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검사출신·서오남’, ‘의료법 개정안’, ‘마약 수사 위축?’, ‘ASMR’

  • 기자명 뉴스톱
  • 기사승인 2023.05.14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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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언론의 한 주간 팩트체크 기사 소개

‘윤 대통령 취임 초 정부요직에 많았던 검사출신과 서오남 1년 후인 지금은?’, ‘의료법 개정안은 의사면허 박탈하는 과잉입법?’, ‘문재인 정부 때 마약수사 위축시켰다’, 지난주 관심을 모은 이슈와 발언입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크 관련 주요 뉴스에서 소개해 드립니다.

 

1. 윤 대통령 취임 초 많았던 ‘검사 출신’과 ‘서오남’... 1년 후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정부요직에 검사 출신과 서울대를 나온 50대 남성 이른바 ‘서오남’이 많아졌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 취임 1년이 된 지금도 그런지, SBS에서 분석했습니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SBS 방송화면 갈무리

현직 장·차관급 인사 114명을 전수 분석한 결과, 검사 출신 인사는 총 13명으로 전체의 11.4%였습니다. 문재인 정부 1년 차 2.9%보다 4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지난 해 6월 윤 정부 출범 한 달 차 8명보다는 5명이 늘었습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4%로 비슷했습니다.

‘서울대 출신·오십대· 남자’ 비중을 따져보면, 서울대 출신은 전체의 54.4%로 과반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41.9%와 비교하면 많이 높아졌습니다. 50대는 57.9%로 문재인 정부의 61.9%와 비교하면 소폭 줄었습니다. 남성은 89.5%로 문재인 정부의 85.7%와 비교하면 소폭 늘었습니다. 다만 50대·남성 중심 인사라는 점은 비슷했습니다.

장차관들의 출신 지역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윤석열 정부 1년째인 현재 영남권이 39.5%로 가장 많았고, 수도권, 충청권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1년 차도 영남권이 가장 많았지만 그 다음은 호남권, 수도권이었습니다. 윤 정부 들어 호남 출신 인사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경제 관료 출신, 일명 ‘모피아’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윤석열 정부 10.5%, 문재인 정부는 7.6%였습니다. 5급 이상 고시 출신은 61.4%로 지난 정부 41%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문 정부에 비해 관료 출신 인선이 많아졌다는 해석도 가능해 보입니다.

 

2. 의료법 개정안은 의사면허 취소하는 과잉입법?

범죄를 저지른 의사들의 면허 제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두고, 의사의 면허를 박탈하는 과잉입법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에서 따져봤습니다.

현재 의사들은 살인, 강도, 혹은 성범죄를 저질러도 면허가 취소되지 않습니다. 면허 제한 사유가 진료비 부당청구나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일부 특정 범죄로 제한돼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은 의사의 면허 제한 사유를 모든 범죄에 대한 금고 이상의 형으로 확대했습니다. 교도소에 수감 될 정도의 처벌을 받으면 의사 면허가 제한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등이 중범죄나 성범죄, 의료관련 범죄면 몰라도, 모든 범죄로 확대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의사와 같은 대표적 전문직인 변호사와 공인회계사의 결격사유 조항을 보면, 이미 모두 “금고 이상의 형”으로 돼있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의료법과 차이가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거나 의료인만 압박한다는 건 사실과 다릅니다.

또, 이 법안을 ‘의사면허 박탈법’이라고 부르는데, 취소 기간이 정해져있고 끝나면 재교부를 해줍니다. 면허 정지 개념에 더 가깝습니다. 게다가 의료행위 중에 생긴 문제로 처벌받는 경우는 면허 제한 사유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전공의 단체는 이 법안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펼치고 있습니다. 면허 제한 사유가 모든 범죄로 확대되면 의사들이 이를 우려해 집단행동을 주저하게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행 의료법도 의사의 집단행동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의사가 진료 중단에 대한 정부의 업무 개시 명령을 거부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문 정부 때 검찰 마약수사 위축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마약 수사를 위축시켰다’고 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지난 정부에서 마약 단속을 좀 느슨하게 했고, 대형 마약 수사를 주도해오던 검찰의 손발을 잘랐다. 마약 거래 등에 위험 비용이 대단히 낮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겨레에서 검증했습니다.

