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연대 약대가 민주화운동자녀 입학 전형을 신설했다?
상태바
[팩트체크] 연대 약대가 민주화운동자녀 입학 전형을 신설했다?
  • 배현정 팩트체커
  • 승인 2020.09.02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화운동자녀 모집인원, 약학대학은 '0'명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연세대학교 약학대학이 민주화운동 관련자 및 자녀를 위한 수시전형을 신설했다는 글이 돌고 있다. 최근 공공의대 설립 및 신입생 선발과 관련해 여러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민주화운동자녀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일부 언론은 이런 내용을 기정사실화해 기사화하기도 했다. 정말 연세대 약대가 민주화운동 자녀 전형을 신설했는지, 해당 게시물이 얼마나 사실을 담고 있는지<뉴스톱>에서 확인했다.

지난 25일 한 맘카페에 게시된 게시물 갈무리
지난 25일 일부 사이트에 게시된 게시물 갈무리

최근 맘카페 등 일부 사이트에서 2022학년도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입학전형에 민주화운동전형이 신설됐다는 글이 게재됐다. 게다가 8월 27일 파이낸스투데이가 익명의 네티즌이 작성한 글을 기정사실화해'약대에도 민주화운동(운동권)전형 비난 폭주'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에는 커뮤니티에 공유된 사진도 함께 첨부돼 있었다.

사이트에서 공유되고 있는 사진에는 연대약대(연세대학교 약학대학) 민주화운동자녀 수시전형제목이 적혀있고, 기회균형에서 모집인원을 30명 확대한다는 표가 첨부돼있다. 블로그와 카페에는 연세대학교 약학대학에 민주화운동관련자 및 자녀를 위한 전형이 신설됐다는 내용이다. 

해당 게시물은 두 가지 의혹을 제시한다. 2022년도부터 연세대학교 약학대학에 민주화운동관련자 및 자녀를 위한 전형이 신설됐다 민주화운동자녀를 추가 모집해 다른 전형에서 모집하는 인원이 줄어들 것 등이다.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이면 본인 또는 자녀에게 입학 특혜를 주곘다고 아예 정원을 따로 배정해 놓은 것이다. 서울시내 4년제 대학교의 2022년 입학전형 설명서를 보면 의대와 약대에 민주화운동관련자 및 자녀에 대한 특별 우대 전형이 따로 있는 것이 밝혀졌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대와 약대에 성적이 우수하고 경쟁력이 있는 인재를 뽑지 않고, 민주화 운동권의 자녀라고 특혜를 준다는 것은 해도 너무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온라인 상에서는 의대에 이은 약대에 이미 불공정한 입학 요강이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자,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심상치 않다

또한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등 일부 사립대의 경우에도 모든 학과는 아니지만, 학과에 따라서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의 자녀가 특혜를 받아 입학 할 수 있도록 해놓은 규정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대에도 민주화운동(운동권)전형 비난 폭주'  기사 중

 

①2022년에 연대 약대가 민주화운동자녀를 선발한다? 사실 아님

연대약대 민주화운동자녀 수시전형 제목의 조작된 사진 갈무리

블로그와 카페 등에서 공유되고 있는 사진부터 살펴보자. 이 사진에는 기회균형 모집인원을 확대한다는 표와 함께 연대약대 민주화운동자녀 수시전형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연세대학교 약학대학에서 2022년도부터 민주화운동관련자 및 자녀를 추가 모집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자료 출처를 확인해봤다. 해당 자료는 2022학년도 연세대학교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작성된 표를 캡처한 것이었다. 하지만 원본과 온라인에 공유된 사진은 다르다. 공유된 사진에는 <연대 약대 민주화운동자녀 수시전형>이라고 적혀 있지만 원본 자료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2022학년도 기회균형 전형에서 모집인원을 확대한다는 표에 약학대학 수시전형이라는 제목을 붙여 의도적으로 조작한 자료다.

약학대학은 2022년도에 민주화운동관련자 및 자녀를 선발하지 않는다. 올해 약학대학은 기회균형중에서 1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하지만 민주화운동관련자 및 자녀는 기회균형Ⅱ이기 때문에 선발 대상이 아니다. 

 
가장 아래 줄에 위치한 약학대학 모집인원을 보면, 기회균형Ⅱ로 선발하는 인원은 없다. 기회균형Ⅱ에 민주화운동자녀가 포함된다.

 

② 2022년 민주화운동관련자 전형이 신설된다? 사실 아님

연세대가 민주화운동관련자 및 자녀를 위한 전형을 올해 새로 만들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이미 연세대는 2020년도2021년도에도 기회균형 전형에서 민주화운동관련자와 5.18민주유공자를 지원 대상자로 선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2012년도부터 사회공헌 및 배려자라는 명칭의 전형 등으로 민주화운동관련자 및 자녀를 선발해왔다. 따라서 2022년도에 민주화운동자녀를 모집하기 위해 새로이 전형을 신설했다는 의혹은 거짓이다.

