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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법' 때문에 강사 대량해고? 대학들 여력 있다[대학교육연구소 팩트체크] '강사법 비용'을 사학법인도 부담해야 하는 이유

논란이 뜨겁던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시간강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의 핵심 내용은 시간강사 임용기간을 1년 이상 보장하고, 재임용 절차를 3년까지 보장하며, 방학기간 중에도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 등이다. 2019년 8월 1일 이후 신규 임용되는 시간강사부터 적용된다.

'강사법' 통과 전후 대량해고 예고한 대학들

시간강사법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양대는 시간강사들에게 내년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고, 고려대는 ‘시간강사 채용 극소화’를 목표로 한 대외비 문건을 만들었다가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대학 전임교수들도 SNS에 법안의 문제를 제기했고, 서울대 단과대 학장들도 강사법이 시행되면 “강사료 인상, 방학 중 임금 등의 추가 재정이 수십억원”에 이르고 “대학이 강좌 수를 줄이고, 강좌를 대형화해 교육의 질이 저하할 것”이라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반면 한양대 교수들은 시간강사가 대량해고될 위기에 처했다면서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비록 시간강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8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립대학들이 법 시행을 앞두고 시간강사를 대량 해고할 가능성이 있다.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시간강사 구조조정 입장을 밝힌 대학들만 중앙대, 성신여대, 서울과기대, 대구대, 연세대, 경희대, 고려대, 건국대, 한양대, 배재대 등이다.

지난 6년간 사립대학 시간강사 1만3천명 감축

그런데 이런 논란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사립대학이 그 동안 시간강사를 일정하게 임용하다 시간강사법 시행으로 갑자기 감축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 대학들 움직임이나 언론 보도에서도 이런 뉘앙스가 읽힌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표> 2013년 대비 2018년 시간강사 수 변동 현황 (단위 : 명, %)

구분

학교수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증감('18-13)

증감수

비율

수도권

서울

34

18,057

18,651

17,824

15,019

14,739

14,584

-3,473

-19.2

서울외

29

9,176

8,463

8,248

6,951

6,417

6,181

-2,995

-32.6

63

27,233

27,114

26,072

21,970

21,156

20,765

-6,468

-23.8

지방

광역시

28

9,481

8,453

8,080

6,750

6,487

6,395

-3,086

-32.5

광역시외

57

13,366

11,669

11,191

10,097

10,026

9,761

-3,605

-27.0

85

22,847

20,122

19,271

16,847

16,513

16,156

-6,691

-29.3

합계

148

50,080

47,236

45,343

38,817

37,669

36,921

-13,159

-26.3

주) 비율 : (2018-2013)/2013 *자료 : 대학알리미

모두가 알다시피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고, 교육부도 이를 감안해 대학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교육부는 2015년 실시한 1주기 대학구조조정 평가에서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을 반영했다. 이로 인해 전국 대학의 시간강사 수가 크게 줄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3년 전국 4년제 사립대학 시간강사 수는 5만80명이었으나 1주기 평가 이후인 2016년에는 3만8817명으로 1만명 이상 줄었다. 2017년과 2018년에도 감소 추이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역시 2000명 가량 줄었다. 2013년 대비 2018년 시간강사 수 변동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 대학은 6468명이 줄었고, 지방대는 6691명이 줄었다. 이는 대학구조조정 결과 지방대 학생 수가 수도권 대학보다 많이 감축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5년간 시간강사 강의료도 674억원 감소

사립대학들이 시간강사를 줄이고 있는 것은 시간강사 수 뿐만이 아니라 결산 지출 현황을 봐도 알 수 있다. 2013년부터 2017년 전국 사립대학 결산을 비교하면, 이 기간 동안 무려 시간강의료가 674억원(15.7%) 감소했다.

<표> 시간강의료 변동 현황 (단위 : 백만원, %, %p)

구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증감

(’17-’13)

지출총액

17,971,546

18,790,779

18,628,898

18,647,302

18,596,757

625,211

시간강의료

429,207

423,222

413,666

374,326

361,831

-67,376

비율

2.4

2.3

2.2

2.0

1.9

 

주) 시간강의료 : 정규 교육과정의 강의를 담당하는 강사에게 지급하는 각종 강의료(시간강사 뿐만 아니라 겸임교원 등 다른 비전임교원에게 지급되는 강의료 포함)

* 자료 : 국회의원 박경미, <사립대학 재정 현황 및 개선 방안>국정감사정책자료집, 2018

사립대학 지출총액에서 시간강의료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3년 2.4%에서 2017년 1.9%로 0.5%P가 낮아졌다. 지출총액에서 시간강의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2% 내외임을 감안하면 감소 폭은 매우 크다 할 수 있다. 특히 시간강의료는 시간강사뿐만 아니라 겸임교원 등 다른 비전임교원에게 지급되는 강의료가 모두 포함된 것(사립대 회계 방식상 시간강사 강의료만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이어서 실제 시간강사 강의료만 따지면 감소 폭이 더 클 수도 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사립대학의 재정 부족을 이유로 이미 몇 년 전부터 시간강사들이 대거 해고된 것이다. 마치도 시간강사법 때문에 시간강사들을 갑자기 대량 해고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물론 정부의 지원 부족과 등록금 동결 등으로 재정 부족을 얘기하는 사립대 입장에서는 시간강사법 시행 이후 더 많은 강사들을 해고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 예산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국회 확정 강사법 예산 288억원 턱없이 모자라

