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국' vs '쿠데타'...트럼프 탄핵 치열한 '프레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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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 vs '쿠데타'...트럼프 탄핵 치열한 '프레임 전쟁'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19.12.19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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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행간] 미 하원에서 트럼프 탄핵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현재 미국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투표가 진행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3번째로 하원에서 탄핵되는 대통령이 될 것이 유력합니다. <미 하원에서 트럼프 탄핵>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매국이냐 쿠데타냐

미국 하원은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658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위를 남용해 국가를 배신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특히 탄핵소추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뇌물죄 혐의를 거론했습니다. 법사위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위 남용은 헌법상 뇌물죄 혐의와 그 밖의 연방 범죄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위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면서 군사 원조를 대가, 즉 뇌물로 사용했는지가 주요쟁점이었습니다. 법사위는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뇌물죄를 탄핵소추안에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탄핵보고서에는 이를 언급함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을 '사익을 위해 국익을 팔아넘긴 사람'이라고 규정한 것입니다.

탄핵보고서 공개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에 공개서한을 보내 탄핵은 쿠데타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원 운영위원회가 공개한 서한에서 그는 “(탄핵 표결은) 불법적이고 당파적인, 미국 민주주의를 전복시키는 쿠데타 기도나 다름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의장에게는 역사가 당신을 단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미국 국민들이 당신(펠로시)과 민주당에 (거짓 탄핵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정국에 0만큼의 책임감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민주당의 매국 프레임과 트럼프의 쿠데타 프레임이 격돌하는 상황입니다.

 

2. 탄핵너머 어렴풋이 대선 생각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사실상 0% 수렴한다는 것은 민주당, 공화당,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도 알고 있습니다. 상원에서는 재적 의원은 3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탄핵이 효력을 발휘하는데 현재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탄핵을 한 것은 내년에 있을 대선을 겨냥한 것이란 게 중론입니다.

민주당의 전략은 어차피 내년 대선 후보는 트럼프이기 때문에 트럼프의 자질과 리더십에 문제가 있음을 이번 탄핵절차로 밝히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미국 선거는 중도층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탄핵이 트럼프 대통령의 자질을 한 번 생각하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국 혹은 반역 이미지를 씌움으로서 국가 안보와 애국을 중시하는 미국 유권자들에게 트럼프가 부적절한 후보라는 이미지를 주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바로 역풍입니다. 1998년 빌 클린전 대통령이 공화당에 의해 탄핵 당했을 때 공화당은 기세등등했지만 오히려 선거에서 패배했고 집권당인 민주당이 이례적으로 중간선거에서 하원의석수를 늘린 바 있습니다. 대통령의 거짓말은 분명 문제였지만 르윈스키 스캔들이 클린턴 대통령을 탄핵할 정도의 문제였냐에 대해 유권자들이 동의를 못한 것입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이 9월까지도 탄핵 추진을 결정하지 못한 것도 실제 그 이전 선거에서 격전지에서 탄핵을 강하게 주장한 민주당 후보들이 줄줄이 낙선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매국 프레임이 작동하기 때문에 클린턴 때와는 다르다는 계산이 어느 정도 서서 탄핵을 추진한 것입니다. 전문가들조차 역풍이 불어 트럼프 재선에 유리할 것이란 의견과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트럼프가 불리할 것이란 의견이 엇갈립니다.

 

3. '시계제로' 북미협상

한국은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순간 직무가 정지되지만 미국은 상원을 통과하기 전에는 공식적으로 대통령 권한이 유지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탄핵을 당한 트럼프 대통령이 당분간 북한과의 협상에 힘을 쏟을 여력이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통상 상원의 탄핵심리와 판결절차는 한두달 가량 소요됩니다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트럼프가 북한에 양보하는 안을 내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현재 민주당이 밀고 있는 것이 바로 매국 프레임입니다. 만약 북한에 대폭 양보를 해서 합의를 하면 사익을 위해 국익을 희생했다는 '매국 프레임'이 다시 작동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대북 협상안의 의회 비준이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북한과의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 재량이지만 실제 효력을 발휘하려면 의회의 인준을 받아야하는 사안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 자체의 대북제재 완화의 경우 의회 승인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탄핵된 대통령이 추진하는 협상안을 민주당이 동의할 리가 없습니다

북한도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중입니다. 탄핵절차가 끝난 뒤 트럼프와 계속 협상을 하는 것이 유리할지, 아니면 현상유지만 하려는 트럼프와의 협상을 깨고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독자노선을 걷는게 나을지 주판알을 굴리고 있을 겁니다. 당장 북한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뭐가 될지, 북한의 '새로운 길'은 어디가 될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입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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