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위험천만' 재난 중계 유튜버 막을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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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위험천만' 재난 중계 유튜버 막을 방법이 없다?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2.09.06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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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님. 재난안전법으로 통제구역 설정 가능.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영상을 찍는 분들도 위험하다. 빠른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남부 지방을 휘몰아친 태풍 힌남노와 관련해서다. 일부 유튜버가 ‘태풍 체험 중계’에 나서며 아찔한 장면을 연출한 것에 대한 언급인 것으로 추정된다. MBC는 유튜버 관련 보도에서 “재난을 이용한 일부 유튜버들의 위험천만한 돈벌이 방송을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뉴스톱은 과연 재난 위험 지역에서 유튜버의 방송을 제재할 수단이 없는지 팩트체크 한다.

출처: 유튜브
출처: 유튜브 MBC, 중앙일보 채널

◈유튜버 무슨 짓을 했나?

5일 오후 11시쯤 부산 해운대 해안도로에서 유튜버 A씨는 태풍 체험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 도중 도로 위를 덮친 파도에 휩쓸려 10m 정도 도로위로 떠밀려 갔다. 뒤늦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다 통제하고 있는데 개인이 와서 촬영하시면 어떡해요”라고 하소연 조로 말한다.

이 외에도 해안도로가 아닌 바닷가 트라이포드 근처에서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유튜버가 포착되기도 했고, 한 유튜버는 “뉴스 기자들은 나가도 되고 유튜버들은 나가면 안되는거야? 그런게 어딨어”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유튜버들의 중계방송은 돈을 노리고 위험을 감수하는 성격이 짙다. 조회수와 좋아요가 수입으로 직결되는 인터넷방송의 특성 때문이다. 여기에 재난 현장을 ‘볼거리’ 위주로 전달하는 기성 방송사들의 재난 방송 제작 관행도 한 몫 했다. 방송사들은 앞다퉈 재난 현장에 기자를 투입하고, 시청자 제보 영상을 반복적으로 내보낸다. 제보를 유도하는 안내도 수시로 내보낸다. 유튜버 입장에선 기성 방송사의 제보 영상은 괜찮고, 개인 방송에서 재난 현장을 근접 촬영한 방송은 안 되냐는 불만이 나올 만하다.

 

◈지자체장이 위험구역 설정, 출입제한 가능

MBC 보도로 돌아가보자. MBC는 “재난을 이용한 일부 유튜버들의 위험천만한 돈벌이 방송을 제재할 수단이 없다”고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과 다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 41조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과 지역통제단장(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위해 방지나 질서의 유지를 위하여 필요하면 위험구역을 설정하고, 응급조치에 종사하지 아니하는 사람에게 다음 각 호의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한다. 여기 해당하는 조치는 위험구역에 출입하는 행위나 그 밖의 행위의 금지 또는 제한, 위험구역에서의 퇴거나 대피이다. 이 조치를 따르지 않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폭풍해일이 우려되는 바닷가 등에 지자체장이 위험구역을 설정하면 응급조치 종사자가 아닌 사람은 출입할 수 없게 된다.

이 법의 하위 법령인 ‘긴급구조대응활동 및 현장지휘에 관한 규칙’은 “통제단장 및 시ㆍ도경찰청장 또는 경찰서장은 재난현장 주위의 주민보호와 원활한 긴급구조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통제규모를 설정하여 통제선을 설치할 수 있다”고 정한다.

예외 조항이 있는데 취재인력 등 보도업무 종사자는 통제단장으로부터 출입 허가증을 발부받아 통제선 안에서 보도업무를 할 수 있다. 유튜버가 보도업무 종사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상황별로 통제단장이 판단할 영역인 것으로 보인다.

공동취재단 구성, 취재구역 설정, 재난방송사에 대한 협조도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는 신문∙방송(유선방송 및 인터넷매체를 포함) 및 뉴스통신사로 국한된다. 개인사업자인 유튜버는 해당되지 않는다.


현행 법규 상 유튜버의 재난구역 현장 중계 방송은 재난 상황에서 꼭 필요한 곳에 쓰여야 할 행정력을 낭비하게 만드는 측면이 강하다.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 경찰∙소방 인력을 불필요하게 출동시켜야 하는 행위인 것이다.

현실적으로 개별 유튜버를 지자체가 완벽하게 틀어막을 수는 없다. 다만 재난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거해 재난 현장에 출입하는 개인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현장 요원들이 해당 행위자를 대피시키는 것에 그치지 말고 위험구역 출입행위로 고발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커 보인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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