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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성접대 의혹' 백만장자는 '조 로우'가 아니라 '조 로'다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 결정 살펴보니

최근 YG엔터테인먼트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말레이시아 백만장자 금융업자가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대부분의 매체에서는 그를 '조 로우'라고 불렀다. 하지만 국립국어원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실무소위원회는 2018년 7월 20일 해당 인명의 원어 철자인 Jho Low의 표준 표기를 '로, 조'로 정하고 그의 본명인 Low Taek Jho의 표기는 '라우텍조'로 정했다. 그러니 '조 로우'가 아니라 '조 로'가 올바른 표기이다. 특이하게도 같은 Low를 Jho Low에서는 '로'로 쓰고 Low Taek Jho에서는 '라우'로 쓰도록 한 것이 주목할만하다.

조 로는 말레이시아 정권 교체와 전 총리 체포로 이어진 초대형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핵심 인물로 지목되어 인터폴 국제수배를 받고 있다. 그는 말레이시아의 화교 재력가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횡령하여 조성된 나집 라작(Najib Razak) 전 총리의 5조원대 비자금을 세탁·관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자금은 나집 전 총리와 그 측근들이 호화 생활을 하는데 쓰였다. 조 로 역시 뉴욕과 라스베이거스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면서 미국 상속녀 패리스 힐튼(Paris Hilton), 대만 가수 엘바 샤오(Elva Hsiao), 오스트레일리아 슈퍼모델 미란다 커(Miranda Kerr [mᵻ.ˈɹænd.ə ˈkɜːɹ], 표준 표기는 '미랜다 커') 등과 염문을 뿌리기도 했다. 비자금 스캔들이 터진 후 미란다 커는 조 로에게서 선물받았던 92억 원 어치 보석류를 미국 법무부에 제출했다.

MBC 화면 캡처

Jho Low는 영어식으로 성을 마지막에 쓴 것이고 그의 본명은 Low Taek Jho이다. 한자로는 刘特佐(정체자로는 劉特佐)라고 쓴다. 일단 刘特佐/劉特佐를 표준 중국어로 읽으면 Liú Tèzuǒ [li̯oʊ̯³⁵ tʰɤ⁵¹ ʦu̯ɔ²¹⁴] '류터쭤'이니 Low Taek Jho는 표준 중국어 발음에 따른 표기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중국어라고 하면 보통 중국과 대만, 싱가포르에서 공용어로 쓰는 표준 중국어만 생각하기 쉽다. 그 외에 홍콩과 마카오에서 사실상의 공용어로 쓰는 광둥어가 조금 알려졌을 정도이다. 하지만 중국 각 지역에서 한족이 쓰는 말씨는 이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 이들은 일차적으로 관화(官話, Mandarin)라고도 부르는 북방어, 월어, 하카어, 민어, 오어 등을 포함한 7~10개의 거대 방언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표준 중국어는 베이징식 발음을 토대로 북방어를 표준화한 것이고 표준 광둥어는 광저우식 월어가 기준이 된 것이다. 같은 방언군에 속하는 방언끼리도 뜻이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을 정도이니 서로 다른 방언군에 속하는 표준 중국어와 광둥어 같은 경우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별개의 언어로 봐야 한다. 그래서 언어학적 관점에서 중국어는 단일 언어가 아니라 중국·티베트어족 중국어파를 이루는 여러 언어의 집합이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무너진 이후 근대 국민국가를 형성하기 위해 한족의 언어를 통일하려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1932년 중화민국 언어 통치 위원회에서 표준 중국어를 정립하였다. 어휘는 중국어 방언군 가운데 가장 넓은 지역에서 쓰이는 북방어를 따랐으며 발음은 북방어 가운데서도 베이징 방언을 따랐다. 문자 언어는 주로 현대 북방어를 토대로 하되 다른 방언군과 전통 한문의 요소도 섞인 20세기 초 백화문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입말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그런데 20세기 이전부터 해외에 진출한 화교들은 대부분 중국 남부 출신으로 북방어가 아닌 월어, 하카어, 민어, 오어 등 다른 중국어파 언어를 썼다. 그러니 당시 영국, 네덜란드, 에스파냐 등이 식민지로 지배하던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화교들이 이름을 로마자로 쓸 때 표준 중국어, 즉 북방어 발음과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했다.

