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고려 없는 '정치적' 세월호 재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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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고려 없는 '정치적' 세월호 재수사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19.11.1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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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행간] 참사 5년 7개월만에 출범한 세월호 특별수사단

세월호 특별수사단이 11일 공식 출범했습니다. 임관혁 수사단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와 같이 수사가 마지막이 될 수 있도록 '백서'를 쓰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정치적 고려 없이 모든 의혹을 밝힌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참사 5년7개월만에 출범한 세월호 특별수사단,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회심의 반전카드

왜 지금 시점에 검찰은 세월호 재수사에 착수할까요. 최근에 후송 지연으로 인한 학생 사망 사건이 발표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냈지만, 그렇다고 별도 수사단을 꾸릴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입니다. 수사 착수 배경에는 검찰을 둘러싼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에서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한때 '적폐수사의 영웅'이었다가 '적폐'로 몰린 윤석열 검찰총장의 승부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임관혁 수사단장이 "윤석열 총장의 지시"라는 말을 여러차례 강조하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윤석열 총장은 여권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취임했습니다. 여당에서는 "부당한 외압에 흔들림없이 원칙을 지킴으로서 검찰 내부는 물론 국민적 신망을 얻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를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윤 총장은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조직주의자, 반개혁적 인사로 프레이밍 됐습니다. 이 상황에서 세월호 재수사는 회심의 반전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데다 아직도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여권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조국 수사에 이어 세월호 수사를 함으로써 정치권의 균형을 맞춘다는 명분도 있습니다윤 총장은 남은 임기동안 다시 적폐청산의 영웅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대선자금 수사의 추억

세월호 수사는 참여정부 당시 대선자금 수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검찰개혁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송광수 검찰총장과 안대희 중수부장은 대선자금 수사 카드를 꺼내들었고 한나라당의 소위 '차떼기 정치자금 수수'를 밝혀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결과적이지만 검찰개혁 목소리는 잦아들었습니다. 세월호 재수사 역시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월호 재수사는 기본적으로 검찰에 힘을 실어주는 적폐청산 기획수사입니다. 부장검사 2, 평검사 5명에 수사관 10여명 등 20여명 규모인데다 기한 조차 없습니다. 지금까지 거론된 검찰개혁안 중 검찰의 직접수사 및 특별수사 축소, 파견검사 축소, 사건 무작위 배당은 세월호 특별수사단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더불어 검찰개혁안으로 나왔던 심야조사 금지, 피의사실공표 금지, 조사시간 제한, 포토라인 금지 등이 세월호 재수사에서는 어떻게 지켜질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월호 진실을 밝혀내는데 그런 규정이 중요하냐며 원점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관은 다르지만 최근 경찰에 출석한 양현석 전 YG 대표는 포토라인에 섰고 심야조사를 받았습니다만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이 원칙은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3. '정치적 고려' 없는 정치적 수사

검찰은 백서를 쓸 정도로 자세히 세월호 사건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결론이 내려진 사건도 다시 들여다 본다는 방침입니다. 사고원인 조사-책임자 처벌-외압 규명 등의 순서대로 수사가 진행되려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는 현재 국민고발인단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사고 및 은폐에 책임있는 사람들을 고소고발한다는 방침인데 황교안 대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검찰도 가족협의회 고발사건 기록까지 검토한 뒤 향후 수사방향을 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당시 법무부장관으로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수사대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검찰은 "다른 정치적 고려가 있을 수는 없다"고 밝혔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수사가 사실상 황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총선이 5개월 남은 상황에서 세월호와 황교안 책임론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자유한국당에게는 부담입니다. 2014년 세월호 수사 당시 법무부 간부들이 줄소환되고, 황 대표 조사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언론에 나온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검찰은 정치적 고려가 없다고 하지만 선거를 목전에 두고 수사 착수를 하면서 '정치적 수사' 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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