그러나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확정된 시간강사법 관련 예산은 당초 교육위원회가 책정한 550억원에서 대폭 후퇴해 288억원으로 축소되었다. 288억원 중 사립대 시간강사처우개선비는 신규로 217억원 반영됐고, 국립대 시간강사처우개선비는 71억원이 증액됐다. 이 정도 규모의 예산은 교육부가 추산한 추가소요 재원 연간 700억 원3000억 원에 턱없이 모자란다. 시간강사법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서는 정부의 추가 재정 지원이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여기에서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최근 10년간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사립대학 재정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국고보조금이 많이 증액되기는 했으나 상당 부분이 국가장학금이어서 대학들이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여력이 없다. 대학들이 재정적으로 어렵다고 하는 얘기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그런데 사립대학 재정 부담 주체는 학생 및 학부모(등록금)와 국가(국고보조금)뿐만 아니라 대학 법인도 포함된다. 사립대학 법인이 비영리 법인임에도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립대 법인 수익용기본재산 9조원 중 부동산만 5조6천억원

2016년 현재 우리나라 사립대학 수익용기본재산 평가액은 8조8349억원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은 2935억원으로 수익율은 3.3%에 불과해 법정기준(3.5%)에도 미치지 못한다.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립대학 수익용기본재산은 토지, 건물, 유가증권, 신탁예금 등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토지 보유율이 무려 63.5%(5조6115억원)에 이르는데 여기서 생긴 수익율은 1.2%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면 사립대학 법인이 대학 지원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엄청난 토지를 보유하고 있고, 땅값은 해마다 올라가는데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학 지원을 위한 것이 아니고 땅투기를 위해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비판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사립대학 법인이 수익용기본재산 운영만 제대로 해도 시간강사 예산을 넘어 대학 예산의 상당 부분을 지원할 수 있다.

법인 책임 교직원 4대보험, 등록금에서 연간 2천억원 부담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학에 예산 지원을 제대로 못한 사립대 법인이 교비에서 가져가는 예산도 엄청나다는 점이다. 사립대학 법인은 교・직원을 채용한 고용주로서 부담해야 하는 법정부담금(연금, 건강보험, 산재・고용보험)이 있다. 법정부담금은 원칙적으로 학교법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사립대학 법인은 이를 다 부담하지 않고 교비회계에서 대신 부담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법인 대신 교비에서 부담한 법정부담금은 모두 1조1962억원이다. 연간 2천억 원이 넘는 액수다. 법적 미비점을 이용해 사립대학들이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법정부담금만 사립대학 법인이 부담해도 현재 사립대 재정 부족 문제도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다. 결국 사립대 법인은 법적으로 부여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은 다하지 않은 채 등록금 동결과 국고보조금 부족만을 탓하며 시간강사법을 이유로 재정난을 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강사법 논란과 별개로 앞으로 시간강사들이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진다. 정부가 2018년부터 시작되는 2주기 대학구조조정(대학기본역량평가)부터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을 삭제하기로 했지만, 2주기(2018년~2021년)와 3주기(2021년~2023년)에 각각 5만명씩 모두 10만명의 대학 입학정원을 감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에 몰린 대학들이 예산 절감 명목으로 시간강사를 대량 해고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이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시간강사법은 반드시 필요하다.

'시간강사법' 통과 후 소요되는 예산은 전체 대학 예산의 1% 정도다. MBC 화면캡처

대학 구성원, 정부와 사학 법인에 재정 부담 책임 요구해야

시간강사법 논란은 지난 7년간이나 이어졌고,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논란은 무의미하다. 특히 시간강사법은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국회 교문위 추천 인사 뿐만 아니라 대학 총장 모임은 한국대학(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대학 실무자인 전국대학(전문대학)교교무처장협의회 관계자들도 참여해서 합의했다. 그런만큼 사립대학 당국이 자신들의 책임은 나몰라라하고 학생등록금 인상과 국고보조금 확대만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더군다나 아무리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고 대학 예산의 1~2%에 지나지 않는 시간강사 관련 추가 비용을 마련하지 못할 정도인지도 의문이다. 시간강사법이 내년 8월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대학구성원들은 정부와 사학 법인에 재정 부담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대학교육연구소   contact@newstof.com  최근글보기
1993년 설립된 국내 유일 대학교육전문 비영리민간연구소. 교육여건, 교육재정, 교육정책 등 다방면에서 대학교육의 실태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100여 권이 넘는 연구보고서를 내왔다. 천정부지로 뛰는 대학등록금 문제를 공식제기하고 '반값등록금 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저서로 <미친등록금의 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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