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후쿠시마 시찰단 명단 공개됐다는 성일종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3.05.2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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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이 언론 노출 빈도를 높이고 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과, 우리 정부의 시찰단 파견이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는데 따른 대응 차원에서다. 그러나 사실과 다른 말을 되풀이하고 있어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뉴스톱이 짚어봤다.

출처: KBS 유튜브
출처: KBS 유튜브

① 시찰단 명단 공개됐다? 사실 아님

성 의원은 21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현장에 파견되는 우리나라 시찰단의 명단이 공개됐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시찰단에 누가 참여하는지 성 의원도 모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다 발표했잖아요, 이름을.”이라고 답한다.

박용진 : 지금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데이터를 마련해서 제출하라는 것처럼 말씀을 하시는 건 적절치 않다. 그리고 이미 민간기구라든지 민간연구자들도 이 부분과 관련해서 여러 우려를 그분들은 간접에 간접에 재간접 자료들을 가지고 분석하는 것이긴 합니다만 여러 우려들을 제출하고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럼 그분들도 이른바 유람단인지 시찰단인지에 거기도 껴주실 필요가 있죠. 그거는 다 배제하고서는 아무도 모르게 누가 참여하는지도 모르시잖아요, 우리 성일종 의원님도.

성일종 : 왜 몰라요? 지금 다 발표했잖아요, 이름을.

박용진 : 그분들도 민간 관련된 게 있어요?

성일종 : 그럼요. 해양에 관련되는 방사선 과학자까지 21명 언론에 다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정부는 시찰단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19일 브리핑에서 명단 비공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여기(시찰단)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실무자분들이십니다… 거기에 있는 담당자 개개인이 누구누구인지를 꼭 지금 시점에 말씀드리는 게 핵심은 아닌 것 같아서, 저희가 현재까지는 본인들 나중에 활동을... 큰 불편함 없이, 심적으로.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현재까지는 명단 자체를 설명을 안 드렸고, 나중에 국회 협의 등 과정에서 또 추가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겁니다.”

이후에도 정부는 시찰단 명단을 공개한 적이 없다. 명단을 공개했다는 성 의원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② IAEA가 오염수 검증 데이터 발표했다?

성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다핵종제거설비(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ALPS)로 처리한 물을 우리나라, 미국, 프랑스, 스위스에 보내서 검증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보내면 발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일종 : 정수기의 여과기 같은 기능을 하는 다핵종을 걸러내는 기기가 있어요, 과학적 기계가. 이것도 이번에 가서 다 검증을 할 거고 그동안 해온 거 아닙니까? 그래서 알프스를 통과하게 되면 모든 핵종이 걸러져요. 그래서 깨끗한 물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삼중수소라고 하는 이게 문제가 되는 거잖아요, 삼중수소가. 그래서 이 물을, 처리된 물을 대한민국, 미국, 프랑스, 스위스에 보내가지고 또 검증해서 IAEA로 보냅니다. 그걸 또 발표하고 이렇게 하고 있잖아요.

도쿄전력은 별도의 처리수포털사이트를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저장량, 성분 분석 등 현황에 대해 공개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IAEA가 후쿠시마 오염수에 들어있는 오염물질에 관한 데이터를 발표한 적이 있을까? 없다. IAEA는 일본의 요청으로 2021년부터 오염수 취급에 대해 검토하는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이 태스크포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여태껏 이들이 발표한 보고서를 모두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오염수 데이터를 검증하는 내용은 없다.

태스크포스의 임무는 IAEA 안전 표준에 대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TEPCO)의 배출 계획 및 관련 활동을 검토하고 일본 정부와 도쿄전략이 발표한 데이터를 확증하기 위해 독립적인 소스 및 환경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것이다.

태스크포스에는 아르헨티나,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마샬군도, 대한민국, 러시아연방, 영국, 영국 등 다양한 기술 전문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가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가 11명이 포함됐다고 IAEA는 밝힌다.

IAEA는 검토 대상으로 ▲배출될 ALPS 처리수의 방사능 특성 ▲사용할 장비와 적용 및 준수 기준을 포함하여 물 배출 과정의 안전 관련 측면 ▲사람과 환경 보호 보장과 관련된 방사선학적 환경 영향 평가 ▲방류와 관련된 환경 모니터링 ▲배출 계획의 승인, 검사 및 지속적인 평가를 포함한 규제 통제 등을 꼽는다.

IAEA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관한 보고서를 다섯 차례 발간했지만 오염수 관리와 관련된 제도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여태껏 오염수 자체에 함유된 오염물질 조성과 농도에 대해 IAEA가 발표한 적은 없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IAEA 시료 검증 과정에 우리나라 전문가와 기관이 관여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도 분석을 마쳤다면서 아래와 같이 밝혔다.

