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문재인 정부가 '누리호 개발 예산' 삭감했다?
상태바
[팩트체크] 문재인 정부가 '누리호 개발 예산' 삭감했다?
  • 이채리 팩트체커
  • 승인 2022.06.23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 21일 발사에 성공했다. 이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리호 예산과 관한 주장이 엇갈렸다. "문재인 정권은 이전 정권보다 누리호 예산을 삭감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업적"이라는 주장과 "문재인 정부에서 누리호 사업에 꾸준한 투자를 했고, 누리호는 문재인 대통령의 업적"이라는 주장이 대립했다. <뉴스톱>이 팩트체크했다. 

출처: 뽐뿌
출처: 뽐뿌
출처: 디시인사이드
출처: 디시인사이드

 

■ 과거에도 있었던 '예산 삭감설'

작년에도 누리호를 두고 보수, 진보 정권 중 어느 쪽의 공이 더 컸냐는 설왕설래가 있었다. 양측의 근거는 정권별 우주 개발 예산 총액이다. 이에 팩트체크 기사까지 발행됐다. 

이후 다시 문재인 정부 5년간 우주 개발 예산이 8% 삭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제공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요국 우주개발 예산'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에서 244% 가량 증가한 우주개발 예산이 문재인 정부 들어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서 의원이 제공한 자료는 기사화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반박자료를 통해 문재인 정부(18년~21년)의 연평균 우주개발 예산은 6041억 원으로, 박근혜 정부(13년~17년)의 연평균 예산 5700억 원보다 투자규모가 축소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우주 개발 예산이 일부 감소한 이유는 한국형 발사체, 정지궤도위성(천리안 2A, 2B) 등 대형 우주개발사업의 종료 시점 도래 및 연차별 투자 소요 감소 때문이라고 밝혔다. 

출처: 브리핑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반박자료

 

■ 우주개발 예산 박근혜-문재인 정부 비슷

뉴스톱은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연도별 우주개발 예산 금액 공개를 요청했다(아래 확인). 직접 계산한 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보도자료는 사실이다. 

그래프 추이를 보면 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 예산이 대폭 상승했고, 2017년에 소폭 삭감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다시 증액을 통한 예산 투자가 이뤄졌다. 실제로 2022년에는 우주개발에 지난해 대비 약 18.9% 증가한 734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했다.  

게다가 2017년 예산은 전해인 2016년에 확정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농단으로 급작스럽게 탄핵을 당해서 조기 대선이 이뤄졌지만 원래 임기는 2018년 2월까지다. 2017년 우주개발 예산도 박근혜 정부가 책정한 것이다. 올해 우주개발 예산은 7340억 원으로 최고였던 2016년 7464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다. 올해 예산도 지난해 문재인 정부 때 책정된 거다. 이명박 정부 때 우주개발 예산은 2000억 원대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누리호 개발 초기여서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적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예산 감소 여부를 특정 정부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2010년~2022년 우주개발 예산/ 제작: 뉴스톱
2010년~2022년 우주개발 예산

누리호 성공의 업적은 정권별 우주개발 예산으로 평가할 수 없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10년 이상 이어져온 장기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누리호 개발은 3단계로 계획됐다. 1단계(2010년 3월~2015년 7월)는 추진기관 시험설비 구축과 7톤 급 액체엔진 연소시험을 이행했다. 2단계는(2015년 8월~ 2019년 2월)는 5톤 급 액체엔진 개발과 시험발사체 발사에 성공했다. 3단계(2018년 4월~ 2022년 10월)에서는 1단 종합연소시험과 누리호 1차 비행 등을 시험했다.

한국형발사체(누리호) 개발계획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가 모두 관련되어 있다. 출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누리호) 개발계획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가 모두 관련되어 있다. 출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왜 루머가 반복될까? 

누리호 이슈가 나올 때마다 정권별 '누리호 예산 삭감설'이 퍼졌다. 반박자료와 정정 보도가 뒤를 이었다. 지금까지 우주개발 사업은 프로젝트성 사업이었기 때문에 기초연구 사업처럼 일정한 예산으로 유지되는 사업이 아니었다. 몇 개의 사업이 공교롭게 겹치다 보면, 예산이 피크일 때도 있고 줄어들 때도 있다. 이런 루머가 지속되는 데는 누리호 발사를 자신이 지지하는 정부의 치적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지지자들의 욕심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주개발 예산의 증감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우주 사업은 중장기 계획을 가지고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5년~10년 정도 걸린다"며 "우주사업 특성상 초기-중기-말기 순으로 돈의 증감이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큰 사업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예산이 조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고를 반복한다는 의미다.  

출처: 2020 우주개발 백서
출처: 2020 우주개발 백서

 


정리하면, 문재인 정부에서 우주 개발 예산을 삭감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예산이 정점을 찍은 건 사실이나 정권별로 나누어 계산해 보면 연평균 우주개발 예산은 줄어들지 않았다. 우주개발 사업 특성을 고려하면 문재인 정부만의 업적이라고 평가할 수도 없다. 누리호 성공에 대한 정권별 비교는 현재로서는 무의미하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뉴스톱 댓글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분만 가능합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