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 부진 원인은...일방 외교? 중국 산업 변화?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3.06.0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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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중(對中) 수출 부진이 심화하는 이유는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가 요인이라는 무역협회의 진단이 나왔다.

출처: 한국무역협회
출처: 한국무역협회

무역협회는 5일 펴낸 '대중국 수출 부진과 수출 시장 다변화 추이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의 자립도 향상으로 대중국 수출 부진과 대중국 수입 증가세가 심화했다"며 "특히 중간재 부문 한중 산업 내 무역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2018년 26.8%에서 작년 22.8%까지 꾸준히 낮아졌다. 올해 1분기에는 19.5%까지 내려갔다. 2015년 -0.137이던 중국의 디스플레이 부문 수출 자립도는 2022년 0.899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이차전지는 0.595에서 0.931로, 자동차 부품은 0.421에서 0.619로 높아졌다.

수출자립도는 '1-(품목별 중간재 수입/품목별 수출액)'의 식으로 구하는데 1에 가까울수록 자립도가 높은 것을 뜻한다. 한국이 고위 기술 중간재를 공급하고 중국이 다시 이를 가공해 완성품을 중국 안팎 시장에 파는 상호 보완구조도 약해졌다.

2018년 0.668이던 한중 산업 내 무역 지수는 2023년 1분기 0.968까지 높아졌다. 산업 내 무역이란 같은 산업군 내 유사한 재화의 수출입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관련 지수가 1에 가까워질수록 산업 내 무역이 활발함을 뜻한다.

반면 '중국 외 시장'으로의 수출 증가율은 대중국 수출 증가율을 웃돌아 한국 기업의 수출선 다변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무역협회는 분석했다. 작년 대중국 수출은 4.4% 줄었지만, 중국을 뺀 시장으로의 수출은 9.6%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대중국 수출이 29.8% 감소했지만 중국 제외 시장 수출은 6.8% 감소하는 데 그쳤다.

중국 수출 비중은 빠르게 줄면서 중국 외 수출 시장이 확대된 대표 업종은 석유제품,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이다.

특히 한국의 대미 수출이 늘면서 올해 1분기 미국 수입 시장 내 한국 상품 점유율은 3.59%까지 늘어나 1990년(3.7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인도는 석유화학, 철강,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플라스틱 제품 등 5개 품목에서, 베트남은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제품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다.

호주는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나 올해 1분기 수출 증가율(8.8%)이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았다.

조의윤 무역협회 연구원은 "최근의 무역수지 악화는 수입 증가보다는 수출 감소에 기인하는데, 특히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며 "중국 수출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 외 수출 시장 발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미국과 일본을 중시하고 중국과 선을 긋는 윤석열정부의 외교 정책이 중국과의 교역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정부 여당과 재계 연구기관들은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에서 원인을 찾는 분위기다. 야당은 중국과의 외교관계 복원을 해법으로 제시하지만 정부 여당은 수출선 다변화와 신성장 동력 창출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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