한 장관은 2021년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이 500만원 이상 마약 밀수·소지 관련 범죄만 수사할 수 있게 된 점을 근거로 ‘검찰의 손발을 잘랐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수사 범위가 축소되기 전에도 검찰은 주로 500만원 이상 마약 사건에만 집중해왔다는 게 함께 마약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과 관세청의 설명입니다. 지난해 9월 법무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검찰이 금액 무관 모든 마약 사건을 수사할 수 있도록 했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500만원 미만 마약범죄는 관세청과 경찰이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2018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통합, 2020년 대검 마약·조직범죄과 통합으로 수사 역량이 축소됐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휘 조직 통폐합과 무관하게 전체 전국 검찰의 마약수사 인력은 오히려 다소 늘었습니다. 2017년 288명에서 2018년 294명, 2019년 296명으로 증가한 뒤 2022년까지 296명을 유지했습니다.

‘마약 단속을 느슨하게 했다’는 주장과 달리 마약류 사범 검거 실적은 해마다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2018년 1만2613명, 2019년 1만6044명, 2020년 1만8050명, 2021년 1만6153명, 2022년 1만8395명의 마약사범을, 경찰은 2018년 8107명, 2019년 1만411명, 2020년 1만2209명, 2021년 1만626명, 2022년 1만2387명을 검거했습니다. 검경 모두 매년 역대 최대치 기록을 세웠습니다. 2021년의 경우 전년대비 소폭 감소하기는 했지만, 경찰은 ‘버닝썬 사태’로 2020년 집중 단속이 이뤄졌던 ‘기저효과’ 탓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의 수사력 공백 탓에 마약 공급이 늘었고, 이 때문에 마약 가격이 싸졌다는 주장도 있는데, 한국은 마약 ‘제조국’이라기보다 ‘수입국’입니다. 수입 물량이 늘면 가격이 내리고, 수입 물량이 줄면 가격이 오릅니다. 국경 통제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4. “비버 먹방 소리로 스트레스 감소”... 사실일까?

최근 SNS를 통해 ‘비버가 양배추를 먹는 소리만으로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확인했습니다.

해당 인스타그램 게시물의 출처는 2020년 10월 트위터 게시물입니다. 이 게시물 또한 조회 수 약 430만 회, ‘좋아요’ 약 13만 9천 개를 기록했지만, 어떤 연구(Studies)를 토대로 한 주장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외국의 한 데이터플랫폼 사이트에서 그 근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0년 10월 똑같은 비버 영상을 주제로 ‘시티즌 미(Citizen Me)’ 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였습니다. 네티즌 924명을 대상으로 ‘비버가 양배추를 먹는 영상’을 보기 전과 후 스트레스 지수가 얼마나 낮아졌는지 비교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버 동영상을 보기 전과 후 ‘스트레스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이 12.86%에서 30.84%로 17%p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뇌과학 전문가들은 해당 설문조사 결과가 과학적인 실험 연구 결과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과학적 실험을 하려면 피실험자들의 개별적 특성(ADHD, 우울증 등)을 고려해 참여 대상을 제한하고 이들이 영상을 보는 환경을 동일하게 통제했어야 합니다. 또한 영상을 시청한 후,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설문조사 방식이 아닌 객관적인 스트레스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혈액 혹은 뇌파검사 등을 진행해야 합니다.

다만, ‘비버가 양배추 먹는 소리’와 같은 ASMR이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는 임상실험 결과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ASMR과 귀의 청각 박동이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영향 비교: 시범 연구’에 따르면, 피실험자들에게 ASMR을 들려줬을 때 불안이 해소되고 스트레스가 완화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 <문화기술의 융합>에 실린 ‘ASMR이 대학생의 불안, 스트레스,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논문에서도 ASMR이 불안, 스트레스, 수면의 질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ASMR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낮추는지 구체적인 의학적 기전(메커니즘)은 아직 해명되지 않았습니다. 청각 자극을 처리하는 영역이 뇌신경 회로를 거쳐 스트레스 지표인 신경호르몬 등의 변화가 나타나는 과정을 일일이 증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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