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서울의 봄, 12.12 반란군’, ‘실거주 의무 폐지’, ‘베어 그릴스’

  • 기자명 뉴스톱
  • 기사승인 2023.12.1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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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언론의 한 주간 팩트체크 기사 소개

‘영화 <서울에 봄> 12.12 반란군 처벌 받았나’, ‘청약 아파트 실거주 의무 폐지?’, ‘새만금 잼버리 비판하는 베어 그릴스?’, 지난주 관심을 모은 이슈와 발언입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크 관련 주요 뉴스에서 소개해 드립니다.

 

1. 12.12 반란군 죗값 치렀나?

1979년 12월 12일 벌어진 신군부의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관객 5백만 명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실제 역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MBC에서 알아봤습니다.

MBC 방송화면 갈무리
MBC 방송화면 갈무리

영화에서 끝까지 쿠데타에 저항하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의 실존 인물은 장태완 사령관입니다. 12.12 이후 14년이 지난 1993년 7월, 장 전 사령관은 동료 장성들과 함께 전두환, 노태우 등 반란을 주도한 34명을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1년 뒤, 전원에 대해 “죄가 인정되지만 처벌하지 않는다.”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검찰의 결론에 ‘정치적 타협’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여기에 노태우 비자금까지 폭로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정치권은 결국 특별법을 만들었고 떠밀리듯 재수사에 들어간 검찰은 이듬해 이들 중 16명만 재판에 넘겼습니다.

12.12 군사반란 주역들은 결국 법정에 섰습니다. 1심에서 전두환 사형, 노태우 22년 6개월을 선고했고, 허화평 등 징역 10년이 4명, 징역 8년 4명, 징역 7년 3명, 징역 4년은 2명이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전두환 무기징역, 노태우 징역 17년 등 전원 형량이 줄었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그리고 8개월이 지난 1997년 12월 20일, 정부는 관련자 전원을 사면했습니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수감된 지 2년 만에 풀려났지만, 반성은 없었습니다. 당시 특전사 공수여단장이었던 박희도와 장기오는 검찰 수사 중 미국으로 도피했지만, 관련자들이 사면되자 귀국해 그 혜택을 받았습니다. 12.12 당일 연희동 비밀요정으로 군 수뇌부를 유인했던 조홍 수경사 헌병단장은 2018년 86세로 숨질 때까지 캐나다에서 숨어 살면서 매달 2백만 원에 달하는 군인연금을 꼬박꼬박 지급받았습니다.

 

2. 청약 아파트 실거주 의무 폐지?

정부가 청약 아파트 실거주 의무 폐지를 추진하다가 무산될 상황이 되면서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TV조선에서 따져봤습니다.

TV조선 방송영상 갈무리
TV조선 방송영상 갈무리

‘실거주 의무’는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던 지난 2021년 2월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제도입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 입주일로부터 2~5년 동안은 의무적으로 살도록 한 것인데, 시세보다 싸게 분양가가 책정된 만큼 투기를 막자는 취지였습니다.

이후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위기가 오자, 윤석열 정부는 1·3 대책을 내놨습니다. 분양받은 아파트를 일정 기간 팔지 못하게 하는 전매제한은 지난 4월 시행령 개정으로 풀었는데, 실거주 의무 폐지는 법 개정 사안이라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혔고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분양권을 팔 순 있는데 그러려면 실거주를 채워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정부 발표와 실거주 의무가 없어질 거라는 광고만 믿고 집을 분양 받은 예비입주자들은 난감한 상황입니다. 실거주를 할 수 없는 수분양자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분양가에 이자를 더한 수준으로 아파트를 되팔아야 할 상황입니다. 실거주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전세를 놓아 잔금을 치르거나 집을 파는 경우 최대 징역 1년 또는 1000만 원의 벌금 처분을 받게 됩니다. 현재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아파트는 서울과 수도권 66개 단지, 4만 4000가구 정도입니다.

이달 임시국회 소위가 한 번 더 있지만 여야 의견 차가 큽니다. 국민의힘이 시기에 상관없이 집을 팔기 전까지만 실거주 의무를 채우도록 하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다른 실수요자들과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법안 개정이 필요한 정책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해 상황이 꼬인 면이 있습니다.

 

3. 새만금 잼버리 비판하는 베어 그릴스?

생존 전문가로 유명한 베어 그릴스(Bear Grylls)가 올해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를 개최한 전라도 지역을 비판하는 모습이라는 주장의 사진이 SNS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습니다. 지난 8월부터 온라인상에 퍼진 해당 사진은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이후부터 다시 공유되고 있습니다. AFP한국에서 검증했습니다.

2023년 11월 29일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한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디시인사이드 게시물에는 “전라도 잼버리 때문. 베어그릴스같은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방송에 나와 한국 까는데 어느 나라가 찍어주겠냐”라는 내용과 “전라도에서의 끔찍한 경험은 떠올리고 싶지 않네요.”라는 자막이 붙은 그릴스의 사진이 담겼습니다.

해당 이미지는 2019년 5월 미국 토크쇼에 출연한 그릴스의 사진에 허위 자막을 합성한 것으로, 실제 인터뷰 내용은 잼버리와 무관합니다. 해당 사진은 2023년 8월 가량부터 일베저장소 등 여러 온라인 게시판에 공유된 동영상의 한 장면과 일치하는데, 영상에는 “호남 출신들은 뽑지 말며, 뽑더라도 절대 요직에 앉히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자막과 TTS(Text To Speech)를 활용해 합성한 음성도 등장합니다.

베어 그릴스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수석 홍보대사이자 영국 스카우트단의 대표 자격으로 지난 8월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개최된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퍼진 영상은 2019년 5월 4일 미국 심야 시사풍자 프로그램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에 게스트로 출연한 그릴스의 모습에 허위 자막을 합성한 것으로 잼버리와는 무관합니다. 인터뷰에서 그릴스는 ‘인간과 자연의 대결’ 촬영 경험담 등을 나누는데, 영상 어디에도 잼버리나 한국 관련 언급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 밖에도 전라북도나 한국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그릴스의 인터뷰는 찾을 수 없습니다. 그릴스는 잼버리가 폭염, 태풍 등으로 파행될 위기를 맞이하자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극한의 날씨를 극복하자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으며, 잼버리가 공식적으로 폐막하자 어려운 조건을 이겨낸 스카우트 대원들을 칭찬하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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