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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성소수자로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세상을 희망한다"[홍상현의 인터뷰] 영화 <엄마와 나: 미움 받아도 괜찮아> 원작자 우타가와 타이지

로빈 윌리엄스.

<굿모닝 베트남><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터무니없을 만큼 밝고 푸근한 낙천가의 웃음을 보여준 사내. 좀 뜬금없지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의 창 부분에 초청된 영화, <엄마와 나: 미움 받아도 괜찮아>의 원작자, 우타가와 타이지와 마주 앉는 순간, 그 평화로운 미소를 바라보던 필자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4년 2개월 전 우리 곁을 떠나간 그리운 이름이었다.

이 즈음에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우타가와가 지나온 삶의 궤적이 그리 낙천적인 것은 아니었다. 언제나 자랑스러워하던 아름다운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불행했던 결혼생활에 자신을 붙잡아둔 족쇄가 그라고 믿으며 혹독한 매질과 폭언을 일삼았다. 가족으로부터 떼어놓았고, 흉기를 휘둘러 가출까지 하게 만들었다. 학교에서는 뚱뚱한 외모 때문에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 정신과적 문제가 생기거나, 약물에 의존하게 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범죄에 발을 담그게 되거나, 가득 차 있는 것은 평균이하의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었다. 하지만 그의 결론은 달랐다. 회사에서 최고의 실적을 올리는 사원이 되었고, 그 와중에 독학사 학위도 땄다. 친구들에게도 사랑받았다.

그리고 사회생활의 절정기에 도달했을 즈음, 우타가와는 커밍아웃을 했다. 불행은 찾아오지 않았다. 아니, 그가 불행을 외면했다는 표현이 적절하리라. LGBT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정보 사이트에 기사를 쓰고, 만화를 그렸다. 그렇게 2009년부터 블로그에 연재하기 시작한 만화 『게이입니다. 거의 부부입니다』는 필자를 포함한 비(非)LGBT까지를 아우르는 방대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급기야 2013년 거대미디어그룹 카도가와(KADOGAWA)에서 펴낸 자전적 에세이 만화(essay comics) 『엄마와 나: 미움 받아도 괜찮아』는 평단과 독자 모두의 극찬을 받으며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등극한다. 그리고 올해 최고의 스태프와 캐스트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영화의 연출자 미노리카와 오사무 감독이 아무 망설임 없이 ‘뜨거운 성공스토리’라 칭하는 삶의 주인공이지만 여전히 눈물 많고, 다정하며, 매사에 감동할 것이 많은 그를 만났다.

에세이 만화 <엄마와 나: 미움 받아도 괜찮아> 원작자 우타가와 타이지. 홍상현 촬영

홍상현:

첫 영화화 작품의 첫 해외 상영지가 한국이다. 개인정보지만 거주지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웃음)

우타가와 타이지:

(웃음) 도쿄의 신오쿠보(코리아타운)에 산다. 일본인보다 한국 분들이 더 많이 거주하고 계신 곳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 주민도 절반 이상이 한국 분들이며, 동네 가게도 70퍼센트 정도가 한국 상점이다 보니 부산이 외국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웃음) 원래 고등학교 때부터 한국인 친구들이 많았고, 사회생활을 하다 만난 친구들 중에도 한국인이 많아 왠지 고향(hometown)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심지어 그는 단 사흘간의 이번 방문을 위해 한국어 심화학습까지 했다)

홍상현:

아마도 이 영화와 관련된 인물들 가운데 가장 높은 국제적 인지도를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 한다. 국제인권감시기구 보고서에 본인의 만화가 사용되었다.

우타가와 타이지:

국제인권감시기구로부터 만화를 그릴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열심히 찾아다니는데 담당자가 『엄마와 나: 미움 받아도 괜찮아』를 읽었다면서 ‘제발 당신이 그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내 만화는 그림이 뛰어나다기 보다 개성이 있는 편이라 맞지 않을 것 같다’고 했더니 마침 일본에 와 있던 영국인 관계자까지 나서 설득하는 바람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수락했다.

만화를 그리면서 일본의 LGBT 고교생들의 상황이 내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3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미국도 일본과 마찬가지였고. 이런 문제는 어른들이 나서서 해결해주어야 하는 것이기에 사명감을 가지고 작업에 임했다.

