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아침에 찬물 마시면 폐암 걸린다?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3.10.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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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식생활 정보 팩트체크

풍요의 시대입니다. 못 먹는 게 문제가 되는 경우보다 먹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더 많은 시대인 것 같습니다. 음식의 홍수는 정보의 홍수와 만나 음식에 관한 잘못된 정보 홍수를 이뤘습니다. 신선한 식재료로 정성껏 요리한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먹는 게 최선일텐데요. 우리 시대는 이런 소박하고 진실된 즐거움은 애써 외면하는 듯합니다. 뉴스톱이 먹을거리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를 팩트체크 합니다.

출처: 다음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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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인터넷신문사 칼럼
출처: A인터넷신문사 칼럼

◈암환자 식생활 잘못 알려진 사실들

국가암정보센터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의 팩트체크를 중심으로 잘못 알려진 암환자의 식생활 정보에 대해 팩트체크해봤습니다.

①아침에 찬물 마시면 폐암에 걸린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시는 찬물, 또는 찬물을 마시는 습관이 폐암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냉수를 마시면 체온이 떨어지고 면역력 약화로 이어지며 폐에 물이차게 된다는 주장입니다. 한 스님의 사례를 들면서 평생 흡연 음주를 멀리했지만 아침마다 냉수를 마신 습관이 폐암을 불러왔다는 이야기도 덧붙입니다. 그럴싸한가요?

국가암정보센터는 아침에 찬물 마시면 폐암에 걸린다는 말을 거짓으로 판정했습니다. 찬물을 마신다고 해서 폐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과 함께 말이죠. 국가암정보센터는 “암은 발암성 물질에 오랜 시간 노출이 되어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유전적 변형을 하는 것인데, 마시는 물(찬물)은 발암물질이 아닌데다가 물을 마시는 것이 폐나 기관지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폐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흡연과 간접흡연이고, 대기오염, 라돈, 비소, 니켈, 석면, 방사선 등의 노출이 폐암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처: 마늘껍질 70% 에탄올 추출물의 인간 암세포 증식억제 활성 논문,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지 제24권 제2호
출처: 마늘껍질 70% 에탄올 추출물의 인간 암세포 증식억제 활성 논문,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지 제24권 제2호

②마늘 껍질물이 항암에 도움?

암환자와 가족들이 암과 싸워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자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여러 대체요법의 유혹에 자주 노출되고 있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중요한 건 그 방법이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침습적이거나 부작용이 있는 것은 아닌지, 기존의 의학적 치료를 배제하거나 이에 반하지는 않는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충고합니다.

국가암정보센터는 “마늘껍질물을 마시면 항암효과가 있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마늘껍질물을 자주 마시거나 항암제 투여 전·후에 마신다고 해서 암치료 효과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항암제로 간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마늘껍질물까지 마신다면 오히려 간 기능은 더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라고 밝힙니다.

일부 언론사와 유튜버들은 마늘껍질 추출물이 암세포 성장을 억제했다는 논문을 근거로 마늘껍질이 마치 항암제인것처럼 정보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험 논문을 보면 마늘껍질물을 마시는 것과는 다른 차원입니다. 마늘 가공공장에서 대량으로 얻은 마늘껍질을 70% 에탄올로 추출해 농축한 추출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게다가 이 실험은 마늘껍질물을 마신 뒤 인체에서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본 실험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세포수준으로 이뤄진 실험이었습니다. 마늘껍질을 사람이 섭취해서 암 치료에 효과를 거뒀다고 이야기하려면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이뤄져야 합니다.

국가암정보센터는 “마늘껍질물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으며, 그래도 꼭 마셔보고 싶다면 복용 전 주치의와 상의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하시기 바란다”라고 조언합니다.

