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3억뷰 ‘범 내려온다’ 열풍, 세금으로 조작됐다?

  • 기사입력 2021.01.04 17:06
  • 최종수정 2021.01.05 19:27
  • 기자명 이나라 기자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한국관광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한국의 리듬을 느껴보세요’(Feel the Rhythm of KOREA) 영상 시리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유튜브 조회 수 3억뷰를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 29일, 매일경제는 <3억뷰 `범 내려온다` 조회 수 90%가 세금 덕>이라는 제목의 단독 기사를 통해 “해당 영상 시리즈의 조회 수 90%가 세금으로 만들어진 광고 클릭”이라고 주장했다. 관광공사 측이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세금을 대거 투입했다는 것이다. <뉴스톱>이 팩트체크 했다.

매일경제 기사 갈무리
매일경제 기사 갈무리

◈ 조회 수 90%가 세금 덕? → 사실

매일경제의 기사에 따르면,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당 시리즈 영상 중 대부분이 90% 이상의 조회 수가 유튜브 광고를 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청 페이지의 추천 영상으로 노출되는 광고인 ‘트루뷰 디스커버리’를 통한 조회 수가 7600만 회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예지 의원실 제공
김예지 의원실 제공

실제로 <뉴스톱>이 김예지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의하면, 해당 영상들의 상위 트래픽 소스 유형 비율을 분석한 결과 ‘유튜브 광고’가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안동 편 94%, 목포 편 93.6%, 강릉 편 92.4%, 전주 편 89.9%, 부산 편 87.9%, 서울 편 79%의 조회 수가 유튜브 광고를 통한 기록이었다. 또한, ‘트루뷰 디스커버리’ 방법과 같은 ‘추천 동영상’ 기능으로 유입된 조회 수 역시 부산 편 5.6%, 서울 편 4.2%, 전주 편 3.8%, 강릉 편 2.6%, 안동 편 1.8%, 목포 편 1.7%에 달했다.

반면 ‘검색’을 통해 유입된 조회 수의 비율은 서울 편 9.1%, 전주 편 2.6%, 부산 편 2.3%, 목포 편 0.6%, 강릉 편 0.4%였으며, 안동 편은 상위 트래픽 5개 유형 안에 들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서울 편의 광고 비율이 낮고, 검색 비율이 높은 이유는 서울 편 영상에 등장한 ‘범 내려온다’ 노래와 춤이 인기를 끌며 각종 매체를 통해 여러 번 노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 한국관광공사가 조회 수를 조작한 것? → 사실 아님

해당 기사가 화제가 되자, 댓글이나 SNS상에서는 일부 “한국관광공사가 조회 수를 세금으로 조작했다”는 식의 비난이 이어졌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는 ‘조작설’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광고를 목적으로 만든 영상인 만큼, 이를 알리기 위해 기존에 편성된 홍보 예산 범위 내에서 홍보비를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기사 댓글 갈무리
네이버 기사 댓글 갈무리

 

광고 집행 내역에 대한 질문에 관계자는 “자세한 예산액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국의 리듬을 느껴보세요’ 영상 시리즈의 홍보 예산은 다른 광고 영상과 비슷하다”며 “영상 광고를 통해 ‘한국관광 홍보’라는 원래 목적을 달성했다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고를 아무리 많이 해도 결국 시청자들이 클릭하지 않으면 조회수는 오르지 않는다"며, “광고를 위해 만든 영상을 광고했다고 문제 삼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애초에 홍보를 목적으로 제작된 영상이며, 이를 위해 광고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는 처음부터 ‘한국의 리듬을 느껴보세요’ 영상을 ‘바이럴 영상’이라고 규정했다. ‘바이럴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바이러스처럼 빠르게 확산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기업들은 입소문을 타기 위해 광고 영상 등을 제작해 유포한다. 

공사는 “해당 영상 시리즈에 투입한 홍보 예산보다 훨씬 더 많은 광고 효과를 봤다”며 ‘조작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공사 자료에 의하면 해당 영상은 광고 외 자연유입 조회가 총 조회 수의 11% 이상으로, 해외 광고제에서 수상한 바 있는 모 대기업 광고영상의 유튜브 자연유입 조회율인 2~3%에 비해 4~5배 높다. 또한, 동영상 시간이 90~120초로 짧지 않은 영상임에도 영상의 평균지속 시청시간이 80% 내외로, 타 광고의 지속 시청시간이 50% 내외인 것과 비교했을 때 높은 편이다. 공사는 "영상 시리즈가 국내외 광고제에서 수상해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국관광공사 제공

 


정리하자면, “‘한국의 리듬을 느껴보세요’ 영상의 조회 수 90% 이상이 세금을 통한 광고였다”는 기사의 주장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가 의도적으로 세금을 투입해 이른바 ‘거품 조회 수’를 조작했다는 일각의 비판은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처음부터 광고를 위해 제작된 영상일뿐더러, 기존에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든 다른 영상들도 같은 방식으로 홍보 예산이 쓰였기 때문이다. 또한, ‘범 내려온다’ 등의 노래와 춤이 화제를 모으며, 기대보다 많은 광고 효과를 봤다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 때문에 “3억뷰 조회 수를 기록한 ‘범 내려온다’ 열풍이 세금으로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뉴스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