“IAEA에서 일본의 오염수와 관련된 부분에 대한 시료를 채취했고, 아시는 것처럼 저희 IAEA 검증팀, 11개국의 전문가로 구성된. 거기에도 저희 전문가분이 지금 참여를 하고 계십니다. 그 팀이 시료 채취를 했고 그 시료 채취를 교차분석을 위해서 4개국에 분석을 할 수 있는 분석 능력이 있는 기관에 맡겼던 거고요. 그중의 하나가 저희 원자력안전기술원이고, 그래서 저희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말씀드린 오염수와 관련된 시료 그다음에 후쿠시마 앞바다에 있는 시료를 저희들이 지금 갖고 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린 거고요. 오염수와 관련된 시료에 대한 분석은 저희들이 분석은 끝냈고 그 결과를 IAEA에 넘긴 상태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 IAEA 전체적으로 교차분석이 돼야 있기 때문에 IAEA에서는 다른 국가에 맡긴 그 분석 결과를 종합해서 발표를 할 것으로 저희들이 예상을 하고 있고요. 환경과 관련된 시료는 현재 분석 중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IAEA는 오염수 방류 전에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조만간 발표되겠지만 아직까지는 IAEA가 오염수와 관련된 검증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았다.

③하∙폐수 처리장 방류수 마셔도 되나? 안 됨

원자력계와 여당이 초청한 영국의 물리학자 웨이드 앨리슨 옥스포드대 교수가 오염수 10L라도 마실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두고 논란이 커졌다. 이를 두고 야당에선 “해양 방류는 위험하고 쓸데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연장 선에서 ‘너나 마셔라’는 구호가 나오기도 한다. 성 의원은 영국 학자의 발언은 옹호한다. 마시지 않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 아니라. 정서적인 문제라고 설명한다. 성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일종: 그런데 지금 민주당에서 이제 그런 얘기도 하고 있어요. ‘그렇게 깨끗한 물이면 너부터 마셔라. 그리고 일본의 수영장에 쓰고 그러면 될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정말 옛날 사드 괴담이나 또 광우병 괴담하고 비슷한 겁니다. 왜 그러냐 하면 우리가 지금 화장실 물이 굉장히 깨끗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고 몸속에 있는 여러 장 세균들에 의해서 부패되고 썩으면서 이게 안 좋지만 이 물을 정화하면 중금속이나 이런 게 없이 정말 깨끗한 물인데 하수처리해서 그 물을 그러면 우리가 수영장 이런 데 쓸 수 있습니까? 버리는 물에 대한 정서가 있는 겁니다.

공장 폐수도 똑같아요. 만약에 이렇게 처리해서 과학적으로 문제없는 물인데 이것을 그러면 당신이 마셔라. 그리고 수영장에 써라, 이렇게 얘기한다는 것은 하수처리나 공업용 폐수도 그렇게 하라고 하는 것하고 똑같은 이야기인데 물은 먹는 물과 버리는 물에 대한 인식에 조금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자연계로 내보내서 순환을 시키는 것이죠. 그런 부분들을 우리가 총체적으로 얘기를 해야지, 과학의 영역을 정치가 오염을 시켜서 정서로써 이렇게 국민들을 호도하게 해서는 저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2023. 05.18.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우리나라는 생활하수 또는 공장폐수를 침전, 미생물처리, 소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의 재이용을 촉진해 물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물재이용법)>을 두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재처리를 거친 하∙폐수처리수가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도시 재이용수 ▲조경용수 ▲친수용수 ▲하천 유지용수 ▲농업용수 ▲습지용수 ▲지하수 충전 ▲공업용수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음용 목적은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다. 농업용수로 사용할 때에도 농작물이 생식용으로 사용될 경우에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하∙폐수처리가 애초에 마실 물을 만들어 낼 목적으로 설계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먹는물 수질 기준은 미생물, 무기물질, 유기물질, 소독제 및 소독부산물, 심미적 영양물질 등 50여 항목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하∙폐수처리장 최종 방류수 수질 기준은 마시는 물 기준보다 훨씬 느슨하다. 중금속,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에 관한 기준도 존재하지 않는다. 마셔도 되는데 정서적인 측면에서 안 먹는 게 아니라 애초에 먹지 않는 것을 전제로 관리되고 있다는 뜻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도 마찬가지다. ALPS가 애초에 오염수를 걸러내 마실물을 만들어 낼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다. 게다가 ALPS 성능에 관련된 일본 정부의 입장은 수 차례 후퇴해 왔다. 이 물을 마시겠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마셔보라고 하는 것도 부적절하다. 일차적으로는 과학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앨리슨 교수를 초청해 마셔도 되는 것처럼 여론을 조성한 여당에게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니가 마셔봐라'라고 하는 것도 적절한 대응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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