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 만드는 예능 프로그램?… 유통업계는 지금 '콘텐츠' 전쟁 중

  • 기자명 이나라 기자
  • 기사승인 2023.05.14 02: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통업계는 지금 치열한 '콘텐츠' 전쟁 중이다. 과거에는 제품이나 서비스 위주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했다면, 이제는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와의 소통 면적을 넓히려는 시도가 활발한 것이다.

유통업계는 특히, 20·30세대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유튜브 예능 콘텐츠 제작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20·30세대는 유행에 민감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와 연관시킨다는 특성이 있다. 자체 콘텐츠 제작은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이고 친숙하게 구축하고,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생존 방안이기도 하다.

 


콘텐츠 경쟁을 가장 활발하게 주도하고 있는 건 편의점 업계다.

 

(사진제공=BGF리테일)
(사진제공=BGF리테일)

CU편의점은 '씨유튜브'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데, 구독자는 12일 기준 86만 명이 넘는다. CU는 지난해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 ‘플레이리스트’와 ‘온오프라인 콘텐츠 경험 가치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CU 아르바이트 경험 9년 차의 당찬 스태프 ‘하루’가 겪는 일상 속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풀어낸 콘텐츠인 '편의점 고인물' 시리즈는 방영 39일 만에 조회수 1억 회를 돌파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기도 했다. CU는 '편의점 고인물' 시리즈의 순수 광고 효과를 33억 이상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말부터는 20대 중반 나이로 패기 넘치게 편의점 사업에 뛰어든 개점 1년 차 초보 점주 '정주'의 다사다난한 편의점 운영기를 다룬 '편의점 뚝딱이' 시리즈를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시리즈 역시 방영 열흘 만에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전 채널 누적 조회수 2000만 회를 기록하고, SNS 콘텐츠 반응지수(PSI)도 약 80만 건을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CU편의점은 앞으로도 최신 문화 코드를 담은 온라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긍정적이고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해 중장기적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진제공=GS리테일)
(사진제공=GS리테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현재 구독자 106만 명 이상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이리오너라'를 운영하고 있다. GS25는 상품, 서비스 중심의 유튜브 콘텐츠를 예능형 콘텐츠로 전환하며 업계 최초 100만 구독자를 돌파했다. 특히 대표 예능형 콘텐츠인 △못배운놈들 △갓생기획 △MZ 몰라요 등이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콘텐츠별 평균 구독자 전환 비율은 10.3배, 연간 누적 조회 수 3.3배, 자발적 영상 시청자를 뜻하는 오가닉 시청자는 3배 급증하기도 했다. 또, 대화형 AI 서비스 챗GPT를 재밌게 재해석해 지난 10일 론칭한 유튜브 '쇼츠'(Shorts) ‘편GPT-편쪽이’의 경우 O4O(Online for Offline∙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리테일 마케팅 혁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메타코미디와 JCP(조인트 콘텐츠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차별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킬러 콘텐츠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메타코미디는 10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국내 대표 코미디 레이블로, 장삐쭈, 숏박스, 피식대학, 나몰라패밀리 핫쇼 등 대형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돼 있다. 특히 편의점을 배경으로 한 정통 스케치 코미디(1분~10분 내외의 짧은 에피소드들로 구성된 코미디)를 킬러 콘텐츠로 중점 전개할 계획이다.

이정표 GS리테일 플랫폼마케팅부문장은 “가장 재밌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표방하는 GS25의 철학을 유튜브 콘텐츠로 풀어 고객께 전달하고자 메타코미디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게 됐다”며 “앞서 GS25를 배경으로 한 숏박스의 유튜브 콘텐츠가 500만 이상의 조회수를 올리며 화제가 된 것과 같이 GS25 브랜드를 재미있고 흥미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중점 선보여 갈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복세편세' 유튜브 채널)
(출처='복세편세' 유튜브 채널)

30만 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세븐일레븐 편의점의 유튜브 채널 '복세편세'도 있다. 최근에는 출시 6일 만에 60만 개 이상이 팔리며 큰 인기를 끌었던 '주현영 도시락' 홍보영상인 '비빔스캔들' 시리즈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 밖에도 △세분일낼분 △세븐일레븐 스테이지 등 다양한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홈쇼핑 업계 역시 콘텐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제공=롯데홈쇼핑)
(사진제공=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지난 2월 유튜브 예능 채널 '내내스튜디오'를 발매해, 한 달 만에 230만 뷰를 돌파했다. 자체 제작한 신규 콘텐츠를 통해 젊은 고객 유입을 확대한다는 애초 전략처럼, 실제 MZ세대 시청 비중이 70%로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개그우먼 김민경의 푸드 웹예능 ‘맛나면 먹으리’ △인기 아이돌그룹 ‘에이비식스(AB6IX)’의 멤버 이대휘가 진행하는 라이브 음악 예능 ‘이대휘파람’ 등이 이미 화제를 모았다. 롯데홈쇼핑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자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콘텐츠에서 소개된 상품을 TV, 모바일, 온라인 등 롯데홈쇼핑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하며 콘텐츠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사진제공=현대홈쇼핑)
(사진제공=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 역시 지난달, 자체 유튜브 채널 '훅티비'를 통해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한 유튜브 예능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색 콘텐츠로 고정 시청자층을 형성해 온라인몰, 라이브커머스 등 모바일 플랫폼으로 신규 고객이 유입되는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선보인 예능 프로그램은 유명 방송인 권혁수가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앞광고 제작소'로, 유튜브 예능의 '보는 재미'에 그치지 않고 현대홈쇼핑 온라인몰 현대H몰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 '쇼라' 방송으로 연계된다는 특징을 내세웠다. 앞광고 제작소에서 할인율이 결정되면 해당 가격으로 현대H몰과 쇼라에서 판매가 진행되는 방식이다. 하나의 상품에 대해 유튜브와 온라인몰, 라이브커머스 3개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계 운영해 차별화된 모바일 플랫폼 이용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광영 현대홈쇼핑 영업본부장 전무는 "공식 유튜브 채널 훅티비 시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상품을 단순 홍보하는 방식보다 스토리텔링형 콘텐츠의 평균 클릭 수가 6배 높았다"며 "이번 유튜브 콘텐츠로 팬덤을 형성해 온라인몰과 라이브커머스 구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모바일 중심 채널 전환기에 발 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