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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그린란드의 빙하 40%가 녹는 대재앙이 있었다고?'그린란드 해빙' 외신 소개한 국내 언론 오류 팩트체크

6월 16일 아침, 뉴시스는 '13일 하루에만 그린란드 빙하 40% 넘는 20억t 이상 사라져'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CNN의 15일(현지시간) 보도를 인용했다 한다. 제목부터 굉장히 놀랍다. 대체 무슨 재앙이 있어서 하루 만에 그린란드 빙하의 40%가 사라진단 말인가? 그리고 그런 엄청난 재앙이 있었는데 한국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니? 그래서 CNN 사이트에 들어가 Greenland lost ice를 검색어로 쳐봤다. 금방 기사가 나온다. 그런데 제목이 좀 이상하다. “그린란드 이번 주에 20억 톤의 얼음 상실, 매우 드문 일(Greenland lost 2 billion tons of ice this week, which is very unusual)”이라 한다. 기사 어디에도 그런 신속하고 거대한 재앙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한 번 보도록 하겠다.

2019년 6월 16일 뉴시스 '13일 하루에만 그린란드 빙하 40% 넘는 20억t 이상 사라져' 기사

13일 하루에만 그린란드 빙하 40% 넘는 20억t 이상 사라져 (뉴시스)

그린란드 이번 주에 20억 톤의 얼음 상실, 매우 드문 일 (CNN)

13일 하루에만 그린란드 빙하 40% 넘는 20억t 이상 사라져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지난 13일 하루 동안에만 그린란드 전체 빙하의 40%가 넘는 20억t 이상의 빙하가 녹아 사라졌다고 미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6월부터 8월 사이가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 사라지는 시기이기는 하지만 빙하가 녹는 것은 대부분 7월에 이뤄지기 때문에 6월에 그것도 하루 동안에 이처럼 엄청난 빙하가 녹아 없어진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20억t의 빙하는 워싱턴 DC의 내셔널몰 공원 넓이에 높이는 워싱턴 기념탑(170m)의 8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그린란드 이번 주에 20억 톤의 얼음 상실, 매우 드문 일

그린란드는 지난 목요일 부로 40% 이상의 지표를 노출시켰다. 이 기간 동안 손실된 얼음은 하루 당 대략 2기가 톤(20억 톤)으로 추산된다.

그린란드는 많은 얼음으로 가득 찬 커다란 섬이지만, 6월부터 8월 사이가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 사라지는 융해 기간이 있다. 하지만 빙하의 대량 융해는 7월 중에 일어나는 일이라 6월 중순부터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라진 얼음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고 싶다면 워싱턴 DC의 내셔널 몰에 워싱턴 모뉴먼트의 8배 높이로 얼음이 들이찬 광경을 상상해보면 될 것이다.(이 비유는 컬럼비아 대학Columbia University의 메러디스 네틀즈Meredith Nettles가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에 게재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오른쪽 번역문을 보시면 문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루 동안 그린란드 빙하의 40%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CNN 기사 어디에도 없다. 그저 올해는 그린란드의 빙하가 예년에 비해 좀 더 빨리 녹아서 6월 중순에 이미 그린란드의 면적 중 40%가 얼음이 아닌 맨땅을 드러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게 하루 만에 이뤄졌다면 학설에 따라 다르지만 다른 현상은 차치하고. 해수면이 1미터 이상 상승하지 않았을까? 이 실수가 크긴 했는지 여기저기서 많은 지적이 나왔고 그 결과 같은 날 17시 58분에 기사 제목에서 “40%”라는 부분이 빠지고 '13일 하루에만 20억 톤 이상이 사라졌다'고 제목을 수정한 수정판을 올렸다. 그런데 캡쳐 사진을 보면 문제는 수정된 기사도 사진 캡션에는 “그린란드 전체 빙하의 40%가 넘는 20억 톤 이상의 빙해가 녹아 사라졌다”는 오류가 그대로 남아있는데다 바뀐 부제목인 '전체 빙하 40% 이상에서 용해 현상'이라는 부분도 틀렸다.