홍상현:

오히려 그런 개성을 가진 그림이라 더욱 호소력이 있었을 거다. <엄마와 나>를 보면서 충격적이었던 것은 옷장에 가두고 손찌검을 하며, 식칼까지 휘두르는 그 가혹한 학대가 모두 사실이었다는 점이다.

우타가와 타이지: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다. ‘그런 지독한 어머니를 용서한 당신이 훌륭한 거야’, ‘당신이니까 가능했지’, ‘당신은 원래 머리도 좋고 회사에서도 최고의 근무실적을 올릴 만큼 유능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럴 수 있었겠지’, ‘좋은 친구들이 있었으니까 가능했던 거 아냐?’라고.

다 일리 있는 말씀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나를 보살펴 준 할머니와 힘겨워하는 순간에 의지가 되어준 소중한 친구들이다. 그들로 인해 내가 변화할 수 있었노라고 모두에게 전하고 싶었다. 세상에는 여전히 어린 시절의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들이 많다. 올해 들어 일어난 자살 사건만 세 건이나 되니까. 또, 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정신적 상처(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PTSD)를 극복하는 데만 수십 년이 걸린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사람들이 불편해 한다고 입을 다물 게 아니라 분명한 현실의 모습이며, 그 한편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들 또한 많다는 점을 모두에게 알리자는 것이 내 작품의 집필 의도였다.

만약 내가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면 그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주변 사람들이 건네는 따듯한 격려의 말을 소중히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니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시는 분들께서는 만약 주변의 누군가로부터 힘이 되는 말을 들었을 때, 부디 그것을 소중히 기억하셨으면 좋겠다. 상처를 극복하고 나름의 성취를 이루며 살아가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기적’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겠지만, 세상에는 아직 따듯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 많고, 또한 이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통해 내 삶도 변화될 수 있으니까.

<엄마와 나: 미움 받아도 괜찮아>에서 우타가와 타이지 역을 맡은 타이가. ⓒ No matter how much my mom hates me Film Partners

홍상현:

LGBT와 무관한 독자들에게조차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블로그 연재만화 『게이입니다. 거의 부부입니다』의 분위기가 <엄마와 나: 미움 받아도 괜찮아>에도 많이 반영되어 있는 듯하다.

우타가와 타이지:

일단 모든 캐릭터가 그대로 등장하고 있고, ‘오래 전 이런 일이 있었다’는 설명을 시작하기 위해 설정한 연재 첫 회의 분위기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원작에 유머러스한 요소를 많이 가미한 것은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로 가면 독자들이 지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는데 이 부분도 영화에 효과적으로 활용되었다.

홍상현:

말씀하신 맥락을 참고해 영화를 한 장면 한 장면 곱씹어 보니 역시 밝은 면에 초점을 맞춰 스토리가 전개된다. 힘겨웠던 성장기의 경험을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분위기로 풀어간다는 점이 원작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했지 않나. 작가 자신의 세계관에도 걸맞고.

우타가와 타이지:

그렇다. 내 스스로도 얼마나 심한 폭력에 노출되었으며 얼마나 많이 상처받았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영화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어차피 어느 정도만 표현해도 관객의 상상력을 통해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러니 그런 어려움을 딛고 내가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는지를 그려 주십사 감독님과 프로듀서님께 부탁드렸고, 이런 제 뜻을 충분히 헤아려 작품에 반영해주셨다. 특히 캐스트들께서 이런 내용을 깊이 연구해 주신 것에 감사한다.

홍상현:

당연한 이야기지만 <엄마와 나: 미움 받아도 괜찮아>에서 ‘나’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이 ‘엄마’다. 엄마로 분한 요시다 요의 뛰어난 연기야말로 이 작품의 백미 아닐까 한다.