조 로의 조부 Low Meng Tak(刘明达/劉明達, 1922~2013)은 원래 중국 광둥성 출신이었다. 조 로의 아버지는 Larry Low Hock Peng(刘福平/劉福平, 1952~)이다. 그가 태어날 당시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와 함께 말라야 연방으로서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Larry '래리'라는 영어 이름을 쓰고 있다. 오늘날에도 말레이시아 화교는 영어 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다.

조부가 광둥성 출신이니 이들 이름의 로마자 표기는 광둥어 발음을 따른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표준 광둥어 발음은 다음과 같다.

刘特佐 Lau⁴ Dak⁶ Zo³ [lɐu̯²¹ tɐk̚² ʦɔː³³] '라우닥조' (Low Taek Jho)

刘福平 Lau⁴ Fuk¹ Ping⁴ [lɐu̯²¹ fʊk̚⁵ pʰɪŋ²¹] '라우푹핑' (Low Hock Peng)

刘明达 Lau⁴ Ming⁴ Daat⁶ [lɐu̯²¹ mɪŋ²¹ tɑːt̚²] '라우밍닷' (Low Meng Tak)

그러니 로마자 표기는 광둥어 발음과도 차이가 난다. 刘特佐를 홍콩식 통용 로마자 표기 방식에 따라 적으면 Lau Tak Tsoh 정도가 된다. 광둥어의 폐쇄음과 파찰음은 표준 중국어처럼 무성 무기음과 무성 유기음으로만 구별된다. 위에서 쓴 월병(粵拼, Jyut⁶ping³ '윗핑')이라고 불리는 체계적인 광둥어 로마자 표기법에서 무기음은 b, d, g, z로 적고 유기음은 p, t, k, c로 적어서 구별하지만 영어 기준으로는 둘 다 무성음이므로 홍콩에서 고유명사 표기에 전통적으로 쓰는 로마자 표기 방식에서는 무기음이건 유기음이건 p, t, k, ch/ts로 적는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표준 중국어의 무성 무기음 b, d, g, j는 'ㅂ', 'ㄷ', 'ㄱ', 'ㅈ'으로 적고 무성 유기음 p, t, k, q는 'ㅍ', 'ㅌ', 'ㅋ', 'ㅊ'으로 적는 것을 고려하여 여기서는 광둥어에서도 무성 무기음은 예사소리로, 무성 유기음은 거센소리로 적었다. 따라서 刘特佐의 광둥어 발음인 Lau⁴ Dak⁶ Zo³는 '라우탁초' 대신 '라우닥조'로 적었다.

광둥어의 파찰음은 예전에는 치경구개음 /ʨ/, /ʨʰ/와 치경음 /ʦ/, /ʦʰ/가 구별되었기 때문에 전자는 ch, 후자는 ts로 적었지만 20세기 초 이후에는 이 구별이 사라졌기 때문에 월병에서는 둘 다 z/c로 적는다. 佐의 경우 전통적으로도 첫음이 /ʨ/가 아닌 /ʦ/로 발음되었기 때문에 홍콩식 통용 로마자로 tsoh로 쓴다.

표준 중국어 발음도, 광둥어 발음도 따른 것이 아니라면 Low Meng Tak, Low Hock Peng, Low Taek Jho 같은 로마자 표기는 어디서 나왔을까?

조 로의 조부 Low Meng Tak은 광둥성 출신이지만 그의 모어는 광둥어가 아니라 영어로 Teochew라고 흔히 불리는 방언인 차오저우어이다. 광둥성에 있는 차오저우(潮州 Cháozhōu)와 산터우(汕头/汕頭 Shàntóu)를 중심으로 쓰이기 때문에 이들의 앞 글자를 따서 차오산(潮汕 Cháoshàn)어 또는 한국 한자음대로 조산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차오저우는 차오저우식으로 Diê⁵ziu¹ '뗴쭈', 산터우식으로 Dio⁵ziu¹ '뚀쭈'라고 발음하며 Teochew는 이 발음을 따른 차오저우의 옛 로마자 표기이다. Diê⁵ziu¹, Dio⁵ziu¹와 이하 차오저우어의 체계적인 로마자 표기는 조주화병음(潮州話拼音 Diê⁵ziu¹uê⁷ Pêng¹im¹ '뗴쭈웨 펭임')이라는 표기 방식을 따랐다.

