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인사이트 박기범의 영어 팩트체크
프리사이즈 옷은 '프리'하지 않다박기범의 영어 팩트체크

한국에서 체격에 상관없이 입을 수 있는 옷의 사이즈를 프리사이즈(Freesize)라고 부른다. 아마 선택이 '자유롭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쓰일 것이다. 포털의 질문 게시판을 보면 프리사이즈(freesize)가 본인에게 맞는지 물어보는 일이 많다. 하지만 이 표현은 원어민들은 쓰지 않는 '콩글리쉬'다.

정확한 영어 표현은 'One size fits all'이 맞다. '1개의 사이즈(One size)가 모두에게 맞는다(fits all)'는 의미다. 형식은 주어 동사를 갖춘 완전한 문장이지만, one-size-fits-all처럼 하나의 형용사 단어로 취급된다.

예) This jacket is one-size-fits-all. (이 자켓은 프리사이즈입니다)

아마존에서 'Free size'를 치면 각종 의류가 검색된다.

프리사이즈(Freesize)가 좀 작은 옷이라고?

영국 옥스포드 사전은 이 표현을 'suitable for and used in all circumstances (모든 상황에 적합하거나 사용되는)'이란 뜻으로 정의하고 있다.

예) We need to put an end to the one-size-fits-all approach.
(우리는 이도 저도 아닌 접근방식을 끝장낼 필요가 있다)

원어민들에게도 부담스러운 길이라서 그런지 옷의 사이즈를 표현할 때는 'one size'로 축약하기도 한다. 그러나 유명 어학 사전 어디를 봐도 'freesize'란 단어는 검색조차 되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프리사이즈는 콩글리쉬 혹은 브로큰 잉글리쉬(broken English)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원어민들 사이에서도 프리사이즈가 많이 쓰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는 누구나 입을 수 있는 크기의 의류를 one size나 one size fits all 대신 'freesize'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많은 원어민들이 이 문제적 단어 프리사이즈의 정확한 뜻을 몰라 어리둥절해 한다.

콩글리쉬 프리사이즈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프리사이즈가 '작거나 조금 작은 사이즈 (it's usually between Small and Medium)'를 의미한다고 뜬금 없는 해석을 하는 이도 있다. 그런데 사전에도 없는 단어 프리사이즈를 '작거나 조금 작은 사이즈'라고 말하는 이유는 뭘까?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팔리는 저렴한 의류는 상당수가 한국산이나 중국산이다. 수출하면서 영어에 약한 아시아 업자가 사이즈를 '프리사이즈'라고 표기한다. 그런데 서양인이 이 옷을 입어 봤더니 전혀 '자유롭지 않다'고 느낀다. 아시아인들에게 프리사이즈인 이 옷은 덩치가 큰 서양인들에겐 '작거나 조금 더 작은' 사이즈가 된다. 그래서 이 원어민은 프리사이즈를 '작거나 조금 작은 사이즈'로 세상에 알린다. 콩글리쉬 수출 완료!

"Coke, Please"하면 코카콜라만 준다?

콜라가 영어로 뭐냐고 질문하면 한국사람 십중팔구 코크(coke)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콜라는 cola다. 코크는 펩시(Pepsi)와 더불어 콜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회사의 고유상표일 뿐이다. 물론 코크가 펩시보다 훨씬 인기가 높다. 그래서 콜라를 주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코크를 주문한다.

한국인 한 명이 미국 가게에 가서 '콜라 주세요'할 때 "Coke, please."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미국인 점원이 말했다. "I'm sorry. We have only Pepsi. Is that OK with you? (죄송하지만 펩시 밖에 없는데 괜찮으세요?)" 이 한국인은 분명히 당황했을 것이다. 그냥 콜라 달라고 말한건데… 펩시도 콜라고 코크도 콜라다. 그렇다고 콜라가 코크는 아니다.

수십 년 전 어설픈 한 사람 덕분에 한국인 대다수가 콜라를 Coke로 알게 된 것처럼, 이제 어설픈 원어민 몇 명 때문에 freesize가 '작거나 조금 작은 사이즈'가 될 지도 모른다. 주거니 받거니 참 재미있는 것이 바로 언어다.

참, 한국에서 라지(large) 사이즈를 입는 사람은 미국에선 미디엄(medium) 사이즈를 구입해야 된다. 미국기준 라지 사이즈는 우리에겐 '크거나 조금 더 큰 사이즈'이기 때문이다.

박기범 팩트체커    dune5@daum.net  최근글보기
미국 USC에서 석사를 마친 뒤 한국에서 7년간 학원에서 토플을 가르쳤다. 영어교육은 공공재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2011년부터 영어 무료학습 사이트 한마디로닷컴을 운영하며 교육평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BS English, 재능방송 JEI English TV, eduTV 등에서 영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박기범 팩트체커  dune55555@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톱,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기범 팩트체커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강만섭 2017-09-14 05:58:50

    유익하고 재미나는 기사입니다. 그냥 프리사이즈로만 알았는데 콩글리쉬였네요.
    One size fits all 잘 사용하겠습니다. 그런데 프리사이즈가 또 한단계 적은 치수가 될수도 있구나 싶네요.   삭제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