2019년 6월 16일 뉴시스 '13일 하루에만 그린란드 빙하 20억t 이상 사라져' 기사. 원래 제목을 수정했다.

용해란 용질이 용매 속으로 확산되어 (용매처럼 행동하는) 용액을 만드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예를 들면 설탕이나 소금이 물에 녹아 하나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현상을 지칭하며 영어에선 dissolution, 혹은 넓은 의미로서 solvation으로 표현한다. 반면 기사의 상황처럼 얼음이 녹아 물이 되는 현상. 조금 더 전문적으로 말하자면 물질의 에너지 상태가 바뀌면서 물질의 상Phase이 고체에서 액체로 바뀌는 현상은 용해가 아니라 융해, 또는 용융(熔融)이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Melting으로 표현한다. 흔히 과학적인 문제는 중학생도 알 수 있어야 한다고 하니 초등학생 실험방식으로 표현하자면 가열하여 물을 증발시키면 소금이나 설탕 같은 게 나오면 용해,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면 융해 또는 용융이라고 표현하면 될까? 설마하니 바닷물을 끓여 증발시키면 소금이 나오니 용해라고 한 것은 아니길 바랄 따름이다...라고 투고했었다. 그런데 뉴시스 기사가 다시 한 번 바뀌었다.

뉴시스는 2019년 6월 17일 오전 10시 4분 해당 기사 제목을 '그린란드 얼음 층 40% 이상에서 해빙현상'으로 수정했다.

6월 17일자로 다시 한 번 수정된 기사는 “그린란드 얼음 층의 약 40%에서 해빙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로 문제가 되는 캡션이 드디어 수정되었고. 부제목도 사라졌다. 심지어 용해와 융해를 오용하나 혼동한 부분도 사라졌다. 그런데 현재 수정된 기사도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 번 기사를 비교해보자.

그린란드 얼음층 40% 이상에서 해빙현상…"매우 이례적" (뉴시스 수정판)

그린란드 이번 주에 20억 톤의 얼음 상실, 매우 드문 일 (CNN)

그린란드 얼음 층 40% 이상에서 해빙현상…"매우 이례적"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북극에 가까운 그린란드의 얼음층 40% 이상에서 해빙현상 현상이 나타나 20억t 이상의 얼음 손실이 추정된다고 미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6월부터 8월 사이가 그린란드의 얼음 층이 녹는 시기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7월에 이뤄지기 때문에 6월에 많은 얼음이 녹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20억t의 얼음은 워싱턴 DC의 내셔널몰 공원 넓이에 높이는 워싱턴 기념탑(170m)의 8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그린란드 이번 주에 20억 톤의 얼음 상실, 매우 드문 일

그린란드는 지난 목요일 부로 40% 이상의 얼음을 잃었다. 목요일 하루에 손실된 얼음은 대략 2기가 톤(20억 톤)으로 추산된다.

그린란드는 많은 얼음으로 가득 찬 커다란 섬이지만, 6월부터 8월 사이가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 사라지는 융해 기간이 있다. 하지만 빙하의 대량 융해는 7월 중에 일어나는 일이라 6월 중순부터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라진 얼음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고 싶다면 워싱턴 DC의 내셔널 몰에 워싱턴 모뉴먼트의 8배 높이로 얼음이 들이찬 광경을 상상해보면 될 것이다.(이 비유는 컬럼비아 대학Columbia University의 메러디스 네틀즈Meredith Nettles가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에 게재한 것을 인용했다.)