차오저우어는 중국어파 민어군에 속하는 민남어(閩南語)의 방언으로 월어에 속하는 광둥어와는 매우 다르다. 특히 발음은 주류 민남어와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광둥성에서는 예로부터 중심 도시 역할을 해온 광저우의 영향으로 광둥어가 위세가 높기 때문에 차오저우어 화자들은 광둥어도 구사하는 경우가 많고 해외에 진출한 차오저우어 화자가 이름을 광둥어 발음대로 로마자로 적는 일도 있다.

그런데 조 로가 태어난 곳은 말레이시아 피낭섬(말레이어: Pulau Pinang, 영어 Penang Island)의 조지타운(George Town)이다. 말레이시아 제2의 도시로 중국계 주민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조지타운은 민남어가 다수어이자 교통어로 쓰인다. 최대 도시이자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의 화교 사이에서는 광둥어가 교통어로 쓰이는 것과 대비된다. 피낭섬의 민남어 방언을 영어로 Penang Hokkien이라고 부른다. Hokkien은 대만과 동남아시아 화교들이 쓰는 민남어를 부르는 이름으로 이들의 고향인 중국 푸젠(福建 Fújiàn)성을 민남어로 발음한 Hok-kiàn [hɔk̚³²⁻⁵ ki̯ɛn²¹] '혹꼔'에서 나왔다. 대신 중국 본토의 민남어를 이를 때는 별로 쓰이지 않는다. Hok-kiàn과 이하 민남어의 체계적인 로마자 표기는 백화자(白話字 Pe̍h-ōe-jī '뻬웨지')라고 하는 표기 방식을 따랐다.

위 이름을 표준 민남어 가운데 Penang Hokkien에 큰 영향을 미친 장저우(漳州 Zhāngzhōu)식 발음에 따라 적으면 통용 로마자 표기와 한층 더 가깝다는 것을 볼 수 있다.

刘特佐 Lâu Te̍k Chó [laʊ̯¹³ tek̚⁵ ʦo⁵³] '라우떽쪼' (Low Taek Jho)

刘福平 Lâu Hok Pêng [laʊ̯¹³ hɔk̚³² piə̯ŋ¹³] '라우혹뼁' (Low Hock Peng)

刘明达 Lâu Bêng Ta̍t [laʊ̯¹³ biə̯ŋ¹³ tat̚¹²¹] '라우벵땃' (Low Meng Tak)

조부의 이름만 차이가 나는데 이는 차오저우어 발음과 잘 맞아떨어진다.

刘明达 Lao⁵ Mêng⁵ Dag⁸ [laʊ̯⁵⁵ meŋ⁵⁵ tak̚⁴] '라우멩딱' (Low Meng Tak)

즉 조부인 Low Meng Tak은 민남어 방언인 차오저우어 발음에 따라 적은 것이고 그의 아들과 손자인 Low Hock Peng과 Low Taek Jho는 조지타운에서 쓰는 주류 민남어에 가까운 발음에 따라 적은 것이다. 민남어의 폐쇄음(파열음)과 파찰음은 무성 무기음과 무성 유기음 외에 유성음도 있기 때문에 한국어의 3계열 대립과 대응시켜서 여기서는 각각 된소리, 거센소리, 예사소리로 적었다. 외래어 표기법의 타이어와 베트남어 표기 규정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된소리를 한글 표기에 활용한다.

하지만 이처럼 민남어 발음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된소리까지 활용한 한글 표기는 굳이 원어 발음을 따질 필요가 있을 때가 아니면 따르기가 곤란하다. 현실적으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의 화교 이름은 로마자 표기로만 접하는게 보통이라서 어떤 한자를 쓰는지 알기 어려울 때가 많다. 민남어식 이름이라 해도 원어 발음을 따져서 적는 것은 무리이며 일반 언어 생활에서는 그럴 필요성도 없다.