출처: 다음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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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암 환자는 회를 먹으면 안 된다

암환자가 생선회를 먹어도 좋을지는 정말 논쟁적인 문제입니다. 언론사의 기사 검색을 해봐도 일부 매체는 먹어도 좋다고 하고, 다른 매체는 안 된다는 기사들이 쏟아져나와 있습니다. 블로그 등에도 굉장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국가암정보센터는 암환자도 회를 먹어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국가암정보센터는 “환자가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거나 항암제를 맞은 지 2주 이내라면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생선회나 육회를 드시면 설사나 장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진 암환자에게는 회를 드시지 말도록 주의를 준다”고 밝힙니다. 그러나 “암 치료를 마쳤거나 면역력이 정상이라면 생선회나 육회를 먹어도 된다. 다만 건강한 사람도 회를 먹고 설사나 장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회를 드실 때는 신선한 회로 잘 골라서 드셔야 하며, 특히 여름이나 장마 때에는 음식이 쉽게 상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암 환자라고 해서 모두 회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죠.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의 환자들은 회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④암 치료 중 비타민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국가암정보센터 홈페이지 팩트체크 코너에는 대장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아버지가 비타민 등 영양제를 먹어도 괜찮냐는 검증의뢰가 올라왔습니다. 항산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이 세포 손상을 막아 암의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해줄 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국가암정보센터는 “암치료를 받는 환자나 가족은 비타민보충제 복용을 고민하게 된다”며 “그러나 암 치료를 받으면서 비타민보충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암 치료를 비롯한 암의 재발을 방지하고 부작용을 감소 등에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는 아직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오히려 영양보충제를 통해 비타민을 다량으로 섭취할 경우 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과 함께 말이죠.

국가암정보센터는 의뢰자에게 “아버님은 리포좀비타민C 등 영양보충제는 되도록 드시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영양보충제가 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자칫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항산화제는 보충제가 아닌 채소나 과일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일상의 식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영양보충제보다는 식사를 통해 과일이나 채소를 먹어 비타민이나 무기질(미네랄) 등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출처: 다음 이미지 검색
출처: 다음 이미지 검색

⑤미역귀가 항암치료에 도움이 된다

미역귀는 주름잡힌 다발 모양으로 생긴 미역의 일부를 말합니다. 해저지면에 부착된 줄기에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한 때 이 미역귀가 항암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근거는 마찬가지로 세포 수준에서 실시된 실험입니다.

이에 대해 국가암정보센터는 “미역귀가 항암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며 “오히려 항암효과를 맹신하여 미역귀만 드신다면 영양상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항암치료 기간 중에 미역귀를 요리해 먹는 것은 괜찮지만 미역귀의 항암효과에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왜 이런 허위정보가 쏟아질까... 일반화의 오류

앞서 설명드렸듯 암으로 진단을 받은 경우, 특히 말기 쪽에 가까울수록 기존 치료법 대신 누군가가 효과를 봤다고 하는 대체요법 또는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환자 스스로와 가족이 환자의 치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난을 앞세울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환자가 특수한 상황에서 효과를 본 민간요법을 맹신한 나머지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약성이 강한 특정 식재료는 과하게 섭취할 경우 간 기능을 떨어뜨리게 되고 의도치 않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어떤 방법을 사용해 암이 치료됐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 치료법이 나에게도 효과가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의약품을 개발하는 과정은 어떤 증상에 효능을 나타내는 물질을 발견하고 그것의 효능과 안전성(부작용)을 평가하는 지난한 과정입니다. 약으로 개발돼 나온 치료제들은 이미 그런 과정을 통과한 겁니다. 그러나 일각에서 누군가 효과를 봤다는 말에 소중한 내 생명을 거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동물 구충제 사례에서 이미 우리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암 투병 중 구충제를 복용했던 고 김철민씨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저는 절대 (동물용 구충제 복용을) 안 할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철민씨는 폐암 4기 투병 중 미국인 남성(조티 펜스)이 펜벤다졸 복용 후 3개월 만에 암 완치됐다는 영상을 보게 됐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국립암센터
출처: 국립암센터

◈암 환자의 식생활 어떻게?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암을 치료하는 특별한 식품이나 영양소는 없으며 균형 잡힌 식사로 좋은 영양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 비타민 및 무기질을 공급할 수 있는 식사를 섭취해야 하며, 이는 여러가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함으로써 가능합니다.

