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시간끌기' 경고한 북한...협상 가능성은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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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시간끌기' 경고한 북한...협상 가능성은 남아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20.01.0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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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행간] 주목받는 2020년 북한 신년사

북한이 12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일 조선중앙통신에 나와 미국이 시간을 끌수록 북한의 무력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라며 머지 않아 새 전략무기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2020년 신년사는 발표하지 않아 이 전원회의 내용이 사실상 신년사가 됐습니다. <주목받는 2020년 북한 신년사>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

신년사에 앞선 노동당 전원회의 나흘 일정은 19901월 노동당 제617차 회의 이후 29년만입니다. 1231일에 전원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북한 사상 처음입니다. 북한은 12월에는 신년사 준비에 모든 역량을 동원하기 위해 가급적 국가 행사를 줄여왔기 때문입니다. 2020년 신년사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유추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난 연말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나온 표현 중 가장 눈에 띄는 말이 바로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입니다. ‘간고하다는 말은 처지가 몹시 힘들고 고생스럽다는 의미고 장구하다는 말은 매우 길다는 의미입니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의 고난의 행군이 생각나는 표현입니다. 한마디로 힘들지만 장기전을 준비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최근까지 발언으로 봤을 때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은 자력갱생자주국방의 다른 표현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확실한 것은 북한이 주민들에게 마음을 단단하게 먹으라고 신호를 보냈다는 겁니다.

 

2. 새로운 길은 '새 전략무기'

-북한이 지난해부터 언급한 새로운 길이 무엇이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미국은 북한이 정해놓은 협상시한인 2019년 연말까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새로운 길은 북미협상 중단 선언입니다. 북한으로서는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 지난 2년간 줄기차게 노력하고 핵실험도 중단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에 협상을 이어나갈 이유가 없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북한의 새로운 길선언에 강력한 군사행동이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1일 아침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를 보고하면서 머지 않아 새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도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 대응조치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핵실험을 재개하기보다는 핵물질 보유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대북제재는 피하면서 미국을 자극하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28자력갱생은 영원한 승리의 보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행성을 뒤흔들며 연이어 울려퍼진 주체탄들의 장쾌한 폭음을 언급하며 지난해 13차례의 미사일 발사를 큰 걸음이자 승리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3. 희미한 협상 가능성

북한이 내놓을 메시지에 미국을 포함한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결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평화의 길로 향하는 결정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북한에 최선의 길은 핵무기 제거를 통해 주민들에게 더 나은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북정책을 강경하게 바꿀 때가 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이런 태도는 북미 대화에 대한 의지라기보다는 현상유지를 하겠다는 신호입니다. 미국 백악관은 3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후 치적을 정리한 보도자료를 냈는데 여기에는 북미정상회담과 비무장지대 월경이 포함됐습니다. 한편으로는 협상이 이어지는 동안 강력한 대북제재를 유지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대북제재가 이어질 것임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원에서 탄핵된 이후 내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힘든 상황이고, 의회의 지지를 얻기도 힘듭니다. 미국의 독자적 대북제재를 풀기 위해선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북한도 미국의 시간끌기, 현상유지 전략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은 우리가 정한 연말 시한부를 무난히 넘겨 치명적 타격 피할 수 있는 시간벌이를 해보려는 것일 뿐이다. 파렴치한 미국이 조미대화를 불순하게 악용하는 것을 절대 허용치 않을 것이며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얻게 된 발전의 대가를 다 받아내기 위한 실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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