말레이시아의 공용어인 말레이어에서는 이런 민남어 이름을 어떻게 발음할까? 마치 Lau Tek Jo, Lau Hok Peng, Lau Meng Tak으로 적은 것처럼 각각 [lau̯ tek ʤo], [lau̯ hok peŋ], [lau̯ meŋ tak]으로 발음하는 듯하다. 그러니 말레이어식으로 바꿔 쓴 철자에 외래어 표기법의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표기 규정을 적용하여 '라우텍조', '라우혹펭', '라우멩탁'이라고 적으면 무난할 것이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표기법에서는 어말 폐쇄음을 받침으로 적기 때문에 '호크' 대신 '혹', '타크' 대신 '탁'이 된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명시하지는 않지만 민남어와 광둥어 등 중국어파 언어에서도 어말 폐쇄음을 받침으로 적는 것이 관례이다.

말레이어에서 폐쇄음 p, t, k는 무성 무기음으로 보통 발음된다. 그러니 민남어의 무성 무기음 p, t, k는 자연스럽게 말레이어의 p, t, k에 대응된다. 하지만 Low Taek Jho의 말레이어 발음에서 민남어의 파찰음 ch /ʦ/는 말레이어에서 j로 적는 유성음 /ʤ/로 대응시킨다. 말레이어의 무성 파찰음 c /ʧ/는 보통 무성 유기음으로 발음되기 때문에 민남어의 chh /ʦʰ/에 가깝게 들려서 j /ʤ/가 민남어의 ch /ʦ/에 더 가까운 음이라고 인식한 모양이다. Jho라는 독특한 철자는 영어식으로 j와 ch의 중간 정도 발음이라 해서 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말레이시아의 공용어는 말레이어이지만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 주민의 배경이 다양하기 때문에 영어가 교통어로 많이 쓰인다. 그러니 말레이시아 인명은 경우에 따라 외래어 표기법의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또는 영어 표기 규정을 적용하면 해결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대신 말레이시아의 중국계와 인도계 인명은 로마자로 적을 때 말레이어식 철자법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글로 표기할 때 주의해야 한다.

Low Meng Tak, Low Hock Peng, Low Taek Jho와 같은 로마자 표기는 영어식 철자이지 말레이어식 철자법을 따른 것이 아니다. 영국령 말라야에 진출한 화교들은 이름을 로마자로 적을 때 영어식 철자를 썼다. 더구나 현행 말레이어 철자법은 1972년에야 도입되었다. 그 전에는 오늘날 c로 적는 무성 파찰음 /ʧ/를 말레이시아에서는 영어의 영향으로 ch로, 인도네시아에서는 네덜란드어의 영향으로 tj로 적는 등 여러 차이가 있었다.

Low의 ow는 영어의 now, how 등에서 이중모음 /aʊ̯/ '아우'를 나타내는 철자이기 때문에 고른 듯하다. 그런데 영어의 ow는 이중모음 /oʊ̯/ '오'를 나타내기도 하며 공교롭게도 영어 단어 low는 [ˈloʊ̯] '로'로 발음된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영어의 이중모음 /oʊ̯/는 예외적으로 '오우'가 아닌 '오'로 적는데 원래의 /oː/가 /oʊ̯/로 변했기도 하고 방언에 따라 [oː]로 발음하기도 하며 다른 언어의 /oː/와 주로 대응되는 음이므로 그렇게 정한 것이다. 그래서 영어 단어 low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로우'가 아니라 '로'이다. no '노', oh '오' 등에서는 /oʊ̯/를 '오'로 적는데 익숙하면서도 철자가 ow인 경우에는 w의 영향으로 slow '슬로우', 'rainbow '레인보우' 등으로 적는 것을 흔히 보지만 이들도 원칙적으로는 '슬로', '레인보'로 적어야 한다.

Low Meng Tak, Low Hock Peng, Low Taek Jho 등은 원래의 민남어 발음을 따지면 Low를 '라우'로 발음해야 한다. 하지만 Low Taek Jho는 보통 중국어식 이름이 아니라 이름을 줄여 쓰고 영어식으로 성을 뒤에 놓은 Jho Low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본인조차 영어로 [ˈʤoʊ̯ ˈloʊ̯] '조 로'로 발음한다. 즉 Low를 영어 단어 low와 동일하게 발음하는 것이다. 아마 사람들이 철자만 보고 대부분 이렇게 발음하니 본인도 영어로는 이렇게 발음하는 듯하다. 그는 민남어와 광둥어, 차오산어를 구사한다고 하니 원어 발음을 모르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니 Jho Low '조 로'는 영어식 또는 말레이어식 애칭 비슷하게 취급할 수 있다. 이름-성 순서인 영어식 이름을 쓸 때 성의 발음을 영어식에 가깝게 바꾼 것은 본명이 김상우인 한국 가수가 영어식 예명 로이킴(Roy Kim)을 쓰는 것을 연상시킨다.