식사는 암 치료의 보조 요법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고 합니다. 암환자에게 제일가는 식사 원칙은 '잘 먹는 것' 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환자의 식욕과 선호에만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건강을 위해 올바른 식사를 하도록 적극 도와주려는 보호자들의 의지가 필요합니다.

국가암정보센터가 추천하는 암환자의 올바른 식생활법을 살펴봤습니다.

-규칙적으로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하며, 반찬을 골고루 먹습니다.

-밥은 매끼 반 그릇에서 한 그릇 정도 먹고, 간식으로 빵 종류와 크래커, 떡 등을 조금씩 먹습니다. 죽을 먹어야 하는 경우에는 하루 4~5번 이상 자주 드는 것이 좋습니다.

-끼니마다 고기나 생선, 달걀, 두부, 콩, 치즈 등 단백질 반찬을 충분히 곁들입니다.

-채소 반찬은 매끼 두 가지 이상을 충분히 먹습니다.

-씹거나 삼키기 힘든 경우에는 다지거나 갈아서 먹습니다.

-한 가지 이상의 과일을 하루에 한두 번 정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우유와 유제품은 하루 1컵(200ml) 이상 마십니다.

-우유가 맞지 않을 경우엔 요구르트, 두유, 치즈 따위를 대신 먹습니다.

-식용유, 참기름, 버터 등의 기름은 볶음이나 나물 요리에 양념으로 사용합니다.

-양념과 조미료를 적당히 사용하되 너무 맵거나 짜지 않게 요리합니다.

-국, 음료, 후식은 적당히 먹는 것이 좋습니다.

◈암 예방을 위한 식생활

삼성서울병원이 추천하는 암 예방을 위한 건강한 식생활법을 알아봤습니다. 잘못된 식습관, 운동부족 그리고 스트레스 등 여러 환경적 위험 요소 등은 오랜 잠복기를 거쳐 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암 발생 원인 중 식생활 및 영양에 의한 요인이 20~30%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암을 예방하는 데는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1. 정상 체중과 적정 체지방량을 유지한다.

-주 5회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운동량을 유지한다.

-중년 이후에는 복부 비만이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2. 전곡류와 두류를 많이 먹는다.

-주식에 도정이나 가공이 덜 된 잡곡류를 주로 사용한다.

-다양한 곡류와 두류를 사용하여 식단을 구성한다.

3. 여러가지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먹는다.

-다섯가지 색깔(빨강, 초록, 노랑, 보라, 하양)의 채소와 과일을 먹는다.

-김치 이외에 2~3종류 정도의 채소 반찬을 먹는다

-과일은 매일 1~2개를 꾸준히 섭취한다.

4. 붉은색 육류를 적게 먹는다.

-붉은 육류는 1회에 1인분, 1주일에 2회를 넘지 않도록 먹는다.

-햄, 소시지 등의 가공육을 가급적이면 먹지 않는다.

-육류 조리 시에는 직화구이는 피하고 탄 부분을 먹지 않는다.

-닭, 오리 등 가금류 섭취 시에는 껍질을 제거하고 먹는다.

5. 짠음식을 피하고 싱겁게 먹는다.

-음식을 만들 때 소금, 간장의 사용을 줄인다.

-국물은 짜지 않게 만들고 국물보다 건더기 위주로 먹는다.

-젓갈,장아찌,자반 등 염장 식품을 적게 먹는다.

6. 저지방우유를 하루에 1컵 정도 마신다.

-유제품은 저지방을 선택한다.

예) 저지방 우유/요거트/치즈, 두유 등

7. 술은 가능한 마시지 않는다.

-마시는 경우 남자는 2잔, 여자는 1잔 이내로 한다.

8. 영양 보충제는 특별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영양소는 다양한 음식을 통하여 섭취한다.

임산부와 영양결핍인 경우에 한해서 영양 보충제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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