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전광훈 목사 이단판정 받았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3.03.1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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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보류] 개신교 일부 교단 참여금지 등 공식입장 있어
전광훈 목사 속한 한기총 이단 규정 진행 중이지만 미지수

국민의힘에 미치는 전광훈 목사의 영향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킨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정신 헌법수록 불가능’ 발언이 전당대회 당선 나흘 만에 전광훈 목사가 주관하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입니다.

이와 관련해 기사 댓글창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전광훈 목사는 한국 교회에서 이단판정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기총 전광훈 목사 이단 판정’이라는 제목의 언론보도도 찾을 수 있습니다. 사실은 무엇인지 뉴스톱이 확인했습니다.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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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의 이단 결의 등 이단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주로 각 교단이나 교회연합기구별로 이뤄집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가장 최근 자료인 ‘2018년 한국의 종교현황’에 따르면, 개신교 교단은 총 374개(교세 등이 확인된 교단이 126개, 확인되지 않은 교단이 248개)로 집계됐습니다.

또 2023년 현재 국내 대표적인 개신교 연합기구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 있습니다.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이단 논란은 2019년부터 시작됐습니다. 2019년 10월 22일 전 목사는 청와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나는 하나님 보좌를 딱 잡고 산다”,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단 말이야” 등의 발언을 해 ‘신성모독’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후 전 목사의 신학관, 정치활동, 불법행위, 비윤리적 행실 등을 사유로 교단별로 이단연구가 진행됐습니다.

특히 여러 요인 가운데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회장으로 재임하던 2019년 4월 개신교 여러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변승우 목사에 이단 결의를 해제하고 한기총 공동회장으로 임명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한국개신교에서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이단 규정을 하는 곳은 각 교단의 의사결정 기구인 ‘총회’입니다. 총회는 1년에 한 번씩 열리며, 교단 산하 ‘이단대책위원회’에서 연구해 내놓은 보고서를 토대로 논의를 진행합니다.

2022년 기준 전광훈 목사에 대해 총회의 공식입장을 표명한 교단은 모두 세 곳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는 2021년 총회에서 전 목사에 대해 ‘이단성 있음’을 내용으로 ‘교류와 참여금지’를,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도 2021년 총회에서 ‘집회 참여 금지 촉구’를 각각 결의했고,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은 2022년 총회에서 ‘목회자로서 적합하지 않은 잦은 언어’를 내용으로 ‘집회 참석 금지 권면’을 결의했습니다.

출처: 현대종교 홈페이지 교단결의 내용
출처: 현대종교 홈페이지 교단결의 내용

전광훈 목사가 속한 한기총은 현재 이단 규정이 진행 중이지만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는 2022년 12월 7일 전광훈 목사와 김노아 목사가 이단이라는 연구 결과에 따라 이들을 한기총에서 제명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전문위원들은 전 목사 등의 주장과 교리가 성경적이지 않고 명백한 이단이라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으며 이대위는 관련 보고를 전체회의에서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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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2월 15일 열린 한기총 실행위원회는 전 목사에 대한 이단 문제를 임원회에 맡겨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전 목사와 소속 교단은 3년 간 회원권 정지를 하되, 이대위가 보고한 이단 판정은 임원회에 맡겨 조사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전 목사가 소명기회를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이후 재차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전 목사가 회개하면 다시 받아주기로 했습니다. 이단 규정 및 회원 제명 결정을 일단 보류한 셈입니다. 이날 실행위는 전 목사 지지층들의 시위로 15분 지연된 데다 고성과 물리적 충돌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습니다.

상황은 또 바뀌었습니다. 한기총은 지난 1월 6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2022년 12월 15일 실행위원회 결의대로 김노아, 전광훈 목사에 대하여 소명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하여 6일 소명기회를 주었으나 끝내 불참했다. 이에 이대위는 이날 13시30분 전체회의를 열고 전문위원들이 연구한 조사보고서를 받고 심도 있게 검토한 후 만장일치로 이들에 대하여 이단 및 제명으로 결의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대위 결과는 임원회에 상정되어 최종 처리될 전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한기총 임원회 개최에 대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기총 담당자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현재 임원회 개최와 관련해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 사이 한기총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이 물러나고 새로 정서영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취임했습니다. 또 전광훈 목사는 지난 1월 6일 또 다른 개신교연합기구인 한교연 신년감사예배에서 새해 첫 예배 설교를 진행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종합하면, 한국교회연합기구 가운데 정치적으로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서 전광훈 목사 교회를 이단으로 판정하기도 했지만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한기총의 정치적 성향상 전광훈 교회를 이단으로 확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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