한국 언론에서는 Jho Low를 '조 로우'로 보통 적고 있지만 외래어 심의 실무소위에서는 영어식 발음이라는 것을 감안하여 표준 표기를 '조 로'로 정한 것이다. 말레이어에서도 Jo Lo로 적은 것처럼 그냥 [ʤo lo]로 발음하는 듯하다. 말레이어에는 이중모음 /au̯/ '아우'는 흔하지만 /ou̯/ '오우'는 쓰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영어의 hello [hə.ˈloʊ̯, hɛ-] '헬로'는 말레이어 helo [helo] '헬로'로 수용되었다. 그러니 Jho Low를 영어 발음을 기준으로 적든 말레이어 발음을 기준으로 적든 '조 로우'가 아니라 '조 로'로 적을 수 있다.

영국령 말라야에서는 민남어 성씨 刘/劉 Lâu '라우'를 Low로 적기도 했지만 헷갈리게도 민남어 성씨 罗/羅 Lô '로'도 Low로 적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원래의 한자를 모르면 Low라는 성씨를 쓰는 말레이시아 화교가 라우씨인지 로씨인지 알 수 없다.

그러니 실무소위에서 정한 것처럼 통용되는 이름인 Jho Low는 애칭으로 취급하여 '조 로'로 쓰고 본명인 Low Taek Jho는 '라우텍조'로 쓰는 것이 무난하다. 이름-성 순으로 쓸 때에는 '조 로'와 같이 띄어 쓰고 중국어식으로 성-이름 순으로 쓸 때에는 '라우텍조'와 같이 성과 이름 사이를 붙여 쓴다.

국어의 로마자 표기에서 '애'를 ae로 적는데 익숙하여 Taek을 '택'으로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지만 Low Taek Jho의 Taek은 영어로도 보통 [ˈtɛk] '텍'으로 발음된다. 사실 영어에서 ae가 /æ/를 나타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어원에 따라 /iː/, /aɪ̯/, /eɪ̯/ 등으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Taekwondo를 영어 화자들은 보통 [ˌtaɪ̯.kwɒn.ˈdoʊ̯] '타이퀀도' 또는 [ˌteɪ̯.kwɒn.ˈdoʊ̯] '테이퀀도'로 발음한다. 한국어의 '애'도 영어의 /æ/ 발음을 적을 때 쓰지만 실제 발음은 [æ]가 아니라 [ɛ]이다. 그러니 로마자 철자 ae를 무심코 '애'로 적는 것은 틀린 표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면 왜 特 Te̍k [tek̚⁵]을 Tek이나 Teck으로 적지 않고 Taek으로 적었을까? 佐 Chó [ʦo⁵³]를 Jho라고 쓴 것처럼 별 의미 없이 일부러 독특한 철자를 쓴 것일 수도 있고 어쩌면 광둥어 발음 Dak6 [tɐk̚²]의 영향도 받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글 표기는 민남어 발음 외에도 실제 관찰되는 말레이어 및 영어 발음에 따라 '텍'으로 적어야 할 것이다.

박종성 팩트체커  iceager@gmail.com  최근글보기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실무소위 위원이다. 한글라이즈의 개발 가운데 언어 부분을 맡고 있다. 언어, 특히 외국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박종성 팩트체커  iceag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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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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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goczsz 2019-07-16 19:07:02

    이건 팩트체크라 보기엔 너무 각론 아닌가...?   삭제

    • 뭐래니 2019-07-13 15:21:42

      그래서 기자는 YG 성대접 받은 자를 이용해서 외국어 표기방법을 우리에게 교육해주는 거임? 근대 그 인간 집안내력까지 우리가 일일히 알아야함?
      그나저나 저 면상이 싸이인줄 알고 들어온 사람 손!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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