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2023 ② ‘의대정원’, ‘김건희 특검’, ‘원전 오염수’…

  • 기자명 뉴스톱
  • 기사승인 2023.12.3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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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대상으로 선정한 ‘핫 이슈’...교차검증 10선 ②

2023년이 저물어갑니다. 한국의 팩트체크는 2017년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지만, 2023년 올해는 여러모로 힘들었던 한 해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국내 팩트체크 플랫폼 두 곳 중 한 곳이 문을 닫았고, 나머지 한 곳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각 언론사의 팩트체크도 점차 위축되며 비중이 줄고 있습니다. 정부는 ‘가짜뉴스’ 퇴출을 외치는데 팩트체크는 위축되는 이상한 한 해로 남을 것 같지만, 기억할만한 팩트체크는 충분했습니다. 뉴스톱이 ‘2023 팩트체크 총정리’를 3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두 번째는 여러 매체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진 ‘핫 이슈 팩트체크 10’ 2편입니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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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대 정원 18년째 그대로인데 부족하지 않다?

최근 외과, 소아과 같은 곳엔 의사가 부족하고 지방도 의사가 없지만, 의대 정원은 18년째 3058명 그대로입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이 알려지면서 의사단체들의 거센 반대 등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의대 정원 증원 관련해 MBC, JTBC, TV조선에서 따져봤습니다.

2000년 의약분업 여파로 의료계가 총파업에 나서자 정부는 의대 정원 감축안을 내놨습니다. 3507명에서 2006년 3058명으로 줄어든 뒤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2010년대 들어, 의사가 수도권에만 집중되고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정부는 2012년과 2016년 각종 근거를 들어 의대 정원을 늘리려 했는데, 그때마다 의사단체는 파업 카드를 들었고, 복지부는 “의사단체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며 번번이 물러섰습니다. 지난 정부도 2020년 의대 정원을 10년간 4천명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역시 무산됐습니다.

인구 천명당 의사 수는 여전히 OECD 최하위권이고, 고령화가 계속 빨라지면서 의사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인구 10만명당 의대 졸업생 수도 OECD 회원국 중에 감소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 검건희 특검법은 독소조항 있는 악법?

지난 19일 한동훈 당시 법무장관이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독소조항이 들어있는 악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전 장관은 △수사 상황 생중계 △야권의 추천권 △총선 앞둔 시점 특정 등을 문제 삼았습니다. JTBC, 한국일보, 경향신문, TV조선이 확인했습니다.

‘야권의 추천권’은 과거 여러 특검에서도 ‘독립성’과 ‘중립성’, ‘공정성’ 등을 보장하기 위해 그렇게 법을 만들었습니다. ‘수사 상황 생중계’도 과거 특검에서 똑같은 규정을 담았습니다. 한동훈 장관은 ‘최순실 특검팀’에서 활동했습니다. ‘민주당이 원하는 시점을 특정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관점과 맥락에 따라 세 매체의 결론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 퀴어축제 두고 충돌한 홍준표 시장과 경찰 누가 맞나

지난 6월 열린 대구 퀴어축제에서 지자체 공무원들과 경찰이 부딪혔습니다. 대구시 홍준표 시장과 대구 경찰 모두, 상대방이 법을 어겼다고 주장했습니다. JTBC, 한국일보, 오마이뉴스에서 확인했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도로 점용 허가’를 미리 안 받은 ‘불법 점거 집회’라 막았다고 했습니다. “도로 점용을 내 줄 만큼 공공성 있는 집회로 보기 어렵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경찰의 입장은 ‘도로 점용 허가 여부와 무관하게, 신고된 집회는 보장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존에도 그렇게 해왔다고 했습니다. 법원 역시 ‘집회 허가제’를 금지한 헌법 취지 등에 비춰, 공공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되는 시설물이 아니라면 따로 허가를 받지 않아도 설치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집회가 열린 동성로가 ‘집회 제한 구역’이다, 그래서 막을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정확히는 ‘제한 가능 구역’입니다. 집시법 12조를 보면 ‘교통 소통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주요 도로’에서 집회는 막을 수 있습니다. 전국에 88곳, 대구에는 9곳이 있습니다. 홍 시장이 말한 대로, 집회 장소였던 동성로는 ‘제한 가능 구역’인 중앙대로에 속해 있습니다. 그런데 ‘교통 불편의 정도’를 따져서 집회를 제한할 수 있는 주체는 지자체가 아닌 경찰입니다.

 

■ 축구선수 음바페가 이강인 무시하는 일본 기자 혼냈다?

지난 6월 유튜브 채널에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 선수인 음바페의 기자회견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이강인 무시하는 일본 기자 질문에 불쾌하다는 음바페’라는 반응으로 올라온 이 영상에 따르면 영어로 “이강인의 영입이 마케팅을 위함이라고 생각하냐”고 묻는 기자 질문에 음바페는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며 프랑스어로 답변합니다. 해당 영상에선 이 답변을 “(이강인이) 재능을 가졌기에 여기로 올 수 있는 것”이라고 번역했습니다. SBS, JTBC, YTN 등에서 보도했습니다.

해당 영상은 AI로 조작된 ‘가짜’였습니다. 영상에 쓰인 원본 영상은 2년 전 ‘유로 2020 프랑스-독일’ 경기 기자회견 현장으로, PSG 계약에 대해 답변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영어로 묻는 기자의 질문은 ‘TTS’(Text To Speech)를 이용해 만든 음성이었고, 음바페의 답변은 게시자 마음대로 붙인 자막이었습니다.

 

■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안전할까? + 기타

8월 24일 일본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검토보고서와 국내 자체 검토보고서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과학적으로’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국내 정치권은 물론 학계에서도 오염수 방류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한국일보동아사이언스가 정리했습니다.

이밖에 ‘김포시 서울 편입’, ‘새만금 잼버리 파행 운영’ 관련 이슈도 언론들의 주목한 팩트체크 대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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