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혐오 발언 논란, 다른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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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혐오 발언 논란, 다른 나라는?
  • 이채리 팩트체커
  • 승인 2022.04.09 18:5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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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가의 혐오 발언 기준과 규정 확인해보니
최근 '볼모', '비문명적 관점' 등의 표현으로 장애인 혐오 논란을 불러온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반박에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 TV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의 한 장면을 공유하며, “사람마다 혐오를 규정하는 기준은 다르다”며, “‘경고’나 ‘독선을 버려라’, ‘합리화해서는 안 된다’ 같은 발언을 문제 삼는 건 정말 열심히 문제 삼을 발언 찾아보다가 실패한 걸 자인하는 것 아니냐”라고 했습니다. 이어 “저 표현들이 문제인 거냐”라며 “저 표현을 장애인 단체에게는 쓰면 안 된다는 겁니까”라고 덧붙였습니다. 뉴스톱이 국내외 혐오 표현의 기준을 찾아봤습니다.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 한국 사회는 혐오 표현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혐오 표현(hate speech)은 국제 사회에서 통용되는 용어입니다. 정영화 홍익대 외래교수는 월드뷰 <혐오표현의 법적 규제는 가능한가?>에서 ‘혐오’(hate)란 '화자(speaker, author)가 불특정 대상이나 집단을 차별(배제) 하는 감정이나 견해'를 의미하고, ‘표현’이란 '화자의 내면적인 생각이나 사상을 외부의 불특정한 청자(hearer)에게 전파하는 행위'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 사회는 '혐오 표현'에 대한 국가적ㆍ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판단 기준이 부재하기 때문에 '혐오'는 인터넷을 통해 쉽게 퍼지고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혐오 표현은 욕설과 같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비감정적이면서도 온건하게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혐오 표현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한국공법학회에서 발행한 <혐오 표현 규제에 대한 헌법적 이해> 논문의 저자 이승현 박사는 국제인권규범, 해외각국의 입법이나 국내외 학계의 연구에서 혐오 표현의 공통 요소가 발견된다고 밝혔습니다.

1. 혐오 표현은 그 대상이 특정될 수 있는 집단을 향해 이루어진다.

2. 그러한 집단에 대한 적대감, 불관용, 적의, 모욕, 박해, 폄하, 조롱, 비하와 같은 적대성이 담겨있다. 

3. 혐오 표현은 해당 집단에 대한 적대성을 가지고 물리적 행위를 가하는 것이 아닌 표현행위를 의미한다.

 

■ 소수자ㆍ약자는 더 취약한 혐오 표현

사법정책연구원의 <혐오 표현의 판단 기준에 관한 비교법적 연구>에 따르면, 혐오 표현은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기반으로 배제의 메시지와 차별의 고취, 선동을 이끌어내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소수자를 향한 혐오 표현은 표현의 자유를 넘어 헌법상의 인간 존엄성과 평등원칙의 문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무분별한 혐오 표현은 권력적 약자에게 여러 해악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옥스퍼드 학자 J. L. Austin은 수행성 이론에서 해악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1. 발화자는 특정한 속성을 지닌 소수자 집단 혹은 그 집단에 속한 개인에 대한 부정적인 사실 내지 평가를 담은 표현을 청중에게 표현한다.

2. 청자에게 그 소수자 집단 혹은 그 집단에 속한 개인에 관한 부정적인 사실을 알리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3. 동시에 모욕적 혐오 표현의 경우에는 소수자로 하여금 모욕감, 공포감, 불쾌감 등을 가지게 한다.

4. 선동적 혐오 표현의 경우에는 청중으로 하여금 소수자에 대한 발화자의 부정적인 평가에 동참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거나 부정적인 표현을 하거나 차별, 폭력을 행하도록 만든다.

 

■ 국제 기구의 혐오 표현 기준과 규제 

국제기구와 해외 각국은 혐오 표현의 해악성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를 취하고 있습니다.  

유럽인권협약은 혐오 표현의 정의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유럽평의회 각료위원회 권고는 혐오 표현에 대해 명시하였습니다. 1997년 10월 30일 유럽 평의회 장관 위원회는 권고 제20호에서 '미디어를 통해 유포되는 혐오 표현을 인종차별, 제노포비아, 반유대주의, 그리고 불관용(intolerance)으로부터 나오는 적대감을 확산, 선동, 증진, 정당화하는 기타 형태의 표현'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때 불관용이란 소수자와 이주민 이주 기원을 가진 사람에 대한 공격적인 민족주의 및 자민족중심주의, 차별, 적대감에 의해 표현되는 불관용으로 해석됩니다.  

출처: COUNCIL OF EUPOE PORTAL (유럽평의원회 권고 제20호) 캡쳐
출처: COUNCIL OF EUPOE PORTAL (유럽평의원회 권고 제20호) 캡쳐

유럽인권법원은 혐오 표현에 대해 일반적으로 수용되는 정의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Müslüm Gündüz v. Turkey 판결은 유럽평의회 장관위원회의 권고를 인용해 혐오 표현의 정의를 확정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Müslüm Gündüz이라는 사람이 텔레비전 방송 토론에서 현대의 세속적 제도를 불경하다고 묘사하면서 민주적 원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이슬람법의 도입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입니다. 