 

③ 민주화 유공자 자녀 입학 위해 다른 학생 기회 축소했다? → 대체로 사실 아님

연세대학교는 2022년도부터 기회균형 선발자를 30명 증원한다. 80명에서 110명으로 모집인원을 늘린 것이다. 이는 교육부가 201911월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결정된 사안이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2022년도부터 사회적배려대상자 선발 10% 이상 의무화를 권고한다. 사회적배려대상자인 민주화유공자관련자 및 자녀의 입학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교육부에서 관련 모집 전형의 인원 확대를 추진한 것이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자료 갈무리
교육부에서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자료 갈무리

연세대학교 입학처 관계자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교육부에서 권고한 이 지침을 법제화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법제화에 대비해 어느 정도 비율을 맞추기 위해 2022년도부터 기회균형 인원을 늘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기회균형 전형에서 모집 인원을 늘리면 다른 전형의 모집인원에 영향을 미칠까? 기회균형은 정원 내 전형에 해당한다. 정해진 전체 모집인원에서 각 전형에 적절한 인원을 배치하는 것이 정원 내 전형이다. 한 전형에 인원 수를 늘리면, 다른 전형의 모집인원이 축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회균형에 인원을 확대하면, 정원 내 전형에 해당하는 전형의 모집인원이 축소될 수 있다.

연세대학교 정원 내 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 기회균형이 포함된 학생부종합전형, 수능위주와 실기,실적위주인 정시 등이 포함된다. 연세대학교 입학처 관계자는 한 전형이 폐지되거나, 모집인원이 축소되면 다른 전형에서 모집하는 인원이 늘어난다고 전했다.

이는 2020학년도 수시모집 요강을 보면 알 수 있다. 2019년도에 비해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모집하는 인원이 120명 늘었다. 특기자전형은 개편되면서 2019년 대비 202명이 줄었고, 논술전형도 개편돼 36명이 줄었다. , 모집인원은 여러 전형이 개편되거나 축소됨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리하자면, 연세대학교에서 기회균형 전형의 모집인원을 늘렸기 때문에 다른 전형에서 모집하는 신입생 수가 적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전형 인원이 변동되는 것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다. 정원 내 전형에서 모집하는 전체 인원이 늘거나, 특정 전형이 폐지되는 경우에 따라 다른 전형의 모집인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화유공자 자녀를 입학하기 위해 다른 학생 기회를 축소했다는 주장에는 다소 어폐가 있다. 그 원인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④ 운동권 자녀는 연고대 프리패스다? 모집인원과 경쟁률 살펴보니, 사실 아님

입시철을 맞아 민주화운동자녀에게 주어진 기회균형 제도가 굉장한 특혜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연세대 민주화운동자녀전형 - 의대가능', '운동권 자녀 연고대 프리패스' 등의 글이 게시된 것이다. 해당 글에 '대치동 학원 힘들게 왜 가나 데모 좀 하면 자녀들 연고대 자동인데'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사이트 게시글 갈무리

연세대학교 각 학과에서 모집하는 기회균형 전형 학생은 평균 2~3명이다. 다른 전형에 비해 학과별로 기회균형 대상자를 선발하는 인원이 적은 것이다. 2021년도 연세대학교 수시모집 요강에 따르면, 각 학과에서 기회균형으로 선발하는 학생 수가 적게는 1명이고, 평균적으로 2~3명이다. 경영학과는 학생 인원이 많은 특성상 기회균형으로 10명을 선발하지만, 전체 모집인원을 기준으로 본다면 10명을 선발하는 것도 많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기회균형 전형으로 학생을 모집하지 않는 학과도 상당했다. 단과대학 중 생활과학대학은 기회균등으로 학생을 일체 선발하지 않았다.

기회균형 전형과 다른 전형의 2020학년도 연세대학교 입시 경쟁률을 비교해봤다. 학생부종합전형에 포함되는 기회균형의 평균 경쟁률은 9.44:1을 기록했다. 학생부종합전형 중 다른 세부 전형인 면접형은 8.19:1, 활동우수형은 10.79: 1이었다. 국제형 경쟁률은 4.58:1로 다른 세부 전형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기회균형 전형의 경쟁률이 다른 전형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이다.

또한, 2021년도 연세대학교 수시모집 요강을 보면, 기회균형 모집인원은 다른 세부 전형의 모집인원에 비해 확연히 적다. 다른 세부전형의 모집인원은 국제형 293, 활동우수형 768, 면접형 523명이다. 모집인원이 80명인 기회균형 모집인원에 비하면 3배를 훨씬 웃도는 인원을 모집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연세대학교에 기회균형으로 지원가능한 대상자는 9개로 분류된다. 민주화운동관련자 및 자녀는 다른 8개 그룹에 포함되는 지원자들과 경쟁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기회균형 대상자는 다음과 같다. 국가보훈대상자 및 자녀 민주화운동관련자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정 자녀 장애인부모 자녀 국내·외의 벽·오지 근무경력이 있는 선교사 및 교역자 자녀 농어촌학생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학과별로 기회균형 대상자를 모집하는 평균 인원이 2~3명으로 적은 인원이다. 게다가 모집인원에서도 기회균형 대상자는 8개 부류의 기회균형 지원자와 한 번 더 경쟁해야 한다. 따라서 다른 전형과 경쟁률 비교, 기회균형 모집인원 등을 통해 민주화운동관련자 및 자녀의 입시가 특혜나 프리패스라고 말하기 어렵다.


종합하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연대 약대 민주화유공자 전형 특혜' 글은 대부분 거짓이거나 내용이 정확하지 않다. 4·19 혁명, 5·18광주민주화항쟁 등 민주화운동 관련자는 상이군경, 월남전고엽제 피해자 등과 마찬가지로 국가보훈처에서 지정한 보훈대상이다.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 덕분에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발전될 수 있었고 국가를 위해 희생된 사람들의 자녀에게 특별전형 기회를 주는 것은 사회정의에 부합하는 일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뉴스톱 댓글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분만 가능합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