·인도 정상과 함께 회의에 참석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 우리나라가 2년 연속 초청된 것은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G7 국가들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G7 정상회의는 코로나 이후 중단되었던 다자 정상회의가 재개되는 것일 뿐 아니라 주요국과 활발한 양자 정상 외교를 펼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영상 15초부터

G7은 ‘주요 7개국 모임’으로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선진 7개 국가가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G7 회원국은 아니지만,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초청을 받은 데 이어 2년 연속 G7 정상회의 초청을 받게 됐다. G7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보건, 열린사회와 경제, 기후변화와 환경을 주제로 개최되는 확대회의 3개 세션에 참석하고, 주요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가진다는 계획이다. 이후에는 오스트리아 대통령과 스페인 국왕의 초청으로 오스트리아와 스페인을 각각 국빈방문할 예정이다.

그런데 일부 SNS와 커뮤니티에서 “언론이 문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초청에 대해 의도적으로 침묵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언론보도의 양이 터무니없이 적다는 것이다. 이어 “이명박 정권 시절이었던 지난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회의 당시에 언론의 적극적 행태와 비교된다”며, 이른바 언론의 ‘선택적 보도’를 비난했다. 

소셜미디어 갈무리
소셜미디어 갈무리

문 대통령의 이번 G7 정상회담 참가를 바라보는 언론의 태도가 ‘2010년 G20’과 정말로 차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다른지 <뉴스톱>이 팩트체크 했다.

 


먼저 2010년 G20 정상회담과의 보도량 차이를 분석했다. 2010년과 현재, 언론사 종류와 수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포털 검색 결과로 차이를 판단하기 어려워 언론진흥재단이 제공하는 뉴스검색·분석 사이트 ‘빅카인즈(BIG KINDS)’ 검색 결과를 비교했다. 대상 언론사는 중앙지, 경제지, 지역종합지, 방송사, 전문지 등 총 54개로 동일하며, 기간 역시 3일로 같다.

◈ 2021년 문재인 대통령 G7 초청 보도

이번 G7 정상회의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사흘간 'G7'을 포함한 기사의 수와, 'G7'과 '문재인'을 모두 포함한 기사의 수를 살펴봤다.

빅카인즈 검색 결과 갈무리
빅카인즈 검색 결과 갈무리
빅카인즈 검색 결과 갈무리
빅카인즈 검색 결과 갈무리

그 결과, ‘G7’이 포함된 기사는 총 845건으로, △YTN 102건 △아시아경제 66건 △머니투데이 57건 순이었다. ‘G7’과 ‘문재인’이 모두 포함된 기사는 총 481건으로, △YTN 51건 △머니투데이 41건 △세계일보 32건 순이었다.

 

◈ 2010년 G20 서울 개최 보도

G20은 G7과 유럽연합(EU) 의장국, 신흥시장 12개국 등 세계 주요 20개국을 회원으로 하는 국제기구로, 1999년 창설됐다. 이명박 정권이던 2010년, 제5차 정상회의가 11월 11일부터 12일까지 서울특별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돼 큰 화제를 모았다. 형평성을 위해 2010년 11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언론 보도량을 살펴봤다. 

빅카인즈 검색 결과 갈무리
빅카인즈 검색 결과 갈무리
빅카인즈 검색 결과 갈무리
빅카인즈 검색 결과 갈무리

검색 결과, 해당 기간 ‘G20’이 포함된 기사는 총 3645건으로, △매일경제 500건 △머니투데이 298건 △아주경제 279건 순이었다. 이는 조선일보와 YTN 기사가 포함되지 않은 숫자인데, 조선일보의 경우 2018년 7월 8일 이전 기사는 ‘빅카인즈’와 포털 상에 남아 있지 않아 신문 스크랩 서비스 ‘스크랩마스터’를 통해 총 126건의 기사가 있음을 확인했다. 여기에 YTN 180건까지 합치면 4000건 가량의 기사가 나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G20’과 ‘이명박’이 모두 포함된 기사는 1103건으로, △매일경제 115건 △아주경제 87건 △파이낸셜뉴스 62건 순이었다. 조선일보 34건, YTN 73건을 합치면 1200건이 가량의 기사가 보도됐다.

 


다음으로 두 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보도 태도 차이를 분석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비교를 위해, 국내 주요 신문사들의 지면 1면을 비교했다. 매체는 국내 유일 신문부수 인증기관 ABC협회가 지난 11일 공개한 2021년 유료부수 인증결과에 따라, 상위 5개 매체인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중 지면 서비스가 종료된 ‘매일경제’를 제외한 4개를 살펴봤다.

◈ 2021년 문재인 대통령 G7 초청 보도

11일 지면 1면에는 △공수처 윤석열 수사 착수 △광주 건물 붕괴 △누구나집 공급 발표 등의 이슈와 함께, ‘G7’과 관련한 내용은 △왕위 중국 외교부장의 압박 메시지 △바이든의 첫 해외순방이 등장했다.

12일 지면 1면에는 G7 관련 기사가 하나도 실리지 않았다. 대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 이슈가 1면을 덮었다.

13일 일요일은 신문이 발행되지 않아 14일 지면을 살폈다. 지면 1면에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G7 성명에 담긴 중국견제 내용을, 동아일보 역시 ‘B3W’에 담긴 중국견제 의도를, 한국경제는 백신 논의를 다뤘다.

주요 언론사의 G7 보도 내용을 살펴본 결과, 정상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기간에는 관련 기사를 1면에 주로 배치하지 않았고, 회의가 끝난 이후에는 G7 정상회담 결과와 평가 위주로 기사가 배치됐음을 알 수 있었다.

 

◈ 2010년 G20 서울 개최 보도

그렇다면 2010년 G20 당시의 주요기사 지면 1면은 어땠을까.

G20 정상회담 개최일이었던 11일, 4개 주요 신문들은 지면 1면에 모두 G20 관련 기사를 배치했다. 개최 사실을 알리는 기사와 함께, 조선일보의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인터뷰까지 풍부한 내용을 다뤘음을 알 수 있다.

다음날인 12일에는 4개 신문사 지면 1면이 거의 모두 G20 기사로 채워졌다. 한국경제를 제외한 3개 신문사의 지면 1면은 모두 G20 관련 내용이었고, 내용은 주로 △G20 환율 갈등 △한미 FTA 합의 불발을 다뤘다. 

2010년 G20을 다룬 주요 언론사의 보도 내용을 살펴본 결과, G7과 비교해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G20 관련 기사에 대부분 지면을 할애한 것을 알 수 있었다.

 


◈ “G7과 G20 보도에 차이가 있다”→대체로 사실

분석 결과, ‘2010년 G20 정상회담 개최’ 당시 언론의 보도량(3645건)은 ‘2021년 G7 정상회담 초청’ 관련 보도량(845건)에 비해 약 4.3배 많았으며, 지면 1면에도 훨씬 많은 양의 관련 기사를 배치했음을 확인했다. 물론 G20 정상회의 서울 개최는 G7 소속 국가가 아닌 나라 중 최초이자, 동시에 아시아 최초라는 점에서 상징성을 가졌다. '국내 개최'라는 보도 가치와 취재 편의성도 높았다. 그럼에도 과도한 보도량과 “G20 정상회의 개최로 450조원 이상 경제효과와 240만명 이상 고용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는 식의 지나친 평가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G20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의 호평이 대부분이었던 데 비해, G7참석 성과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만 강조하는 보도도 확인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두 사건의 보도량과 태도에 차이가 있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뉴스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