출처: HUDOC 데이터베이스 ( Müslüm Gündüz v. Turkey 사건 판결문) 캡쳐
출처: HUDOC 데이터베이스 ( Müslüm Gündüz v. Turkey 사건 판결문) 캡쳐

자유권 규약으로 불리는 ICCPR(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은 전 세계에서 법률적 효력을 인정하는 국제 인권규약입니다. 제20조 제2항에서는 차별, 적의, 폭력의 선동이 될 민족적, 인종적, 종교적 혐오의 고취를 법률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1990년 비준 당시 제20조 제2항을 유보하지 않았기 때문에 혐오 표현 규제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Frank Rue 유엔인권이사회 특별보고관은 동 조항에 의해 금지되어야 하는 혐오 표현은 다음 세 가지 핵심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1. 차별로부터 보호되어야 할 소수자 집단에 대한 혐오를 고취하는 행위이어야 한다.

2. 그러한 혐오는 선동만이 아니라 선동을 구성하는 고취에 이르는 것이어야 한다.

3. 그러한 선동이 차별, 적의, 폭력이라는 해악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존재하여야 한다.  

 

■ 해외에서는 장애인 혐오 표현을 법률로 규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2조를 근거로 장애인 혐오 표현을 부분적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판례가 부족한 편입니다. 법률 해석에 대한 연구도 원할하지 않습니다. 반면 해외 각국에서는 장애인 혐오 표현을 규제하는 입법이 다양하게 진행됐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프랑스, 캐나다, 독일입니다.  

프랑스는 언론법과 형법으로 혐오 표현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인종차별이 프랑스의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혐오 표현에 대한 입법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언론법이 개정되면서 적대감을 담은 표현이 금지되었습니다. 현재 형법 R624-3과 R624-4는 폐지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장애인 혐오 표현 규제 법률은 아래 이미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2018년 KrIGF 이승현 박사의 '혐오발언과 표현의 자유 사이' 자료
출처: 2018년 KrIGF 이승현 박사의 '혐오발언과 표현의 자유 사이' 자료
출처: 2018년 KrIGF 이승현 박사의 '혐오발언과 표현의 자유 사이' 자료
출처: 2018년 KrIGF 이승현 박사의 '혐오발언과 표현의 자유 사이' 자료

캐나다는 형법과 인권법으로 혐오 표현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형법은 고의성이 있는 혐오 표현을 처벌합니다. 인권법은 차별 문제에 대한 구제책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신체장애 등을 차별 금지 사유로 두고 있습니다. 2013년 이전까지 인권법 제13조는 전화 또는 인터넷을 통한 혐오 메시지를 규제하였습니다. 폐지된 인권법 제13조는 피해자에 중점을 두고 혐오 메시지를 규제하였습니다. 2006년 인권 재판소는 Warman v. Kouba 사건에서 제13조의 혐오 메시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습니다.  

출처: 혐오 표현 관련 규정 및 판단 기준 106P
출처: 사법정책연구원 <혐오 표현의 판단 기준에 관한 비교법적 연구> 106쪽

독일은 홀로코스트와 같은 역사적 경험을 배경으로 혐오 표현을 넓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일반평등대우법'은 인종 혹은 출신민족, 성별, 종교 또는 세계관, 장애, 연령, 성적 정체성을 사유로 하는 차별을 예방하고 배제합니다. SNS에서 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표현을 방지하기 위하여 특별법인 '소셜네트워크집행법'을 통해 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법률에 위반되는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접근 차단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출처: 2018년 KrIGF 이승현 박사의 '혐오발언과 표현의 자유 사이' 자료
출처: 2018년 KrIGF 이승현 박사의 '혐오발언과 표현의 자유 사이' 자료

국제법과 해외 법률을 통해 보면 이준석 대표의 장애인 혐오 표현 아니라는 주장은 국제 기준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장애인 단체 저격 발언 이후 장애인 비하ㆍ비방 댓글이 인터넷을 통해 급증했습니다. 21년 동안 보장받지 못했던 장애인 이동권과 예산 보장 시위를 두고 "집단이기주의"라는 식의 비난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전체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장애인 집단의 이익만을 생각한다고 주장합니다.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 원인 중 88.1%가 후천적 질환이나 사고입니다. 장애인 10명 중 8명은 비장애인이었다는 의미입니다. 시민과 장애인을 구분짓자는 주장보다는 21년동안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했던 장애인들의 이야기가 더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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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문 2022-04-12 09:24:17
마지막 문단에서 논리가 부실하네요. 다른 사람들의 장애인 혐오를 유발하게 한다고 해서 그게 혐오표현으로 정의된다면, 고영욱이 장애인을 사랑한다고 표현해서 장애인 혐오가 급증해도 혐오표현으로 정의해야죠. 본질은 혐오 유발의 목적성의 여부이지, 단순 결과에 따른 분류로 판단하시면 위에서 쭉 해오신 분석이 의미가 없어보입니다

이승수 2022-04-09 19:31:49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있는 훌륭한 팩트체크 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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