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고용률은 역대 최고이고 일자리의 질도 개선됐다?

  • 기자명 박지은 기자
  • 기사승인 2023.11.0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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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확인해보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 출범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고용률 통계는 역대 어느 정부와 비교해도 가장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일자리의 질과 관련해서 이전 정부 대비 비정규직의 규모와 비중이 모두 감소하고 근로 여건도 개선됐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발언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일부에서 실제 고용률 상승을 체감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윤 대통령의 고용 관련 발언이 사실인지 확인해 봤습니다.

KTV 영상 갈무리
KTV 영상 갈무리

◇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은 고용률? -> 대체로 사실

우선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부터 올해 9월까지의 고용률을 확인해 봤습니다. 취임 초반에 고용률이 감소하는 듯했으나,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반등한 상황을 보였습니다. 2023년 고용률은 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구간에서도 모두 전년동월대비 증가했다는 점에서 고용률이 상승 추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출처= 통계청, 뉴스톱 재가공 
출처= 통계청, 뉴스톱 재가공 

다음으로 '고용률이 역대 어느 정부와 비교해도 높다'는 발언을 확인해 봤습니다. 고용률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김대중 정부부터 현재 윤석열 정부까지 취임 후 같은 기간(1년 5개월)까지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윤석열 정부의 고용률이 63.2%로 가장 높았습니다.

출처= 통계청, 뉴스톱 재가공
출처= 통계청, 뉴스톱 재가공

하지만 고용률이 가장 높다고 청년취업난이 해소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체 고용률을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청년 취업 통계는 역대 최고 고용률과는 다른 결과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15~29세 취업자는(9월 기준) 2021년 395만 1,000명에서 지난해 396만 7,000명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올해 다시 387만 8,000명으로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60세 이상 취업자는 같은 연도를 기준으로 비교할 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 567만 2,000명이었던 60세 이상 취업자는 지난해 9월 612만 3,000명, 이어 올해 같은 달 647만 7,000명까지 증가했습니다.

올해 취업자 중 단기 취업자의 비중이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한국은행이 10월 발간한 연구 간행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36시간 미만의 단기 취업자 비중은 23.2%로 2019년보다 3.4%p 상승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통계청 고용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올해 상반기 60세 미만 민간 풀타임 취업자는 9만여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 40시간,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노동자(OECD 전일제 환산 적용 고용지표)를 기준으로 할 때, 공공행정, 농림어업 등을 제외한 민간 분야 풀타임 취업자 수가 대폭 감소했습니다. 단기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고용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물가 등 경기 불확실성이 커서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기 쉽지 않다"며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야 청년들이 일하고자 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는데, 그러한 일자리가 많이 생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비정규직과 단기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 상황에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 이전 정부 대비 비정규직 규모와 비중 감소했다? -> 대체로 사실 아님

비정규직 규모와 비중도 확인해 봤습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3년 8월을 기준으로, 같은 달 전체 비정규직 규모는 지난 해 815만 6,000명에서 올해 812만 2,000명으로 소폭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이전 정부와 현 정부 취임 후 같은 기간(취임 후 다음 해 8월 기준)을 비교하면, 이전 정부 대비 비정규직 규모는 33%에서 37%로 더 증가했습니다. 

출처= 통계청, 뉴스톱 재가공
출처= 통계청, 뉴스톱 재가공

세부적으로 보면, 전체 비정규직 규모가 아닌 20, 30대 비정규직 규모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근로 형태별 부가 조사’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20대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1년 전보다 9,000명 늘어난 142만 3,00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2019년부터 조사된 5년 간 수치 중 최대 규모였습니다. 30대 비정규직 근로자 수도 1년 전보다 6,000명 늘어나며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비정규직과 단시간 근로자가 늘어나는 상황은 근래의 일만은 아니다"라며, "코로나 이전부터 비정규직과 비경제활동 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역대 정부에서 나오지 않았던 최대 고용률을 강조하며 근로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고 했지만, 아직 낙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지난 9월 발간된 한국노동연구원 비정규직 관련 연구 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 대비 54.1% 수준이며, 올해 최다 격차를 보였습니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도 정규직 대비 50%에 그쳤습니다.

취임 후 동일한 기간을 기준으로 현 정부의 비정규직 규모 및 비중은 이전 정부 대비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윤석열 정부의 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전 정부와의 비정규직 규모의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앞으로의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합니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전체 비정규직 비율은 줄어도 연령별로 봤을 때는 특정 연령에서는 비정규직 비중이 증가할 수 있다"며 "정규직 비정규직 격차를 해소하려면 어느 하나의 방안으로 해소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임금, 노조, 보험 가입 등 전반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23.11.16 15:30 내용 추가
추가 보충 설명을 위해, 하단에서 위로 두 번째 문단(취임 후 동일한 기간을 기준으로~ (중략) 앞으로의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합니다.)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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