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액상형 대마는 합법이다?

  • 기자명 박지은 기자
  • 기사승인 2023.10.3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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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대학가에서 '액상 대마(liquid weed)를 가지고 있으니 연락 달라, 갖고 있는 마약(액상 대마)은 합법이다’는 내용의 카드 형태 광고물이 발견되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대학에서 드러내놓고 마약 구매를 권하는 것도 충격적이었지만, 액상 대마는 합법이라는 주장은 도발적이기까지 했습니다. 뉴스톱이 액상형 대마 합법 여부와 실제 처벌 수위를 확인했습니다.

홍익대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갈무리 
홍익대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갈무리 

◇ 액상 대마, 투약뿐 아니라 소지도 처벌

'액상 대마'는 대마추출물을 농축해 액상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에 시중에 파는 전자담배 카트리지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마약에 비해 접근성이 높고 흡입이 쉬운 반면, 대마 원액을 추출한 것이기 때문에 환각성과 중독성은 훨씬 더 높습니다

마약류 관리법 제3조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대마를 사용하는 행위부터 수출입, 제조, 매매를 알선하는 행위까지 금지하고 있습니다. 금지 행위를 할 경우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같은 법 61조에 따르면 마약은 투약뿐 아니라 소지만으로도 동일한 처벌을 받습니다. 

마약 범죄는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마약거래방지법)을 통해서도 처벌을 받게 됩니다. 마약거래방지법 제6조에 따르면, 마약을 통해 불법으로 수익을 얻었거나 마약류 물품 수입 등 업으로서 한 행위는 사형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또, 종종 의료용 마약 등의 합법 마약과 불법 마약을 혼동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국내법 상 불법 마약에 해당하는 종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구체적인 규정이 명시돼 있습니다. 

 

◇ 10대~20대 마약 거래 스마트폰·SNS와 함께 증가 추세

최근 5년간 마약류사범 실형 선고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마약 범죄는 거래 내역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에서 온라인 거래에 능숙한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발생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마트폰만으로도 쉽게 접근과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다크웹을 이용한 마약 거래가 5년 전보다 약 13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NS·다크웹을 이용한 마약사범 검거 인원은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3,27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018년 85명에서 지난해 1,097명으로 5년 새 12.9배가 늘어난 것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실제 SNS 검색 결과, 어렵지 않게 마약 거래 현장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 마약 범죄는 음료, 아이스크림, 또는 다이어트약, 집중력 강화 약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이나 약으로 속여 마약을 투약시키고 성폭력, 갈취 등의 2차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마약과의 전쟁? 보호기관은?

정부는 작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10월에 발간된 검찰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마약류 사범 단속 건수는 2023년 1월 1,314건에서 8월 3,715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박성수 세명대 경찰학과 교수(한국중독범죄협회 회장)의 연구에서는 국내 마약류 범죄 암수율을 28.57배로 예측했습니다. 기존에는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을 열 배 정도로 간주하고 있는데, 이보다 약 세 배 더 높다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실 보도자료, 뉴스톱 재가공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실 보도자료, 뉴스톱 재가공

마약류 사범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에 비해 대응은 부족한 상태입니다. 특히 10대, 2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마약 중독 치료 인원이 급증하고 있지만 국내 치료기관 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부 지정 마약 중독치료 보호기관은 2018년 2곳이 해지되어 24곳이 되었고 전담 의사 수 또한 2018년 173명에서 2022년 114명으로 감소했습니다.

박성수 교수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일상생활에서 먹는 음식, 물건을 판매할 때 ‘마약’이라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서 젊은 층들에서 마약에 대한 친근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마약은 처벌보다는 치료와 재활이 우선이고, 마약에 대한 해악성을 알 수 있도록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리하면, 최근 대학가에 퍼졌던 '액상형 대마가 합법'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SNS를 중심으로 젊은 층의 마약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여전히 대응이 아쉬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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