우타가와 타이지:

‘엄마’, 바로 내 어머니 미츠코의 역을 맡기란 어떤 여배우에게드 꺼려지는 일이었을 거다. 관객들에게 좋은 시선을 받을 수 없으니까. 그래서 걱정이 많았다. 또한 캐릭터 자체를 표현하는데 상당한 연기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원작을 집필할 당시 마지막 페이지까지 어머니의 얼굴을 그릴 수가 없었다. 어떤 식으로 그리든 거짓말이라고 생각할까봐. 실제로 아이들은 학대를 가하던 순간의 부모 얼굴을 떠올리지 못한다. 해서, 도깨비 같은 얼굴이든, 평범한 얼굴이든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대중적 인기는 물론 연기력까지 갖춘 요시다 요라는 배우가 이 역을 맡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뻤다. 심지어 요시다 요 본인이 원작을 읽고 이 역을 희망했다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동명원작 에세이 만화 <엄마와 나: 미움 받아도 괜찮아> 표지 ⓒKADOKAWA CORPORATION

홍상현:

2015년 영화 <커밍아웃>을 통해 정식으로 데뷔한 연기자이기도 하다. 그런 입장에서 볼 때 ‘나’를 연기한 배우(타이가)는 어땠나?

우타가와 타이지:

(웃음) 일단 <커밍아웃>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하면, 그 영화의 감독은 25세의 이성애자 남성이다. 그가 LGBT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며 상담을 하러 왔었다. 당시 그는 여러 LGBT 단체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그가 영화 속 바(bar)의 마스터 역할을 맡아달라고 부탁하니 거절할 수가 없더라. 그도 경험이 많은 감독이 아니고 나도 첫 출연이라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런 이야기를 하다 타이가 군이라는 엄청난 연기력을 가진 10년차 배우에 대한 화제를 꺼내니 무척 당황스럽다.

뛰어난 표현력을 가진 연기자로써 타이가 군을 존경해왔다. 단지 그가 출연하기 때문에 보았던 작품도 많고, 그래서 ‘나’역에 그가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절대 놓치면 안 돼!’라고 외쳤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나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몇 가지 포인트만 물어본 뒤 나머지 모든 부분을 스스로 창조해냈다는 점이다. 놀랄 만큼의 이해력과 표현력을 가진 배우였다. 특히 연기에 있어 수많은 ‘데이터’를 확보해놓고 필요한 순간에 이를 꺼내드는 점이 훌륭했다. 그가 주연이어서 행복하다.

홍상현:

부산영화제는 <엄마와 나: 미움 받아도 괜찮아>가 자칫 단순한 악인처럼 보일 수도 있는 엄마를 미움과 애처로움의 양가적 감정을 끌어내는 인물로 그린 점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 어머님의 모습도 그랬나?

우타가와 타이지:

대단히. 어머니는 단지 ‘그건 좀 아니지’, ‘사실과 다르잖아’같은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공격을 받았다고 느끼며 강하게 반발함으로써 나는 틀리지 않았음을 관철시키려 했다. 학대받은 경험 때문에 방어적인 성격이 형성되었던 거다. 폭력의 지배 아래서 성장한 까닭에 사랑한다는 것과 지배한다는 것의 차이를 몰랐다.

나와 어머니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애정은 있지만 ‘이해’가 부재하다는 게 문제였다. 살다보면 애정보다 이해가 중요한 순간이 많음에도. 그래서 부모자식 관계가 순탄치 못했다. 하지만 역으로 그렇다 보니 막상 관계를 개선하려 할 때 문제점을 빨리 파악하게 되더라. 나와 어머니가 무척 닮았다는 것도 새삼 실감할 수 있었고.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홍상현:

어른이 되고, 본인도 연애를 경험해보면서 어머님에 대해 좀 다른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우타가와 타이지:

정말 그렇다. 특히 연애의 경험은 앞으로도 ‘있을’테지만 (그는 이렇게 얼마 전 사귀던 친구와 헤어진 것을 에둘러 표현했다) 일단 저부터도 ‘여성은 이래야 하고. 엄마는 저래야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사람에 대해서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홍상현:

세상의 많은 비극은 가족과의 관계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엄마와 나: 미움 받아도 괜찮아>는 혈연을 뛰어넘는 인간적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런 관계가 어머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게 하는 에너지로도 작용하지 않았나.

우타가와 타이지:

말씀하신 대로다. 다만, 어린 아이들의 경우 부모와 떨어져 살아갈 수 없다. 그런 까닭에 학대가 발생해도 상황을 피하기 어렵고. 그러니 사회적으로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유럽의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듯이. 다만 어른이 되면 혈연과 관련해서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사고할 수 있는 여지가 주어진다. 나름의 가치관에 근거해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거다. 그게 이상적이라고 본다. 예컨대 한국영화 <도가니>에서도 아이들을 구해낸 것도 부모가 아니라 시설에 근무하던 선생님이었지 않나.

