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문재인 때는 서울은 과녁 아니었다" 김여정 발언 검증

[사실 아님]
조선중앙통신, 문 정부 출범 후 두 차례 "서울 불바다" 언급

  • 기사입력 2022.11.25 14:24
  • 최종수정 2023.03.07 12:25
  • 기자명 선정수 기자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윤석열 정부를 극렬히 비판했습니다.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남한 정부가 ‘단독 제재’를 언급한 것에 대한 반발입니다. 그런데 담화문을 보다보니 사실 여부가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뉴스톱이 팩트체크했습니다.

 

출처: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8.02.10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김여정, "문재인 때는 서울은 과녁 아냐"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을 먼저 살펴봅니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

지난 22일 남조선외교부것들이 우리의 자위권행사를 《도발》이라는 표현으로 걸고들며 그것이 지속되고있는것만큼 추가적인 《독자제재》조치도 검토하고있다는 나발을 불어댔다.

미국이 대조선《독자제재》를 운운하기 바쁘게 토 하나 빼놓지 않고 졸졸 따라외우는 남조선것들의 역겨운 추태를 보니 갈데 없는 미국의 《충견》이고 졸개라는것이 더욱 명백해진다.

나는 저 남조선졸개들이 노는짓을 볼 때마다 매번 아연해짐을 금할수 없다.

미국이 던져주는 뼈다귀나 갉아먹으며 돌아치는 들개에 불과한 남조선것들이 제 주제에 우리에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제재》하겠다는것인지 정말 보다보다 이제는 별꼴까지 다 보게된다.

무용지물이나 같은 《제재》따위에 상전과 주구가 아직까지도 그렇게 애착을 느낀다면 앞으로 백번이고 천번이고 실컷 해보라.

《제재》따위나 만지작거리며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날수 있다고 잔머리를 굴렸다면 진짜 천치바보들이다.

안전하고 편하게 살줄 모르기에 멍텅구리들인것이다.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

뻔뻔스럽고 우매한것들에게 다시한번 경고한다.

미국과 남조선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에 필사적으로 매여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것이며 그것은 그대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것이다.

주체111(2022)년 11월 24일 평 양(끝)

김 부부장은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라고 밝힙니다. 사실일까요?

 

◈문재인정부 당시에도 "서울 불바다" 언급

문재인정부는 2017년 5월 10일 출범했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8월 5일 북측 물자와 인력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의 결의안 2371호를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5개국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3일 뒤인 8월 8일 북한은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백령도나 연평도는 물론 서울까지도 불바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함부로 날뛰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국군이 전날 오후 백령도 주둔 해병대 6여단과 연평도 주둔 해병대 연평부대 해상사격훈련장에서 부대 편제 화기 사격훈련을 벌인 데 따른 반응이었습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괴뢰 군부 호전광들은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되어있는 6해병여단과 연평부대의 K-9, 해안포는 물론 지상대지상 유도무기 스파이크, 육군 무장직승기(헬기)까지 동원해 수백 발의 포탄과 로켓탄을 쏘아대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태평양 건너의 미 본토 전역을 타격권에 둔 우리 군대는 괴뢰들의 포사격 훈련 따위에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며 "우리와 감히 맞서보려는 자들을 선군 총대로 생존 불가능하게 모조리 박멸하려는 것이 우리 군대의 단호한 결단"이라고 밝혔습니다.

2020년 6월 17일에도 ‘서울 불바다’에 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파렴치의 극치' 제목의 논평에서 전날 통일부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장의 성명을 거론하며 "입건사를 잘못하면 그에 상응하여 이제는 삭막하게 잊혀져가던 서울불바다설이 다시 떠오를수도 있고 그보다 더 끔찍한 위협이 가해질 수도 있겠는데 그 뒷감당을 할 준비는 되어있어야 하리라고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논평이 나오기 전날인 2020년 6월17일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했습니다. 이에 당시 서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장은 “6·15공동성명 20주년 다음날 벌어진 이러한 행위는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의 염원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북측은 이번 행동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골적 위협은 기본

남북관계가 우호적이었던 기간이 얼마나 될까 싶을 정도로 북한은 남측에 대해 노골적인 위협을 일삼았습니다. 그 때문에 남측 시민들은 북한의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지 모릅니다. 

최초의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온 1994년 이후 북한은 다양한 수위로 남한을 위협해 왔습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2017년 8월과 2020년 6월 각각 '서울 불바다'를 언급했습니다. 2020년 언급은 약간 낮은 수위였지만 2018년 언급은 군사훈련에 대한 보복으로 서울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2018년 남북이 맺은 9·19 군사합의 후속조치로 북한의 장사정포 후방배치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실행되지 못했습니다. 군사분계선 인근에 배치된 북한군의 1천여 문에 달하는 각종 포 가운데 장사정포는 핵·미사일, 특수전 부대와 함께 북한의 3대 위협 전력으로 꼽힙니다. 사거리 54㎞의 170mm 자주포 6개 대대와 사거리 60㎞의 240mm 방사포 10여개 대대에 속한 장사정포 330여 문이 수도권을 직접 겨냥하는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장사정포의 후방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은 우리의 과녁이 아니었다"라고 말하는 것은 무의미한 레토릭일 뿐입니다.

이런 근거들을 통해 김여정 부부장 발언의 핵심인 "문재인 정권 때는 서울은 북의 과녁이 아니었다"는 말은 '사실 아님'으로 판정합니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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