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59억 달러 리쇼어링...“국내 전기차 투자 확대”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3.06.1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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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법인 본사 배당액 2022년 대비 4.6배 늘려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에 활용 예정

현대자동차그룹이 해외법인 유보금을 적극 활용해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확대 등에 필요한 재원 확충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경영실적 호조로 높은 수준의 잉여금을 보유한 해외법인의 올해 본사 배당액을 전년도 대비 4.6배 늘리고, 이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59억 달러(한화 약 7조8천여억 원)를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습니다.

현대차그룹 해외법인의 본사 배당액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1억 달러와 6억 달러 수준이었다가 2022년 13억 달러로 늘었으며 올해 또다시 큰 폭으로 증액됩니다. 이는 코로나 확산 시기 침체됐던 경영실적이 최근 2년 간 대폭 개선됐기 때문입니다.

본사 배당을 늘린 해외법인은 지난 2년간 경영실적 호조로 많은 잉여금을 보유한 곳들로 현대자동차 미국법인과 인도법인, 체코생산법인, 또 기아의 미국법인과 오토랜드슬로바키아, 유럽법인 등입니다.

전체 배당금의 79%가 상반기 내 국내로 송금돼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등에 본격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며, 나머지 21%도 올해 안으로 들어올 예정입니다. 이는 해외 자회사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는 자본 리쇼어링(re-shoring)에 해당됩니다.

기업별로는 현대자동차가 21억 달러(2조8천1백여억 원)를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며, 기아는 33억 달러(4조4천3백여억 원), 모비스 2억 달러(2천5백여 억 원) 등입니다. 배당금은 현대자동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및 기아 오토랜드화성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기아 오토랜드광명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에 주로 투입되며,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 투자에도 활용될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리쇼어링 배경에는 지난해 법인세법 개정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종전에는 해외 자회사의 잉여금이 국내로 배당되면 해당국과 국내에서 모두 과세된 뒤 일정 한도 내에서만 외국 납부세액이 공제됐으나, 법인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먼저 과세된 배당금에 대해서는 금액의 5%에만 국내에서 세금을 부과하게 됩니다. 해외 자회사 배당금에 대한 이중과세 조정방식이 변경됨에 따라 세 부담 경감과 함께 납세 편의성도 높아져 국내로 배당할 수 있는 환경이 용이해졌다는 것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투자 재원으로 해외법인 배당금을 적극 활용키로 함에 따라 그만큼 차입을 줄일 수 있어 재무 건전성 개선 효과와 함께 현금 확보로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 전기차 분야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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