홍상현:

바로 그런 문제가 당신이 지향하는 미래의 비전과도 맞물려있다고 생각한다.

우타가와 타이지:

한 사람의 성소수자로서, 제가 살고 있는 일본도, 세계도 다양성(diversity)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가기 바란다. 어린 시절에 상처를 받은 아이들이 과거를 극복하며 밝고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작품을 앞으로도 많이 만들고 싶다.

저는 원래 이런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남들 앞에서 잘 하지 못했다. 누구도 기뻐하거나 즐거워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생각에. 책을 쓸 때도, 그것이 영화화 될 때조차도 ‘별로 보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잔뜩 위축되어 있었다. 바로 그때 앞서 언급한 <도가니>라는 영화를 보게 된 거다. 물론 내가 책에 쓴 것과 비교조차 힘들만한 강도의 내용이었지만 단지 ‘그런 이야기에 관심 없다’는 사람들의 말만 듣고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나오지 않았던들 한국의 특수학교에서 일어난 그 사건을 제가 어떻게 알 수 있었겠나.

그런 의미에서 나 역시 작품을 준비하면서 이 책을 완성하지 못하면 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다시 일어서기까지 과정을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거의 도박을 하는 기분으로 작품을 그린 끝에 이를 읽고 영화로까지 만들어주시는 분들까지 만날 수 있었다.

<엄마와 나: 미움 받아도 괜찮아>에서 우타가와 타이지 역을 맡은 타이가. ⓒ No matter how much my mom hates me Film Partners

그가 LGBT를 다룬 한국의 작품들에 대해 한국 영화관계자 이상의 애정을 담아 이야기하고 다시 ‘오늘을 사는 LGBT로서 경험하는 수많은 문제들을 한국의 성소수자들과 손잡고 극복해 나가고 싶다’는 말을 마쳤을 즈음. 필자는 사진 외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당신의 작품을 독자들에게 맛이라도 보여주고 싶은데 블로그의 일러스트 하나만 기사에 쓰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단호했다.

이틀간의 일정을 함께한 친구에게 이미 있는 일러스트를 주는 건 무성의하니 정성을 들여 한 장 새로 그릴 수 있게 기다려 달라는 것이었다. ‘카피라이트의 나라’에서 만화를 그리는 일을 생업으로 하는 그였다. 사흘 뒤 그로부터 그의 팬이라면 누구라도 기억하고 있을 ‘우타가와 체’로 ‘잘 부탁합니다’라고 꾹꾹 눌러쓴 한국어 인사가 포함된 일러스트가 도착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전화를 거니 수화기 저편에서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가 느껴지는 음성이 들려왔다. ‘다음에는 신오쿠보의 집에서 부산에서 함께했던 친구들과 모여 식사를 같이 하자’는 제안과 함께.

일본 인기 만화가 우타가와 타이지가 뉴스톱을 위해 그려준 일러스트.

여기서 한 가지만 덧붙이겠다. <엄마와 나: 미움 받아도 괜찮아>에는 영락없는 전문가의 솜씨로 보이는 요리가 등장한다. 그러나 그의 블로그를 한 번 이라도 방문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감독이 그 장면을 위해 따로 전문가를 섭외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그렇게 친구들의 유쾌한 웃음으로 가득한 저녁의 식탁을 떠올리던 필자의 눈시울이 주책없이 붉어지고 있었다.

홍상현 팩트체커  contact@newstof.com  최근글보기
사회과학과 영화이론을 넘나드는 전문적 식견을 갖추고 한ㆍ일 두 나라 매체에 분석 기사를 쓰고 있다. 파리경제대 교수 토마 피케티와 『21세기 자본』 프로젝트를 진행한 도쿄대 시미즈 연구실 출신으로, 현재도 같은 대학 이미지인류학연구실(IAL)의 네트워크 멤버다. 번역가로 『마르크스는 처음입니다만』 등의 논쟁적인 저작을 소개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램 어드바이저이기도 하다.

홍상현 팩트체커  contact@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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