문제는 CNN 기사는 그린란드의 얼음 중 40%가 융해되었으며, 13일 하루에만 20억 톤의 얼음이 사라졌다는 이야기인데 뉴시스 기사는 그린란드가 상실한 얼음의 총량이 20억 톤인 것처럼 읽힌다는 것이다. 어떻게 봐도 뉴시스 기자는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선 20억 톤의 얼음이 얼마나 되는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CNN은 워싱턴 포스트의 텍스트를 인용하여 워싱턴 DC에 소재한 내셔널 몰 정도의 면적(59헥타르)을 가진 땅 위에 워싱턴 모뉴먼트 높이(169~170미터)의 8배로 얼음이 들이찬 광경이라고 표현했다. 이를 구체적인 수치로 바꾸면 길이 1000미터, 폭 590미터 정도 되는 땅에 1360미터 정도 되는 얼음이 쌓인 상태로 상상해보면 된다. 하지만 이 예시는 워싱턴에 사는 사람이면 모를까, 한국 사람들에겐 딱히 와 닿지 않는다. 과학에서 흔히 사용하는 SI 체계 단위로 치환하여 표현하자면 20기가 톤의 얼음은 2입방 킬로미터 정도, 다시 말해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km인 얼음 입방체가 2개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CNN 기사를 인용한 아래 그린란드 트위터 계정에도 언급되어 있다). 혹자는 백두산 천지에 들어찬 물이 20억톤 정도 된다고 하니 그걸 상상하셔도 좋겠다.

한편 그린란드의 면적은 얼마나 될까? 영토권을 가진 덴마크 위키의 그린란드 항목에 따르면 2.166.086km²(평방킬로미터)라고 한다. 그럼 2입방 킬로미터의 얼음 혹은 물로 그린란드 면적의 40%, 약 866,426 km²의 땅을 덮으려 한다면 그 위로 쌓일 물이나 얼음의 두께는 과연 얼마나 될까? CNN 원문도 이미 언급했지만 그린란드는 많은 얼음으로 가득 찬 커다란 섬이다. 그리고 그 위에 쌓여 있던 얼음이 해빙기에는 녹고, 결빙기엔 다시 얼음으로 돌아간다.뉴시스가 2015년 9월 18일에 올렸던, 무섭게 녹는 북극해…기상재해 '위험신호' 기사에 나오는 북극 지도를 보더라도 여름엔 얼음이 녹아 그린란드의 지표가 노출되는 기간이 있음을 상기해주시기 바란다. 즉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아내리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데 그 속도와 변화량, 다시 말해 6월 중순임에도 하루에 20억 톤 녹은 건 너무 빠르고 많다는 이야기고 얼음으로 돌아오는 총량도 해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이야기지. 얼음 20억 톤이 녹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같은 뉴시스에 2019년 1월 22일에 올라온 '남극 이어 그린란드도…빙하 해빙 속도, 10년새 4배 증가' 기사를 참고해보시는 것도 좋겠다. 해당 기사에 인용된 연구에 따르면 그린란드에선 2002~2016년 사이 연간 2800억t의 빙하가 손실됐고 이는 전 세계 해수면이 매년 0.076㎝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1년에 2800억 톤이 순환되는 상황인데 하루에 20억 톤이 녹은 것 자체가 그렇게 문제가 될까?

해당 기자가 원 출처인 CNN 기사를 충실히 번역했다면 이런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용어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만 알고 있었어도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기사는 어느 쪽이건 둘 다 제대로 충족하지 못했고, 수정판조차 여전히 오류가 남은 채 통신사 기사라는 이유로 폭넓게 퍼져나가 관심을 끌고 있다. 과연 모두 수정되는 건 언제쯤일까? 아니 설마 이걸 노린 건가?

필자 우보형은 2004~2005년 <국방일보> ‘전사 속 신무기’ 연재했다. 2010년 <보급전의 역사>, 2017년 <세계의 병기 대도해>, <조지 패튼 : 내 아는 전쟁>을 번역 출간했다. 2차세계대전 이후 군사사와 병기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우보형 팩트체커  nextop4u@naver.com    최근글보기
2차세계대전 이후 군사사와 병기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 2004~2005년 <국방일보> ‘전사 속 신무기’ 연재했다. 2010년 <보급전의 역사>, 2017년 <세계의 병기 대도해>, <조지 패튼 : 내 아는 전쟁>을 번역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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